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리포트 - 영화관 팝콘의 진실과 배신소비자 리포트 - 영화관 팝콘의 진실과 배신

Posted at 2014. 8. 24. 04:17 | Posted in 리뷰/TV

 몰랐던 사실은 한국이란 나라가 영화 관람 세계 1위의 국가라는 것. 문화생활이 그만큼 활성화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즐길만한 여가가 그만큼 한정되어 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영화관은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한 두 시간은 빠르게 타임리프도 할 수 있고 어색한 사이를 희석할 수 있는 공감대를 제공하기도 한다. 영화 자체는 대화를 이끌 수 있는 힘이 있다. 견해와 해석의 차이로 토론할 수도있다. 감정의 공유를 이끌 수 있는 매력적이고 굉장히 편한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보는데 감상 중 입이 심심하다는 이유로 스낵 또한 사랑받는다. 규정이 바뀌어서 지금은 외부 음식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강냉이나 쥐포 같은 걸 사다가 들어가도 된다. 물론 냄새가 심한 음식은 기본적인 매너 문제겠다. 홍보의 부족 때문인지 실제로 영화관에 음식을 싸오는 사람보다는 스낵바에서 사 먹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 스낵바에서 파는 제 1의 인기메뉴 팝콘, 그 팝콘으로 폭리를 취하는 영화관을 KBS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고발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질겅질겅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영화 감상에 있어 필요한 것은 맑은 정신과 물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무언가 먹으며 본다는 게 흉볼 일도 아닌 것은 확실하다. 오히려 팝콘을 자동으로 입에 옮기며 영화를 보는 게 보편적이다. 


 팝콘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살인적인 한국의 물가를 반영한다고 해도 심하다 생각될 만큼 비싸다. 







 영화 관람비를 거뜬하게 뛰어넘는 스낵 세트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좋은 부수입원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참 거슬리는 것이 어쩔 수 없다. 







 실제 영화관에 납품되는 팝콘의 재료를 가지고 원가를 측정했다. 5만 원의 재료로 50만 원의 결과물이 나왔다. 10배의 이익인데 물론 이에 관한 정확한 원가는 아니다. 인건비와 임대료 전기세와 컵가격 등도 세밀하게 따져야 정말 원가가 나오겠지만, 그것들을 다 감안해도 10배는 너무 심한 감이 있다. 


 팝콘 라지컵의 경우 원가는 약 520원. 하지만 영화관에선 5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의 트렌드랄까. 식료품의 가격이 너무 높다. 대표적으로 과자의 경우도 그렇다. 꼭 먹지 않아도 될 기호품이 점점 사치품화 되는 과정을 보는 느낌이다. 





 영화관 관계자는 명품가방의 원가를 예로 들며, 당사의 팝콘 가격에 쉴드를 쳤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파는 팝콘은 명품이 아니지 않은가? 영화관 팝콘의 종류도 여러 가지고 맛있다 해도 10배의 가격을 책정할 근거는 없다. 반대로 10배의 가격을 책정하지 않을 근거도 없긴 하다. 그냥 부르는 게 값 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어이없는 마진율을 가진 스낵바를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그래도 사 먹어주는 소비자가 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10배를 올리든 20배를 올리든 사 먹어 주는 착한건지 멍청한건지 알 수 없는 소비자들 덕분에 영화관 팝콘은 된장찌개 2인분 가격이 돼버린 게 아닐까? 







 원래도 팝콘을 안 먹기에 몰랐는데 팝콘을 담는 통에도 상술이 보였다. 큰 통과 작은 통의 가격차이는 겨우 오백 원이지만, 양 차이는 2.5배였다. 당연히 모두 큰 통을 사 먹는다. 이는 거의 반강제적인 소비자의 큰 통 몰이가 아닐까? 


 이렇게 부조리하니, '사 먹지 말자.' 라거나 '소비의 현명함을 보여달라.' 는 말은 너무 식상하다. 그냥 돈 있는 사람 먹고 돈 없는 사람 안 먹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한주먹의 팝콘에 담긴 칼로리만큼이나 눈치 못 채는 사이 큰 이윤을 채우는 영화관 입장에선 이런 일이 조용히 묻힐수록 소비자를 봉으로 취급할 개연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팝콘뿐만이 아니라 영화 상영도 별다른 이유 없이 값이 올랐었다. 소비자와의 대화 따윈 그 와중에 없었다. 하긴 대한민국 전반의 물가 인상은 원래 소비자 같은 건 안중에 없긴 하다.


  시니컬하고 쿨한 소비자가 많아질수록 영화관은 신 나지 않을까? 몇몇 소비자가 이런 걸로 항의해봤자 그건 그냥 항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영화관을 찾는 소비자는 문화생활을 하러 온 돈 쓸 준비가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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