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의룡 - 현실에는 없는 드림 메디컬드라마일드 의룡 - 현실에는 없는 드림 메디컬드라마

Posted at 2014. 3. 28. 18:49 | Posted in 리뷰/TV

 의룡이라는 일본드라마가 벌써 4시즌을 종료했다. 일본 최대 민영 방송인 후지티비에서 12.7%라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어느 나라의 방송도 마찬가지겠지만, 시즌을 많이 거듭한 드라마는 재밌다는 것이 정설이다. 인기가 없으면, 아무리 공익적이고 보기 좋다 하더라도 계속 방송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의룡 또한 현재 4시즌 종료하기까지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의룡'의 매력


 의룡이라는 드라마의 결말은 항상 같다. 천재 의사가 천재 팀원들과 심각한 질병의 환자를 고친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는 항상 그 목적에 반하는 악이 존재한다. 


 병원의 영리화나 방위 의료를 위시한 에피소드들도 많다. 메디컬 드라마라는 큰 폭의 정의 말고 세세한 장르를 구분하자면 환타지 영웅 수술 드라마가 맞을 것이다. 


 인물들의 거의 모든 메소드가 결국 한 명의 심장외과의 천재에게 귀결된다. 1시즌부터 꾸준히 본 사람이라면 그 상투성에 염증을 느낄 법하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가 4시즌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은 그 또한 나름의 매력이 있기 때문 같다. 


 이 드라마는 매 에피소드의 장치들이 시즌마다 거의 동일하다. 천재를 중심으로 팀이 구성되며, 그 팀이 구성되고 와해하고 다시 재결성하는 것이 꼭 들어가며, 중요한 환자의 수술에서는 항상 수술 중에 급작스런 변화가 찾아온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에 천재 의사가 그 문제에 대해 올바르고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내놓는다. 의료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도 이게 판타지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요소이다. 


'의룡' 의 배경


 이 드라마가 일본에서 나름의 인기를 구가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의 의료비는 매년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의료 소송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들이 소송을 당하지 않을 것을 생각하며 의료행위를 하는 방어 의료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환자에 대한 배려와 의사라는 직업에서만 가질 수 있는 인본주의 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항상 하는 말처럼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라는 모토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아! 저런 의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만화에 나올 법한 악인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결코 그를 막을 히어로, 즉 슈퍼맨, 스파이더 맨 같은 사람들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없는 것에 대한 환상과 희망이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다. 


 드라마의 구성 또한 그렇다. 심장외과라는 배경 상에도 그렇고, 실제 드라마 내에서도 살짝 언급되었듯 살리는 사람보다 죽는 사람이 더 많음에도 드라마에선 항상 극적으로 살아남는 사람들 뿐이다. 하긴 매 수술마다 사람이 죽어 나가면 그것이 감동 코드로 전해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자신의 눈앞에서 누군가 죽는 걸 꺼린다. 


 현실에 대한 쓴맛을 일깨워주기보다는 판타지 속의 달콤한 승리를 원하는 시청자를 잘 겨냥했다.


의룡 시청 포인트


 의룡은 개인적으로 드라마는 시즌1이 가장 재미있다. 시즌1에서는 그나마 처음 보는 사람으로 '이런 패턴이 있구나'라고 느낄 때쯤 종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3 시즌을 가면서 거의 같은 패턴을 느끼게 된다. 팀의 구성에 있어 항상 고초를 겪는다. 목표가 따로 있는 사람, 용기가 없는 사람, 삐뚤어진 사람 같은 다양한 캐릭터가 결국엔 한 명의 천재 의사가 이끄는 팀에 들어가는 과정은 시즌이 거듭될수록 너무 천편일률적이다. 

 

 게다가 그들이 모여 하는 수술은 어떤가? 수술 씬을 큰 들에서 보자면 항상 천재적인 손놀림과 대처능력을 보여주며, 이따금 위기가 있지만, 결코 패배란 없는 소년만화 같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분명 한국의 메디컬 드라마와는 차별성이 있다. 그 디테일과 전문성에는 약간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이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그 전문적임이 드라마라 몰입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의룡 시즌4는 주인공의 은사가 출연하며, 드라마 초반에는 약간의 리부트 형식 그러니까 배트맨 비긴즈 같은 주인공의 과거를 다룰 줄 알았는데, 결국 "환자를 위한다!" 라는 큰 모토만이 부각되었다. 

 

 나름의 과거가 있는 인물 설정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무 개연성 없이 나타나는 과거 설정은 작위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경영컨설턴트가 알고보니 세계 최강의 뇌외가의 였다. 라고 하는 것은 원래 작가가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급조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세상에 천재는 없다. 좀 뛰어난 사람은 있을지 모르지만, 드라마에서 나오는 천재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런 천재는 없을지 모르지만, 의사다운 의사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의사들이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마음속에 항상 각인시키고 사는 사람들 말이다. 


 아마 드라마는 주인공의 천재성으로 이목을 끌고, 결국 의사는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 사람들에 나름의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세상은 아직 따뜻하며, 어딘가에 이런 의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항상 옳고 승리하는 것에 대한 갈구


 어렸을 때 보는 어떤 만화든 결국 악은 패배하고 선은 늘 승리한다. 어느 정도의 위기가 있지만, 결국 항상 이겨낸다. 그래서 그것을 보는 아이들은 자기를 선의 편 위치시키고, 자기를 겁박하는 모든 것을 악으로 치환한다. 그리고 이기려고 노력한다. 만약 이기지 못했을 때는 절망할 것이다.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이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결국 저런 의사와 수술팀은 없다. 실력으로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만큼 사람을 위하고 환자 위주로 생각하는 의사는 없다고 봐도 좋다. 더군다나 극 중 아사다 류타로의 은사인 사쿠라이 라는 의사는 의료비까지 선심을 쓴다. 언뜻 들으면, 참 인간적이고 감동적이며, 이게 의사구나 싶지만, 절대로 그런 의사는 없다. 


 드라마는 결국 현실에는 없을 따뜻하고, 있었으면 하는 인물들을 보여줌으로 시청자들에게 약을 팔아 지금까지 연명한 것이다. 하지만 그 약이 너무나 달콤한 것도 사실이다. 


의룡 시즌5에 대한 생각


 시즌4 가 끝난 시점에서 시즌1의 수술 간호사였던 미키가 재등장했다. 아마 시즌5도 속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천편일률적이고 3편 정도만 보면 나머지 7편이 예상가능한 그런 드라마이다. 수술 장면에서 약간의 스릴이 있지만, 결국 그것도 보다 보면 피는 피이고, 심장은 심장이다. 마취의는 1부터 숫자를 세며, 냐냐~ 하며 마취를 완벽하게 할 테고, 천재 외과의는 천재답게 빠르고 정확한 수술을 할 것이다. 제 1조수도 그렇고, 2조수도 역시 발군의 서포트를 할 것이고, 수술간호사 또한 언제나 묘사되듯 최강의 반사신경으로 부각할 것이다. 


 수술 장면을 위에서 지켜보는 병원의 높은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자신의 입장이 그 의사와 적대이든, 친선이든 항상 그 실력에 놀랄 것이고, 모니터로 보는 많은 의료진도 그들의 실력에 박수를 칠 것이다. 그게 다인 드라마로 시즌5가 나오면 아마 지금의 인기를 그대로 끌 수 있을까? 조금 염증이 느껴지긴 한다. 


 염증이 생길 정도의 당연한 설정이라도, 사람들이 원하는 천재와 그 구성원들 그리고 항상 승리하며, 그 승리의 전리품이 인간의 목숨이라는 설정은 너무도 완벽한 방어를 자랑하는 성과 같다.그래서 이 드라마의 시즌5를 예상할 수 있으며, 그 내용은 어쩐지 예상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보고 싶게 만드는 것 아닐까? 메디컬 드라마 중에 가장 약을 잘 파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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