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 잔인한 모정, 두 얼굴의 엄마 영 유아 살해 유기 범죄리얼스토리 눈 - 잔인한 모정, 두 얼굴의 엄마 영 유아 살해 유기 범죄

Posted at 2014. 8. 23. 13:10 | Posted in 리뷰/TV

 이 시대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게 그렇게 어색하지 않다. 살인과 각종 관련 범죄는 인류의 발생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있었던 범죄다. 살인 자체보다는 동기나 방법에 대한 탐구와 호기심이 있을 뿐, 살인 그 자체는 분명히 식상한 면이 있다. 하지만 같은 가족을 죽이는 존속 살인과 아동 살인은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다. 특히 아동 살인은 말로 형언하기 힘든 참혹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이라는 존재는 인류가 문명화를 이륙하기 전에 항상 천대받고 위험에 먼저 노출되는 존재였다. 흔히 생각하는 버릇없고 천진난만하며, 부모의 도움으로 온실 속 화초처럼 지내는 게 보통이 된 지는 사실 1세기도 채 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험한 노동은 물론 전쟁에까지 먼저 차출되었던 아이라는 존재가 이제는 부모와 사회의 보호 속에 미래를 책임지는 사랑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이런 변화가 온당하다고 느끼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그래서 시대에 뒤떨어지는 아동 학대 및 살인 사건은 적응하기 어려운 것 아닐까?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살인 범죄를 방송했다. 대상은 아이를 출산한 어머니와 출산 당한? 신생아였고, 피해자는 당연히 신생아였다. 딱히 살인범을 옹호하거나 살인 행위가 어떤 상황 때문에 용서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들이 과연 좋아서 혹은 정신이 나가서 방금 출산한 아기를 죽였을까? 라는 살해 동기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면 이 시대, 이 나라를 살아가는 많은 서민은 아마 마음 깊은 곳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돈', 조금 고상한 말로 '경제력', 다른 말로는 '책임질 수 있는 능력' 아마 많은 영유아 살해 및 시체 유기는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돈이 없으면 낳지 말아야지.', '돈이 없으면 지워야지.'라는 말이 아주 당연한 이 나라의 이름은 '대한민국'이다. 


 나라의 잘못이 아니다. 사회의 잘못 또한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였는데, 당연히 죽인 사람의 탓이다. 특히나 민주주의 사회에선 그 사회가 그렇게 변하는 데 결국 시민들의 의견이 모여 그렇게 된 것이 아니던가. 그러므로 돈 없으면 아이를 낳아봤자 죽일 수밖에 없는 사회를 사람들이 원했다고 바꿔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여러 생각이 난무하지만 태어나서 빛도 제대로 보지 못한 아기들이 불쌍한 것만은 사실이다.







 청소하러 갔는데 시체를 본다면 어떨까? 그것도 성인이 아닌 유아의 시체는 어느 정도의 충격이 있을지 쉽게 가늠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충격은 어느 모텔의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죽은 아기에게 있지 않았을까? 기껏 세상에 나왔더니 죽임을 당했고, 그 후 무덤이나 화장터가 아닌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게다가 쓰레기통 중에 가장 더러울 거 같은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이 경우 이런 범죄행위를 한 아이 엄마의 심리가 굉장히 궁금해진다. 위에 말했듯 많은 영유아 살해 및 유기는 빈약한 경제력에 기인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완벽하게 무시하는 행위기 때문이다. 


 '아가야 너를 사랑하지만, 널 키울 순 없어. 미안해.' 같은 상투적인 말을 남기고 죽이더라도 그 아기를 인간으로 보는 사람은 적어도 인근 야산에 묻거나 드럼통에 넣고 태우지 않을까? 그런데 쓰레기통은 좀 색다른 면이 있다. 시체를 쓰레기통에 넣는다는 건 사람을 쓰레기로 보고 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가해자는 아이의 엄마로 모텔에서 홀로 출산을 하고 아이를 그렇게 유기했다고 한다.









 아기는 여자 혼자 만들 수 없다. 가해자와 함께 아기를 만든 남자는 누군지 모른다고 한다. 담당 경찰의 말로는 채팅으로 만났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는 성매매를 의심할 수 있다. 어떤 커플이 여자가 임신했는데 모텔을 전전하게 만들까? 애초에 그런 커플 관계는 없었다고 상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매일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우던 가해자의 원천적인 자금 확보경로는 결국 한국 가출 청소년들 대부분이 겪는 가장 쉬운 아르바이트로 귀결됐을 가능성이 농후하지 않을까? 













 손석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가해자의 애정결핍이 결국 아기를 죽음으로 내몬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가해자에게 애정을 결핍시킨 가해자의 부모가 원론적인 범죄자일까? 아마 우리 상식적인 법은 절대로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고 본 블레기 또한 그렇다. 죽인 것은 결국 가해자이며, 가해자가 그렇게 되게끔 만든 사람은 전혀 죄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더군다나 살인 교사도 아니고, 직접적인 동기도 아니며, 인과를 밝히기도 매우 어려울 것이다. 


 바꿔 말하면, 살인 사건에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던 애정의 심각한 결핍을 주는 것은 무죄이며, 그렇게 결핍을 받고 자란 사람이 커서 일으킨 결핍으로 인한 살인은 유죄라는 것. 무죄의 행위가 유죄를 키운다는 것은 이해가 갔다. 그리고 앞으로도 유아 살인 같은 참혹한 범죄를 키우는 '무죄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용인될 것이다.



 2011년 인천 오피스텔 계단에 갓난아기 유기



 2011년 남해 4차례에 걸쳐 갓난아기를 버린 30대 



2014년 대구 게임 중독에 빠져 아기 살해 후 유기







 모텔 화장실 쓰레기통 사건과는 다른 사건도 소개됐다. 이 역시 화장실 쓰레기통이었지만, 이번엔 모텔이 아닌 공중화장실이었다. 원치 않는 생명은 생명이 아니라, 쓰레기였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유기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땅에 묻거나 태우는 것처럼 흔적을 없애려 한다. 하지만 아동 유기는 좀 다른 것 같다. 하나같이 별 신경을 안 쓰는 듯하다. 특히 친모에 의한 유기가 더욱 그렇다. 





 욕조에서 홀로 분만을 하고 욕조 물에 빠져있는 신생아를 10분 동안 보고 있었을 여자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이의 입장에서는 태어나자마자 누군가는 일생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을 공포를 체험했을 것이다. 질식의 공포와 살인의 공포로 가득한 욕조는 물과 공포와 슬픔 말고 분명 다른 감정도 있었을 것이라 예상된다. 그 다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는 살인자만 알겠지만, 아마 쉽게 유추하기론 안심과 안정과 불안 아니었을까?










 능력 없는 부부가 만든 아기는 참혹하게 살해당해야 하는 걸까? 꼭 죽여야 했을까? 그냥 한국의 전통처럼 입양을 보냈으면 안 됐을까? 경제적 이유와 민폐를 끼치기 싫은 점, 너무도 잘 알고 동조한다. 하지만 꼭 죽여야 했을까? 낳았으니까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을까? 차라리 배 속에 있을 때, 중절 수술을 하면 안 됐을까? 배 속에서 메스에 의해 사지가 절단당하는 게 태어나자마자 익사하는 것보다 낫지 않았을까? 적어도 인체가 생성되기 전이니까 아픔에 대한 정의도 없이 그저 빠르게 찢겨나가는 게 질식의 고통보다는 적지 않았을까?


 많은 물음이 있지만, 결국 이미 엎질러진 물이며, 엎질러질려고 하는 많은 물 들에게 어떤 설득도 되지 못할 것이란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름의 이유와 처지와 상황은 더 없는 변호사가 되어 살인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경찰청이 조사한 영아살해 유기 범죄 발생 현황은 오싹하다. 지난 2013년 한 해에 232건의 영아 살해 유기 범죄가 있었다. 232건은 232명의 죽은 아기들로 해석할 수 있다. 뚜렷한 증가추세보다는 그냥 이 수치만으로 충분히 경악스러웠다. 그들은 왜 아기를 죽이고 유기했을까? 이유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사회는 이를 위해 어떤 목소리도 내고 있지 않다는 현실이다. 

 





 '축복 속에서 태어나야 할 새 생명' 이라는 말 속에 축복은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자상한 아빠와 온화한 엄마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그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축복이 없는 아기는 매우 높은 확률로 버려진다. 그리고 그 중 몇몇은 죽임을 당한다. 이 축복이 없이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발 벗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큰 조직이 움직이는 방법이 제일 쉽지 않을까? 이를테면 '정부'라든가. 하지만 땅값 조정과 물가 안정, 일자리 증가가 더 큰 사안이기에 232명의 피해자가 있었던 이런 류의 사건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꽤 하찮은 것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런 하찮은 일들을 제껴놓고 있어도 위에 말한 잘 먹고 잘사는 문제 또한 해결하진 못한다. 그냥 그들은 세금을 받아 월급을 받고 서민들에게 갑질하는 게 주목적이 아닐까? 란 억측마저 든다.


 아무 죄도 없는 아이들의 희생이 더는 없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https://twitter.com/durexmania (듀렉스 전도사 트위터)를 소개한다. 제발 좋은 일에 책임지지 못 할, 혹은 사랑 주지 못할 아기는 낳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예 섹스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생계를 위해 몸을 팔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충분히 과학적으로 막을 수 있는 출산을 막아서 아무 죄 없는 생명에 피해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제발 좋은 일에 책임지지 못 할 짓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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