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땅? 라돈의 공포 2부 - 추적 60분문제는 땅? 라돈의 공포 2부 - 추적 60분

Posted at 2014. 3. 31. 14:45 | Posted in 리뷰/TV

 저번 1부 (http://ritlog.tistory.com/237) 를 보고 많은 반향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것들이 병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은 언제나 충격적이다. 


 한국이 다른 것은 몰라도 건강염려증과 웰빙에 있어서만큼은 각계각층의 지대한 관심사라는 것에 그나마 다행함을 느낀다. 


 집을 구성하는 자재에서 방사능 물질이 나와 암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한 실질적인 실험과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막연하게 콘크리트 집은 안 좋을 것이다. 라는 생각에 확증을 줬다고 생각한다. 콘크리트는 사람에게 안 좋다. 라는 명제가 콘크리트는 사람에게 폐암을 유발한다는 실질적인 명제로 변하는 순간이다.



 라돈은 자연방사능이다. 특히 화강암 지대에 많은 우라늄이 함유되어 있어서 라돈 기체를 배출할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은 그런 화강암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저번 일본 원전사고 때 인터넷게시판에서 한국은 라돈이라는 자연방사능이 원래 많이 나오는 나라여서 방사능 수치 걱정안해도되며, 라돈도 안전한 방사능이라고 쓴 글을 봤다. 인터넷게시판의 내용이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인지 한반더 느끼는 계기가 됐다.


 체코도 세계에서 알아주는 라돈 검출 국가라고 한다. 단, 우리나라와는 달리 라돈에 대한 명확한 방어책과 정책들 그리고 지원이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라돈이 검출된다며, 바닥재를 다시 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 정신병원에 갇히려나? 어쨌든 우리에겐 별 문제가 안 되는 라돈이 저 나라에선 큰 문제로 인식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1부에선 아파트 내부의 모든 벽면과 천장을 커버하는 석고보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이미 거의 모든 아파트에서 석고보드를 사용하고 있어서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석고보드 생산회사라는 따질 곳이 존재했다. '니가 나빠'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부의 주제는 '문제는 땅' 이다. 우리 땅, 반만년 유구한 문화와 선조들의 피와 땀과 한이 서려 있다는 우리 땅이 문제란다. 1부 처럼 무조건 탓할 수 있는 악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선하고 정의로운 편으로 인식한다. 그를 위해선 악이 필요한데 그 악을 설정하는 데는 은연중에 부조리하거나 부조리할 거같다는 생각이 드는 개체가 좋다. 이를테면, 정치인, 종교인, 기업인 같은 사람들 말이다. 1부 아파트 석고보드는 기업인이 그 대상이었다. 석고보드회사를 상대로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파렴치한 회사 주제에 촬영까지 거부한 사람들이 되었다. 우리는 그들을 향해 돌을 들 수 있다. 


 2부가 시작하면서 MC가 하는 말을 되새겨보자 "정부에서 4월부터 라돈 검출에 대한 집중 검토를 한다고 합니다." 라며 방송이 시작된다. 바로 승전보이다. 우리는 우리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해 분노했고 시청을 했다. 결국, 기업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 따위 개나 줘버린 정부에서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나선 것일까? 아니면 우는 아이 젖병 물리는 생각으로 나선 것일까?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안 좋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체육 시간마다 앉아서 다른 친구들을 구경해야 했다. 이런 것이 어쩔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한국에 태어난 이상 화강암 지대에 위치한 '환경'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환경을 받아들여 이대로 가만히 있자는 것이 아니다. 안전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법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많이 알려 문제 제기가 되어야 한다. 추적60분이라는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문제에 대한 소스를 제공한다. 진짜 문제 제기는 시민들이 나서서 공론화시키고 죽는 사람 계속 나오고, 결국 방송3 사에의 메인 저녁 뉴스 때 1~3번째 꼭지에 등장하면 그것이 문제 제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느낌으로 아마 이 문제는 흐지부지될 것이다. 



 보라색이 우리나라 화강암 지대이다. 서울과 경기권 강원도권과 전남이 들어간다. 보라색 지역은 가만히 있어도 땅에서 라돈이 검출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그런 미약한 라돈 말고 신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과도한 라돈은 결국 땅 파서 장사하는 건축자재 업체들의 무지와 관련 정부기관의 철밥통을 거머쥐신 분들의 멍청함 덕분에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멍청한 것이 아니라면 정말 무서운 상황이 도래한다. 알고 있으면서 가만히 있었다면 살인자와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멍청하다고 할 때 "난 멍청합니다." 했으면 좋겠다.



 한국이란 나라가 화강암 지대에 있고, 화강암은 우라늄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라돈 기체가 검출된다는 것은 알았는데 그것이 사람에게 어떻게 암을 유발한다는 것일까? 그 과정은 이렇다. 화강암지대에서 나오는 다량의 라돈을 가진 광물질들을 채굴한다. 그리고 그 광물질들 예를 들어 모래나 자갈같이 화강암이 잘게 부서진 물질들은 집을 지을 때 시멘트와 섞어 '콘크리트'로 사용된다. 그 광물질들을 채굴하는 곳에 토양 라돈 수치는 10000 피코큐리였다. 3도 아니고 10도 아니도 만이다. 



 산 정상에서 시내의 전경을 바라보면 잘 발달한 문명이 한눈에 보인다. 문명을 상징하는 건물들은 상식적으로 거의 모든 건물이 콘크리트를 사용했을 것이다. 즉 라돈 위험으로부터 안전지대는 없다는 방증이다.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은 멋스러운 한옥이나 목재 건축물들을 제외한다고 해도 아마 99%의 주거는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것이 사실 아닐까?



 내부의 벽을 석고보드로 감싸고 외벽은 콘크리트로 구성된 아파트는 그야말로 살인의 관 속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어 보였다.



 4대강 사업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그 사업은 현재까지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 사업 초기에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많은 석학의 긍정적인 반응을 나는 아직 잊지 못한다. 결국,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면 건축 마피아에게 돈을 퍼준 것이다. 토건이라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한국의 주요 4대강을 박살 났다. 잘 흘러 가고있는 강도 박살 낼 정도의 힘이 있는 토건 마피아들이 과연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는 라돈이라는 위험요소에 대한 안전에 신경 쓸까? 대부분 건축물에 들어가는 거의 공짜로 땅에서 파서 쓰는 광물질들을 포기하고 다른 걸 사용할까? 모두 미지수이다. 



얇은 벽지사이의 살인자


 얇은 벽지 사이로 우리는 라돈이라는 낯선 이름의 살인자와 매일 마주하고 있다. 불행히도 라돈은 욕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복불복으로 콘크리트 집에 산다고 해서 모두 폐암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아마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자신의 아이가 문득 폐암에 들어 라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하여도 그때는 이미 그 개인의 문제일 뿐 다수는 그의 옛날처럼 별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토건 마피아들은 그런 사람들을 보고 더욱 비웃으며 콘크리트와 석고보드를 사용할 테고 정부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위해 대통령이 말한 쓸데없는? 규제를 더 풀어댈 것이다. 몇몇이 문제의 중요성을 느껴 마음을 합친대도 결국 하는 것은 촛불 몇 개 켜는 게 다일 것이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승리감을 얻지만 결국, 현실은 하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전국 골재회사들의 라돈 수치이다. 춘천이 눈에 띈다. 춘천 지역이 그렇다는게 아니라, 춘천에 위치한 골재회사의 자재가 그렇다는 이야기다. 



 추적60분 라돈의 공포 2부의 제목은 '문제는 땅이다.'이다. 정말 문제는 땅일까? 사람에게 위협이 되는 물질을 별다른 검사 없이 판매하는 회사가 문제고, 그것들로 집을 짓는 건축회사가 문제고, 그런 회사들을 감시, 감사해야 할 정부의 문제다. 제일 큰 문제는 이런 문제를 알고도 그런가 보다, 혹은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문제에 대한 공론화의 순서와 예상


 문제의 소스가 방송되고 나서 그 문제가 사회적 공론화가 되려면 많은 사람의 동의와 행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런 동의와 행동을 해야될 사람은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연예인 스캔들과 기업인들이 더 부자된 소식, 아니면 의리 사나이의 포샵 합성를 보며 즐겁게 웃고, 인터넷을 끌 것이다. 난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몇 안되는 촛불을 들며 아무 힘도 없는 개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도 다시는 이런 일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귀농을 해서 흙집에 살아도 좋고, 목재 별장을 지어도 괜찮다. 돈이 없으면 비닐하우스에서 자도 좋다. 결국 사회적 합의에 의한 문제 해결은 절대로 안될 것이니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토건마피아와 정부의 유착은 대대적인 조사와 감사를 홍보한 후에 조용해지면 결국 유야무야라는 작전을 펼 것이다. 그리고 아마 그 작전은 매우 유효하게 작용하여, 결국 비흡연자에 간접흡연 경험이 없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채식도 하고, 착하고, 기부도 잘하고, 효자 효녀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도 문득 폐암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는 환경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장담하건대, 약 6개월 안으로 '라돈' 이라는 물질은 한국에서 가물가물 해질 것이다. 이유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미비해서 불불복식으로 질병에 걸리게되며, 그간 비록 예선에서 탈락하겠지만, 월드컵도 열리며, 아시안게임도 열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연예인들의 가십과 정치인들의 재밌는 재롱도 봐야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의 냄비가 식는 시간이기도하며, 서민들 대부분의 재산을 형성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한 어떤 형식의 악영향도 끼치고 싶지 않은 정부가 스스로 그런 상황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여러므로 참 찝찝한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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