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워킹데드 시즌4 후기 리뷰 - 드라마틱에 박수를미드 워킹데드 시즌4 후기 리뷰 - 드라마틱에 박수를

Posted at 2014. 4. 3. 00:00 | Posted in 리뷰/TV

강추, 왕추, 추천, 추천 베스트 미드 워킹 데드


 전형적이고 선이 무조건 승리하며 결국, '모두가 행복하다.' 라는 드라마의 필수요소를 지킨 듯 안지킨 듯 하여 매우 좋았다. 주인공은 매우 위태롭던 압도적이든 허구한 날 승리만 하고 점점 강해지는 조직을 바탕으로 유토피아를 만들 것이라는 예상을 아주 쉽게 바꿔버렸다. 그래서 시즌4를 한 번에 정주행 했던 것 같다. 너무 재밌다. 


 워킹데드가 시즌4 16화를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아주 솔직히 시즌1은 흥미 유발을 제외하면 다른 좀비 영화랑 별 다를 게 없었다. AMC라는 방송국에서 이런 주제의 드라마를 선보임에 시즌1을 6화로 끝낸 거 보면 간을 봤다고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 잘 정제된 좀비물은 기본적인 인기를 구가하는지, 시즌4까지 이어졌으며 지금의 인기와 재미를 생각한다면 시즌5도 당연할 것이다. 



좀비를 박살내는 힘을 누르는 절망의 세계에서의 인물 묘사


 시즌1은 흥미 유발, 시즌2는 약간 지루함, 시즌3부터 '어라 볼만하네?' 시즌4 대박! 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드는 인기가 있을수록 내용을 부풀리고 셀 수 없는 떡밥을 던지며 결국, 정리를 못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워킹데드를 스릴러 미드 중 추천작으로 뽑는 이유는 뻔한 장치들을 없애며, 권성징악보다는 망해가는 세상에서의 인간의 내면과 심리 상태에 따른 설정이 돋보여서 이며, 내용 전개에서도 흥미를 잃지 않게끔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뻔한 예측 가능한 사건들, 하지만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힘


 아주 솔직히 하나의 시즌 안에 큰 사건 2가지를 넣고 사건이 시작되는 에피소드에서 그 사건에 대한 실마리를 출연진이 연기하게 되는데 너무 뻔한 복선이라 '당연히 그렇겠네'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뻔한 예측 속에 디테일한 내용은 예측하고 있으면서 맞을 수밖에 없는 펀치같이 강력했다.


  

한국에서 워킹데드를 했다면? 막장데드?


 아마 한국드라마였으면, 릭은 이미 결혼하고, 이혼하고를 두 세 번은 반복하고, 칼은 가출해서 좀비 방역 업체에 취직해서 출생의 비밀에 얽힌 사장을 만나 인생역전을 했을 것이다. 잔혹하지만 매력 넘치는 데릴은 성격 고쳐먹고 온화하지만 강한 우군으로 자리 잡아 비중은 크지만 필요 없는 배역이 되었을 것이고 글렌과 매기는 아버지 허셀과 갈등을 겪는 구도로 갔을 것이다. 


 한국 드라마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인물들에 의한 사건에 치중하는 것이 한국드라마라면 인물 자체의 심리를 온통 좀비 세상이라는 디스토피아의 설정에서 표현했다는 것이다.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복기해보면 이런 면모가 잘 나타난다. 인물들이 일으키는 사건은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힘이지만 사건 자체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닌, 그 사건으로 인한 인물들의 생각을 너무 리얼하게 잘 그려낸다. "재 왜 저래?" 라는 생각이 한 번씩 들 때면 "와, 작가 진짜 천재다." 라는 생각이 따라오는 것과 같다.


워킹데드의 매력


 망한 세상, 극소수의 사람들과 생존을 도모하며, 좀비와도 싸우고 악인과도 싸우지만, 그 싸움이나 생존에 치중하는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요컨대, 시즌1에서 좀비와의 사투와 생존을 그렸다면 점점 시즌이 지날수록 인물들이 좀비를 다루는 것이 너무 쉽게 그려지고 있지 않나? 급 기하 꼬맹이들조차 나이프나 총을 들고 좀비와 맞서기까지 한다. 고로 생존이나 파이팅 넘치는 액션이 주가 아닌, 심리 묘사와 사건들의 복선 연쇄 폭발이 이 미드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감정이 아닌, 설정에 충실한 느낌


 까닥하면 사람이 죽는다. 비중이 크든 작든 결국 죽을 사람은 죽는다. 물론 권선징악적인 죽음들이 많다. "나쁜 놈은 다 죽고, 착한 놈은 다 살고 으쌰으쌰! 행복한 세상" 으로 밀었다면 아마 시즌3 정도에서 정리됐으리라 생각한다. 아이가 죽고 부모가 죽고 애인이 죽고 원수가 죽고 누구도 생존을 장담하지 못하는 세상이라는 설정에 아주 충실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시즌4는 특히나 인물마다 묘사가 아주 깊었다. 잔혹한 세상에 대한 투정과 불만과 오해와 불신과 협동과 신뢰를 모두 볼 수 있었다. 


워킹데드 결말 예상


 워킹데드에서 꾸준히 미는 주제가 하나 있다. 바로 인간의 적은 좀비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것이다. '제일 무서운 것은 인간이다.' 라는 기초를 깔고 가는듯 하다. 대량의 좀비가 퇴로도 없는 곳에서 나타났을 때의 긴박감과 액션은 좀비물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혼란스런 세상에서의 인간끼리 싸우고 죽이는 모습에서 결국 끝판왕은 인간이라는 마지막 결과에 대한 복선이라고 생각한다.그러니까 '워킹데드 완전히 끝났어요~'라며 FIN을 찍을 때는 좀비와의 대결보다는 이기적이며, 안하무인의 생존 욕구를 지닌 악을 무찌르고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그 상대는 아마 시즌3에서 나온 가버너가 지배했던 작은 마을이 아닌, 진짜 군대를 거느린 국가나 거대한 기업 같은 한참 올려다 봐야할 상대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왜 사람들이 좀비화가 됐는지는 아마 과학적인 문제, 바이러스나 어떤 무리한 실험이라고 둘러댈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SF에서의 원인은 픽션이기에 제작자가 좀 더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면 그만이기도 하다. 어떤 이유든지 이미 많은 사람이 감염된 세상이라는 설정은 변하지 않기에, 그 이유가 직접적인 좀비화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는 어이 없는 결말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워킹데드는 늘 뻔했다. 다만, 그 뻔함을 인물의 극적 심리묘사와 다양하고 드라마틱한 행동패턴으로 눈길을 끈 것이다. 결국 이 드라마가 이런 식이라면, 어떤 결말이라도 환영한다.


 주인공들의 생존력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친분이 쌓여감에 따라 오해나 불신의 요소들도 사라져간다. 시즌1로 돌아가 보자. "너 물렸어 안 물렸어?" 라며 상대의 감염 여부가 스릴러의 주된 내용으로 나왔었다. 하지만 시즌4에선 그냥 물릴 사람이 물리고, 안 물릴 사람은 안 물린다. 제작진도 아마 그런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느꼈을 것이다. 물론 좀비물의 대전제인 '물리면 좀비'라는 조건은 건재하다. 더군다나 워킹데드에선 그냥 자연사하거나 병사해도 좀비가 된다. 그런 전제조건에도 불구하고 워킹데드의 인기는 좀비 사냥이 아닌 드라마 구성이다. 그 속에서 좀비는 그저 세계관 설정에 쓰이며, 밑간할 때 뿌리는 소금 같은 존재이다. 


  극적이지만 리얼이 있는 드라마, 그만큼 결말도 신경써야..


 워킹데드의 결말은 디스토피아물의 결말답게 새드엔딩으로 끝났으면 한다. 얼토당토않게 백신이 개발되거나, 명맥을 유지하던 정부가 힘을 발휘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주인공들의 힘으로 자치구를 건설하고 건실하게 생활을 이어나가도 결국 끝없는 절망과 암흑천지인 세상이라는 설정이 없으면, 보나 마나 한국인 시청자들이 좋아하며, 너무나 원하는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의 드라마가 될 것이다. 결말을 원하는 대로 해달라며 떼쓰는 한국 특유 시청자들의 문화에 발  맞추는 이류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시원한 액션과 성장해가는 캐릭터 그리고 그 속의 심리와 묘사와 복선이 시즌5에선 얼마나 더 촘촘하게 이어질지 관심이 간다. 시즌 5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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