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목자의 비밀, 흔한 종교인 사칭 범죄 - 그것이 알고싶다.양치기 목자의 비밀, 흔한 종교인 사칭 범죄 - 그것이 알고싶다.

Posted at 2014. 3. 30. 14:31 | Posted in 리뷰/TV

 기독교 관련 범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빗대어 일명 "개독"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기독교의 기독을 따서 하는 말이지만, 이 말에는 기독교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만이 아닌 기독교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무분별한 전도와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에 대한 일갈일 것이다.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수많은 기독교인 중 나쁘거나 민폐 끼치는 사람보다 성실히 종교활동을 하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당연한 것이 결국 사람들을 자극하여 시청률을 높일 내용을 담으려면 성실히 종교생활하고 착하게 사는 사람에 대한 내용은 취재할 가치가 없어서 이기도하다.


 물론 나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시청률이라면 아기도 팔고, 부모도 팔고, 죽음도 파는 방송의 특성상 사회적 다수의 공분을 사고 있는 단체에 대해 추잡하고 혐오스러운 치부를 들어내는 것도 굉장히 시청률의 메리트가 있는 주제인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일까? 그것이 알고싶다는 가끔 기독교인에 대한 범죄를 조명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 양치기 목자의 비밀



흔하디 흔한 종교인 사칭에 의한 범죄


 방송의 내용은 너무도 뻔하다. 목사가 종교활동을 기반으로 어떤 사업을 벌여 그 돈을 착복했다는 것이다. 이런 소재가 이제 뻔할 정도가 됐다는 것에 약간의 슬픔의 감정마저 든다. 목사가 돈을 횡령 착복하거나 성희롱이나 성추행 같은 범죄를 저지름에 이 사회는 이제 면역이 생겨버릴 지경이다. 그래서 일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비난을 받는 것 같기도하다.


 범죄에 대해 알리고 경각심을 갖게 하는 것도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탐사프로그램이 할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알고싶다는 그 일을 꽤 잘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번 방송은 그저 "우리 다 같이 화내보자! 저기 개독이 있다! 돌진!!" 같은 느낌이었다. 경각심이나 개선보다는 공분과 묘사로 그쳤다. 



주제가 된 이유, 그것이 알고싶다.


 목사의 금품 착복 의혹을 보면 매우 치밀하고 스마트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사회에 언젠가부터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착한 사람 병'에 걸린 사람들을 현혹하기에 너무도 안성맞춤의 코스프레를 하였으며, 장애인을 이용하여 자신의 명분을 세우고 그 안에서조차 물건의 차익을 빼돌리는 의혹을 볼 때 이 사람은 결코, 멍청한 사람은 아니다. 라는걸 단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방송을 보는 내내 든 생각은 그것이 알고싶다가 왠지 이번 방송을 마땅한 주제가 없을 때 내려고 했던 펑크용 방송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특유의 찌르는 듯하고 통쾌한 탐사가 없었던 점, 사회에 이미 만연한 사기범죄라는 점 때문이다. 목사라서 특별한가? 난 대기업 회장이나 국회의원 같은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사람들의 위와 같은 금품 횡령이나 여타 범죄의 사실을 알고 있다. 나만 아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 중요하고 알려야 할 소식이 산재해 있음에도 이런 뻔한 내용을 방송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펑크용 대타용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하긴 그들도 사람이다. 매주 최상의 퀼리티를 뿜어낼 순 없을 것이다. 



 '돈이 된다면 무엇이든' 이라는 범죄자들의 모토에 맞는 수법들이 등장한다. 문화예술품을 가로채는 수법 또한 굉장히 파렴치했다. 새롭다기보다는 사기라는 범죄의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사례 같다. 


 사기를 당한 사람은 피해자이다. 하지만 결국 그들이 목사에게 사기를 당한 것은 기부라는 따뜻하고 착한 단어와 목사라는 직업윤리가 보장되는 표면에 어떤 법적 효력도 없는 각서로 무언가 약속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기부하는 목사라는 베이스에 자신은 돈까지 벌 수 있다는 말이 달팽이관에 크리티컬로 작용했을 것이다. 착한 일 하고 돈까지 벌 수 있다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기에 이 세상은 선하지 않다. 선한 일을 한다고 해서 그 선함을 담보로 생각한 사람은 그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ARS 기부의 함정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프로그램은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다. 한국처럼 사회적 안전망이 공사장 낙하 안전망보다 못한 나라에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기부 후원의 방식은 굉장히 잘못됐다. 목사가 그 방법을 따라 ARS를 사용해서가 아니다. 단돈 천원을 따듯한 마음으로 번호를 눌러 전송하면 그 돈은 과연 100% 기부 대상자에게 갈까? 그 시스템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회사에 얼마가 가고, 방송사에도 얼마간 수수료가 나갈 것이다. 방송에서도 결국 ARS에 대한 문의를 위해 통신회사를 찾은 것은 그와 같은 시스템을 방증하는 것이다. 


 회사가 돈 버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범죄만 아니라면, 어떤 짓을 해서 돈을 벌든 상관없는 시대이다. 그래서 당장 오늘내일하는 위독한 환자를 방송에 내보내 많은 사람이 연민을 가지게 하여 그걸로 얼마간 수수료를 떼어 먹는데 아무런 반대나 이견은 없다. 


 진짜 문제는 그것을 누르는 사람들이다. 집에서 방송에서 나오는 내용대로 감정배양 당해 수화기를 드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이런 인스턴트식 기부로 자신은 착하고, 저 사람에게 도움을 줬다. 라는 인식이 자리잡는다. 이것은 그 기부가 대상자를 위한 것이 아닌, 기부자를 위한 감정 자위용 도구가 돼버리고 만다. 마음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음을 적지 않은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음에 ARS 후원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인스턴드식 기부에 길든 우리는 목사가 ARS라는 도구를 생각함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진화하는 범죄와 그 온상이 되가는 종교, 아니 개독


 헌신적이고 신실한 크리스챤들을 욕보이고 싶진 않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목사를 한 단어로 수식하기에 '개독'보다 나은 표현은 없는 것 같다. 그가 목사안수를 거짓으로 받았든 전도사를 일반전도사가 아닌 협동전도사로서 일개의 자격도 없든 그는 일단 성경책을 들고 하나님 말씀을 인용하는 자칭 기독교인이기에 그는 종교인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개독이라고 수식할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개독의 수법은 날로 다양해지고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는다. 스마트 시대라 SNS도 해야 하고 스마트폰이라는 디바이스도 빠른 변화를 함에 그에 맞추기가 힘들지만, 이런 개독들의 변화무쌍하고 빠른 수법전환도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이다. 하지만 결국 이런 종교인 관련 범죄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근거 없는 믿음이라는 것이다. 예수가 도마를 보고 "보지 않고 믿는 자는 복되도다." 라고 했듯 종교는 조건 없고 비논리적인 믿음을 강요한다. 그 믿음을 기초로 한 신뢰 또한 무논리이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표출된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그의 먹잇감은 힘 없고 약한 사람들이었다. 무기수라는 신분에서 목사가 되고,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포장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믿음을 담보했을까? 끔찍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포장된 그는 결국 사회의 밑바닥에서 열심히 일하며 적어도 기본적인 법을 준수하는 일명 서민이라는 사람들의 등꼴을 시원하게 빨아 쳐먹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라는 성서의 말을 그는 아직 보지 못한 것일까? 앞에 더 중요한 구절이 많아 심취해서 미처 보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그냥 종교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일까? 답은 너무 뻔하다. 그냥 보통의 종교인들도 일요일 오전 예배당에서만 그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긴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서는 순간 그 말씀은 가슴 속 아주 깊은 곳에 묻어둔다. 그건 한국이란 나라의 교회 수와 교인의 수를 생각해봐도 이 사회가 이웃들을 사랑하는 나라는 아님에 쉽게 유추할 수 있다.


 그의 의혹을 되짚어보면 그에겐 이웃이 없었거나, 사랑하지 않았거나, 교인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살인자가 사기꾼이 되기까지


 목사의 행태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저 사람이 정상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후안무치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과거는 결혼을 반대하는 여자친구의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살인자의 낙인이 찍혀있다. 살인전과범이다. 결혼 반대한다고 사람 죽인 거 보면 정상일 리는 만무하다. 


 비정상인 사람이 감옥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며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읽는다. 그러면 일명 모범수라고 해서 감형이 된다. 개과천선, 자력갱생했는데 굳이 가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모범수 감형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함에도 그 모범수 중 거짓 연기를 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어떤 시스템이나 매트릭스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악인을 가두어 사회 안전을 꾀하는 교정시설에서 거짓으로 모범수가 된 사람이 감형으로 석방되면 결국 교정시설의 역할은 무의미해지는 것 아닐까? 란 생각이 들었다.




끼리끼리


 두 얼굴의 사나이, 가락시장의 거지 목사 편을 이 목사도 본 것 같다. 같은 목사라는 것에 동질감을 느꼈는지 아니면 자신을 변호함에 그에 빗댈 거리라고 생각했는지, 열심히 변명해주는 모습을 보며, 참 가재도 게 편이고, 똥도 똥편이다. 라고 느꼈다. 


 목사의 경우 교회의 헌금이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알고 있다. 물론 이 목사는 기부라는 다른 수입원?이 있었지만, 대부분 목사의 경우 헌금이라고 알고 있다. 그 헌금을 낼 때 사람들은 '천국에의 적금' 혹은 '하나님께 드리는 돈' 이라고 생각하지만, 바보가 아닌 이상 그 돈은 모두 목사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걸 알고 있으면서 내는 것이다. 그 돈은 목사가 말한 대로 교회 주인 즉 목사의 것이다. 하지만 목사라는 직업으로 그렇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목사라는 직업이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준법적이라는 근거 없는 기약 때문이다. 그것이 없는 목사가 헌금을 받아 입에 풀칠한다면 그저 신도들 삥뜯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헌금받은 돈으로 술을 먹든 막걸리를 먹든 강간 질을 하든 연애를 하든 그건 자기 마음이다. 일단 자기 돈이기 때문이다. 그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에 대한 책임만 진다면 말이다. 목사도 술 먹고 연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강간 질은 위법이다.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부터 이미 저 사람은 종교인으로서 어떤 품성과 자질이 있는지 한 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정말 저렇게 생각했다면 이미 저 목사도 그런 짓?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은연중에 나오는 상식은 객관적으로 그의 세계관일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해가지 않는 급한 결론


 방송은 결국 그에 대한 확정적인? 의혹들만 남긴 채 그가 과대망상이나 지독한 합리화 혹은 공상허언증 버금가는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단정하였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뉴스가 아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고 인기 있는 탐사프로그램이기에 팩트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착복 의혹이 있는 돈의 행방을 못 찾았다고, 정확한 피해규모를 모른다고, 그가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며, 밥솥에 곰팡이가 끼었다고, 아들에 전처까지 신용불량자로 만들었다고, 아들에게 몇만 원 꿔달라고 했다고 해서 그가 그저 과대망상 같은 정신질환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앞에서 보이는 매우 스마트한 방식의 사기 의혹으로 미루어보아 그는 지극히 객관적이고 냉철한 사람이다. 물론 종교적 사회적 자신의 위치와 배경에 대한 과대망상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이 사람이 저지른 의혹들은 결코, 그에 기인하지 않는다. 소극적 자폐증 같은 어느 상황에만 자폐성을 띠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불행한 과거와 지난 과거에 대한 자신의 포장이 과연 정신병적인 것일까? 아니면 합리화와 계산에 의한 것일까? 정신병은 법리적으로도 감형의 사유가 되는 불가분의 이유라고 알고 있다. 그는 거기까지 생각한 것은 아닐까? 


시청률 VS 공익


 그것이 알고싶다는 나름의 패턴이 있다. 정확히 짚어내지는 못하겠지만 무의식중에 '아, 이건 본 내용 같은데?' '비슷한 내용인데?' 라는 에피소드가 다수 존재한다. 거기에는 미스터리한 살인사건과 뒤통수를 맞은 듯한 범죄들도 있고, 오컬트적인 현상이나 자연 과학적인 미스터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익하고 공익적이며 흥미 유발이 절로 되는 에피소드는 매우 적다. 예를 들어 저번 형제복지원 사건이나 안중근의사에 대한 에피소드가 그런 것이다.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사람들의 공분을 살만한 '다 같이 화내보자!'라는 에피소드가 제일 많으며, 종교나 군대 정치 혹은 부자들에 관한 어느 한 집단이나 군을 혐오하게 하는 혐오유발 에피소드가 뒤를 잊는다. 그 에피소드들이 나쁜 소재라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어떤 솔루션도 제시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와 같은 범죄가 일어남에 어떻게 방지하고 어떻게 경계해야 되는지는 전혀 안 나오는 것과 같다. "이런 일이 있었어." 라고 끝나는 사건은 시청자에게 관련 직업군에 대한 혐오만 일으키며 막연하게 조심해야지라는 생각만 심어준다. 이 점을 개선한다면 아마 시청률은 폭락할 것이다. 나같이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만 '오 제대로 되었군.' 할 것이다. 하지만 전파라는 공공재를 사용함에 그런 의식은 분명히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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