리얼스토리 눈 - 20년 만에 돌아온 아들, 요양병원은 왜 환자를 납치했나리얼스토리 눈 - 20년 만에 돌아온 아들, 요양병원은 왜 환자를 납치했나

Posted at 2014. 9. 4. 12:39 | Posted in 리뷰/TV

 요양병원의 환자 납치는 저번 정신병원 강제 입원을 다룬 추적 60분에서도 봤다. http://ritlog.tistory.com/199 (정신병원 환자거래, 평생환자가 생기는 이유) 요는 환자라는 객체가 국가에서 보조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며, 그래서 병원은 많은 환자가 있을수록 이득이라는 것. 즉 병원에서 일련의 의료행위나 요양보조를 하지 않고 그저 수용소처럼 가둘 경우, 투자가 거의 없는 원천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리얼스토리 눈에서 주 무대로 나오는 요양병원은 저번 추적60분에 노숙자를 데려다 국가 보조금을 떼먹는 의혹을 가지고 잠깐 나왔었던 병원과 구조가 매우 흡사했다. 그러니까 방송에서 해당 병원이 나왔음에도 행정적인 어떤 처분도 없었다고 예측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다가 사람이 죽었다. 병원의 잘못인지 사망자의 지병이나 질환에 의한 것인지는 알 방법이 없다. 하지만 적어도 사망자가 병원이라는 둘레에서 죽었다고 보기엔 많은 의문점이 있었다. 


 아주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자면, 어떤 사람이라도 일단 요양 병원에 들어가서 환자 등록이 끝나면 국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객체가 되며, 그에 관한 국가의 감시가 없다는 전제하에 병원에서 감금을 당하든 가혹행위를 당하든 세금은 세금대로 나가고 사람은 사람대로 상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 아닌가? 


 모든 게 돈으로 귀결되는 세상에 노숙자도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별로 놀랄 일은 아니다. 하다못해 연고 없는 홈리스의 신체 장기도 알게 모르게 범죄에 이용되는 수단이라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 아닌가? 하지만 이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이 병원이 이런 범죄 의혹을 받는데 기초하는 것이 나라의 보조금 때문이었다는 인과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화경찰서 강력팀의 서춘원 팀장이 말하는 사건 개요는 단순하다. 사람이 죽었고, 안정실이라는 곳에서 묶인 채 발견된 것. 병원답게 의사가 사망선고를 했는데, 그 의사는 요양병원의 병원장으로 정신과 의사임에도 내.외과적 사인을 스스로 판단했다는 것. 이게 아마 의료법에 위배되거나 아예 자격이 없던 행동인 모양이다. 


 사람은 그냥 죽지 않는다. 애초에 죽을 정도의 위험한 병에 걸렸거나, 죽을 정도로 가혹행위를 해야 한다. 그냥 사람을 묶어놓는다고 절대로 죽지 않는다. 백만분의 일 확률로 아주 세게 동맥 지나가는 자리를 묶으면 죽을 수도 있겠다. (예를 들어 목을 메는 형식으로 묶는다던가. 심장에 무리가 가게 오래 묶는다던가) 


 정신병원도 아닌 요양병원에서 왜 환자를 묶었을까? 묶었다면 적어도 환자의 기본적인 병력이나 건강체크는 하지 않았던 것일까? 기본적인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면 사인은 무엇인가? 여러 추측이 난무한다. 결국, 죽음에 대한 원인에 대한 원인을 쫓다 보면 그 죽음이 왜 거기에 일어났는지에 대한 걸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의 세금을 유용하여, 국가가 낸 정책에 의한 것이라는 데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 








 요양병원 전 요양보호사 조병익 (가명) 씨가 말하는 요양병원의 환자 돌봄 서비스는 경악스럽다. 사람을 심장이 무리가 오게끔 묶어놓고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는 것. 그래서 죽는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한다. 하지만 대부분 노숙자가 그렇듯 무연고이므로 사건은 크게 번지지 않는다. 즉, 국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매개체가 한 개 사라졌다고 생각하기 쉽다. 


 죄라는 인식이 죄가 아니게 될 때는 그 죄가 온전히 묻히는 때 아닐까? 스스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세상에서 차단되는 죽음들은 그 죽음의 이유가 설사 잔혹한 살육이나 섬뜩한 계획에 의한 것일지라도 죄가 아니게 된다. 정확히는 죄가 맞지만, 그에 대한 어떤 벌도 받지 않는다. 


 이 세상은 정의가 항상 이기니까, 사람이 죄짓고는 못 사니까, 사필귀정이니까. 다 개소리다. 안타깝게도 이 세상은 정의보다는 욕망에 의해 굴러왔고 많은 사람은 죄짓고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떵떵거리며 대장 노릇을 하며 사는 사람도 실제로 다수 있다. 그러므로 이 요양병원 사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다. 여기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노숙자라는 사회적 최약체 인격을 가져다 수용하는 걸로 돈을 벌 수 있으며, 그러다 죽더라도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럼에도 적발되지 않으면 계속 세금을 퍼줄 것. 









 요양병원은 픽업팀이 따로 있었나 보다. 전 픽업팀장이 말하는 사람 낚는 방법은 충분히 공감되었다. 술 사주고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게끔 해준다는데 어떤 노숙자가 이를 마다할까? 물론 눈치 좀 있는 사람은 다르겠지만, 눈치는 배를 불려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는 매우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한국이란 나라에서 그나마 미래를 담보 받는 저소득층의 유일무이한 복지 정책 아닌가? 


 전 픽업팀장 장재현 (가명) 씨가 말하는 픽업에 대한 계산은 이게 지금 방송으로 나가도 되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일당 정액제라고 해서 환자 한 명을 170~200만 원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한다. 즉 그보다 더 보조금 지급이 된다는 것. 사람 한 명 낚으면 중소기업 한 달 월급이 나온다.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 아닌가? 사람을 유괴나 납치하는 게 아니라. 꼬드기는 것이면 충분히 할 사람은 많지 않을까? 




 전체 환자 중에 40% 정도의 환자가 불법 입원 환자였고 그로인 해 약 15억의 부정 수급을 받았다. 그 15억 원의 출처는 국민의 세금이다. 이를 감시하고 철저하게 처리해야 할 기관은 어디 있었을까? 하긴 자기 돈 아니니까 상관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음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코 밝혀질 일이 없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괜히 나서봤자 알 수 없는 커넥션으로 공무원 잘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을 것이다. 이제 공무원 연금도 줄인다고 뉴스에 나오던데, 괜히 날뛰어봤자, 자기만 손해라는 생각도 들었을지 모른다. 그 와중에 죄 없는 생명이 죽었고, 죄 없는 국민들은 돈을 강탈당한 것은 재수나 운이 없는 게 돼버리는 걸까? 






 주의해야 할 것은 위와 같은 요양병원이 정식으로 잘하고 있는 요양병원으로 치환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딱히 일부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지만, 이런 범죄적 요양병원은 정말 극소수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요양 병원은 시대가 받아들이지 못한 노인들을 수용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병원장은 구속되고 병원은 폐업했다. 악은 퇴색했고, 정의는 깃발을 휘날렸다. 그리고 오래오래 잘 살았다고 이야기를 마칠 수 있을까? 이런 수익성 좋은 사업을 과연 여기만 했을까?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돈이면 아비, 어미는 물론 제 자식까지 죽이는 사람들이 넘치는 나라 아닌가? (물론 일부다.) 하물며, 생면부지의 그것도 벌레 같은 노숙자들을 데려다가 식량 좀 주고 잘 곳만 마련하면 국가에서 생각지도 못한 지원을 하는데 과연 이곳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석연치 않다. 


 물론 보건복지부에서는 광범위하게 이에 대한 조사를 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세수가 부족해서 담배값을 올리네 마네 하며, 2013년 자동차 벌금도 대폭 늘린 상황에서 괜한 돈을 쏟는 게 좋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복지의 명목으로 방목되는 이런 시스템 자체에 대한 반성 없이 조사만 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닐까? 그것 또한 국민의 세금 낭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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