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 엄마의 비밀, 폰지게임의 덫, 다단계 사기의 늪추적 60분 - 엄마의 비밀, 폰지게임의 덫, 다단계 사기의 늪

Posted at 2014. 10. 5. 15:41 | Posted in 리뷰/TV

 수많은 사기 유형 중 한국 사회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사기는 아마 다단계가 아닐까? 딱히 경제생활을 하지 않는 대학생마저 빚을 지게하고 그걸로 회사에 투자하게 하는 식의 사기 수법은 그리 낯설지 않다. 그래서인지 다단계 혹은 폰지게임이 분명 사기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범죄처럼 여겨지지 않는 기이 현상까지 엿보인다. 


 다단계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오직 돈만 낚을 수 있는 대상이면 된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이라도 빚을 지게 만들면 되고 이제 생산성이 떨어진 노인이라도 은퇴자금이나 자녀의 경제력을 갈취하면 된다. 그래서 다단계는 남녀노소를 가릴 이유가 없다.


 이번 추적 60분에선 어떤 할머니가 실종됐고, 그 이유가 폰지게임에 있을 거라는 추측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실종자가 정말로 폰지게임 때문에 실종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슬프긴 하나 그건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실종 문제 한편으로 노년층의 폰지게임 확산은 충분히 시사성이 있다고 판단되며, 알려야 할 거리라고도 생각한다














일종의 투자설명회는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었다. 말레이시아의 기업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 G머니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이다. 광고권을 사면 G머니를 주고 G머니는 돈 버는 기계라고 한다. 방송을 다시 봐도 논리적인 수익창출인식이 불가능하다. 애초에 사기니까 그렇지 않을까? 아니면 수준 높은 사업자의 뇌가 아니어서 이해가 안 되는 걸까? 


 천운이나 인생역전을 바라는 많은 사람은 과연 이 사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수익의 원천적인 파생과정을 알고 있는 걸까? 


 예를 들어 중국집은 짜장면을 만들어 배달하고 그걸 먹은 손님이 값을 지불한다. 거기서 재료비와 인건비를 제한 나머지가 금고에 들어가는 과정이 중국집의 원천적인 수익파생구조라고 생각한다. 이렇듯 간편하게라도 회사의 수익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를 생각한다면 그건 바보짓이 아닐까?


 실제로 바보는 사기보다 다른 범죄에 약하다. 사기에 걸리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아마 욕망에 현혹된 사람들이 아닐까? 욕망에 기초해 멀어버린 시야는 상대방이 침을 흘리는 것을 간과하게 한다. 다단계 회사의 투자설명회에 앉아 열띤 호응을 보이는 저 순진한 노인분들도 결코 바보나 덜떨어져서 투자에 호응한다고 생각할 순 없다. 다만, 저들 나름대로 욕망에 충실한 거 뿐이다. 그 욕망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진다면야 별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리란 건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며 한국 또한 초고령화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실버산업은 성장하고 젊은이의 일자리와 복지에 대한 관심은 적어지고 있다. 모두 다수에 의한 사회에 맞게 변하고 있다. 사기 같은 범죄 또한 다수가 된 노인에 맞춰 변하고 있다. 노인들이 바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 설명하며, 욕망을 부추기고 그들이 호응하기 쉬운 어투와 추억을 꺼내놓기도 한다. 


 노인은 천진하지 않다. 하지만 노인이든 젊은이든 욕망 앞에서는 천진하다. 그 속에 이성이나 분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허황되더라도 욕망을 가지게 하면 사람을 속이기 쉬워진다. 아마 다단계 회사도 이런 점을 노린 게 아닐까? 


 특히나 한국의 경우, 6~70년대 수도권 개발 덕분에 작은 논,밭을 소유하던 소작농이 벼락부자가 된 케이스가 너무 많다. 즉, 한국 역사는 실존하는 한탕주의가 존재한다. 노인들의 뇌리에는 항상 그 한탕에 성공했던 부자에 대한 환상과 자신도 한탕으로 인생이 필 거라는 희망이 존재한다. 회사는 그런 한탕에 대한 기재만을 제공하면 그들은 곧 순한 제물이 되는 것 아닐까? 회사 뿐만 아니라 국가도 세금을 걷는데 이 한탕주의를 이용한다. 대표적인 기재로는 로또와 토토 등이 존재한다. 




 폰지게임 -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높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불하는 방식




 열심히 투자 설명을 하는 사회자는 정말 되도 않는 거짓말을 한다. 요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현재 G머니라는 가상화폐가 통용되며, 유행하고 있다는 것. 한국을 딱히 선진국으로 생각하진 않지만 적어도 아시아내에서 돈에 얽힌 시스템에 뒤쳐지진 않는다. 그런데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쪽에서 성행하는 시스템이 없을까? 그건 넌센스 아닐까?









 '세상 살다 보니 이렇게 돈 벌기 쉬운 시스템이 있더라.' 라는 말에 대해 그의 무지를 탓하거나 순진함을 말하기에 앞서 저런 말도 안 되는 것에 현혹될 만큼 우리 사회가 결핍의 사회이며, 너무 쉽게 욕망에 현혹당할 수 있는 사회임을 인지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욕망에 현혹당하고 나서 실패를 인정하기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질 수 있는 가장이라면 개인적으로 성공한 가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사기로 인해 빚을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개인의 은퇴자금 및 자산만을 탕진했다면 나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실패는 없는 살림에 사회에서 은퇴한 사람이 돈을 빌려다가 사기를 당해 자신은 빚을 떠안고 매달 큰 이자에 시달리며, 결국 그 빚을 자식에게까지 떠넘기는 류이다. 그런데 애초에 깔끔하게 은퇴자금만으로 사기를 당할 만한 사람은 사기에 당할 결핍성이 매우 부족하다. 즉, 사기에 걸리는 부류는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물론 완벽한 실패는 없다. 깔끔하게 이 세상 등지고 자식들도 깔끔하게 빚 상속을 포기하는 법적 절차를 가지면 된다. 한국에서 가장 확실히 경제적 실패를 만회하는 방법으로는 죽음이 가장 적절하다.  

 


 바른 가정결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 김상전 대표는 정말 부러운 사람이다. 그분들(사기를 당해 피해를 입은 늙은이)을 일컬어 우리 아버지 어머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늙은 사람이면 늙은 사람이지 나의 아버지 어머니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들은 날 낳지도 키우지도 않았으며, 경쟁과 절망만이 있는 사회를 형성한 세대이기에 그들도 나의 경쟁 상대 혹은 가해자일 뿐으로 인식한다. 너무 메말랐다고 해서 범법은 아니며, 오히려 이런 식의 사고가 경쟁에 있어 유리하다.


 "넌 애비 애미도 없냐!"라는 늙은이의 호통에 "애비 애미는 있지만, 당신이 나의 애비나 애미는 아니지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그들이 늙는 동안 사회에 이바지하여 젊은 세대가 받는 혜택에 대해 느끼는 게 없어서는 아닐까? 아니 애초에 혜택 보다는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들이 사기에 걸려들어 힘들어 하는 걸 보고 아무 감흥이 없으며, 나와 내 가족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 아닐까? 나만 괜찮으면 상관없는 사회를 만든 건 누구인가? 어느 세대인가? 아니면 1박 2일인가? 알 바 아니다. 나는 지금 괜찮기에.





 이성재 변호사는 노인이 당하는 다단계에 대해 사회가 아닌 국가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었다. 사회가 아닌 국가는 애초에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므로 이런 사기에 대해 조심하라거나 속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속이는 주체에 대해 엄벌을 가하는 게 맞다는 의견에 100% 동의하며, 지금의 국가를 운영하는 정권이 그렇게 하지 않으리란 예측도 가능했다. 




 

 '순진하시기는..' 이라며, 세상 모든 것에 선을 긋고 경계하는 게 보통인 세상에서 그들은 스스로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그들이 다시는 회생하지 못하며,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과 가족이 져야 하는 이 체계 또한 그들 세대가 만들어낸 하나의 문화이므로 잘 이행하리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