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옛길 2구간 "봉사" 2010.무등산 옛길 2구간 "봉사" 2010.

Posted at 2014. 1. 23. 12:03 | Posted in BLOG/끄적끄적

 나는 왜 이토록 위대하고 착한가..라는 철학적의미보다는 많이도 도움을 받았고 정말 좋아하는 것이면 누가 시키기 이전에 건사하는게 맞는거같다. 인터넷상으로나 산행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이르기를 산사람이다. 산님이다 라고 g랄을 하는데..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거랑 정복하는거랑은 다르며 정복하는 사람들을 산사람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나는 산사람이 되고 싶다. 괜히 50리터이상의 배낭과 등산인지 스키인지 구별도안되게 남용하는 지팡이한짝 초고가의 등산화 같은 것 없이도 당일산행이라면 무등산은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는 우리를 반기면 반기지 절대로 가혹한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원효사 부근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비닐봉투에 쓰레기를 줍고있었다. 어느 봉사단체이거나 아니면 단체에서 봉사를 하는것같다. 그런 주마간산식 봉사는 아니한만 못하다. 생색낼려고 하는거같았다.물론 옛날부터 생각은 했었지만 본격적으로 쓰레기 주우면서 산행을 하는건 나도 처음이다. 원효사 쓰레기 처리장에가서 적당한 푸대자루 하나를 골랐다.



 푸대 자루를 들고 한가로이 길을 떠나본다. 버스에서는 엄청나게 사람들이 많았는데. 막상 산행을 시작하는 곳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난 솔직히 혼자서 그것도 조용히 산행하는것이 제일 좋다. 그래서 오히려 반기는 상황이다.








 산행 초입에는 이런 자잘한 쓰레기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나 초콜릿 금박 봉지와 사탕 봉지가 제일 많았다. 정말 많았다. 내가 가져갔던 푸대자루가 거의 30리터라면 (물론 더 되겠지만) 거의 절반은 그런 자잘자잘한 쓰레기로 채웠던거같다.

 

 산행중에는 행동식을 챙기는것이 맞다. 하지만 산에는 쓰레기를 버리면 안된다. 그러므로 행동식에서 파생되는 쓰레기 또한 버려서도 안됀다. 무등산을 찾는 분들이 대부분 광주분들인것을 감안할때 이 쓰레기의 출처 또한 대부분 광주 사람이라고 간주할수 있다. 무등산의 광주의 모산이지 광주사람들의 양심을 버리는 곳이 아니었음한다.





 버젓이 명함을 버리는 짓을 하면..그것도 교회명함이면... 전화하고 싶었었다. 그냥 모르고 흘렸겠지 .. 산에 왜 소주병이 있는걸까...소주잔까지 나와서 한숨이 나왔다. 산행을 마치고 도토리묵이나 파전에 막걸리 한잔의 맛은 나 또한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산행중 혹은 산의 정상에서 음주를 하는건 제정신이 아닌짓이다. 어른들이 말하는 약주도 포함된다. 딱 한잔이며 자신의 주량이 10병이상이래도 그것은 자신의 안전뿐만 아닌 산에 대한 모독인 것이다. 술먹을라고 산에 오는건 아니지 않는가...






 그냥 산행이라면 마음이 편해지는 쉼터이지만 쓰레기를 주우면서 올라가는 산행에서 쉼터는 극악이다. 덕분에 한번도 제대로 안쉬고 서석대까지 올라간거같다. 쉼터가 가장 쓰레기가 많다. 나같은 극단파는 이럴 경우 쉼터를 아예없애자고 주장한다.



솔직히 이번 일의 시작은 보급유적지에서 비롯됐다. 산 중턱에 떡하니 쓰레기장이있었기 때문이다. 전에 한 나의 블로깅에서도 정말로 쓰레기가 많았다. 그냥 쌓아져있었다. 그리 크지않은 푸대자루였기에 그 많던 쓰레기를 다 담을 수 있을까 걱정될정도였다. 이미 푸대자루의 3분의2가 차서 거기에 도착했기때문이다. 그런데 위에 사진처럼 깨끗했다. 누군가 치운모양이다. 공무원? 환경단체? 아무튼.. 나만 이런생각을 하는게 아니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이 열리는 곳을 지나 주상절리대들이 본격적으로 보이는 곳에서는 정말 본격적으로 쓰레기들이 숨겨져 있었다. 보물찾기하는 묘미가 있었다. 그리고 한번 금맥처럼 그 쓰레기맥을 찾으면 정말 끝없이 나온다. 힘들고 더러웠다. 도대체 누가 왜 여기까지 올라와서 저렇게 한상 거하게 차리는 지 이해가 안간다..




 가득 찬 쓰레기 푸대를 짊어지고 서석대까지 올르는건 꽤나 힘에 부쳤다. 그리고 서석대 석상에 푸대를 던져 인증샷을 찍었다. 사람들은 거기에서 기념사진을 찍고있었다. 어떤 사람들이 나에게 한마디 씩 툭툭 뱉었다 "수고하시네요" "좋은 일 하시네요" 등등등. 나쁜말은 아니었다. 좋은일인지 알면서 그들은 안한다. 오히려 그 반대의 일을 한다. 헌법적으로 그런사람들은 입산을 금지시켜야한다.





 손이 더러워진건 둘째치고 내려가는 길에도 쓰레기는 많았다. 일부러 군부대 거리쪽의 도로가 나있는 곳으로 빠졌는데도 쓰레기가 많았다. 근데 이미 푸대자루가 가득차서 그냥 지나쳤다.




 낙엽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었다. 겨울을 준비하나보다. 봄되면 한번 더 쓰레기 줏어야겠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등산에게 빚진게 많다. 혹은 도움 받은게 많다. 얻은것이 많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고 싶다. 예를 들어 잊을 수 있는 혹은 없는 은덕을 입은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 사람을 더럽히는 존재를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내가 이번 봉사산행을 하면서 다른 산행자들을 보며 느낀 분노는 그 범주일것이다.

 

 나는 무등산의 주인이 아니다. 다만 친구이며 제자이고 외부자일 뿐이다. 봉사는 못할지언정 쓰레기를 버리지는 말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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