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리포트 - 유아용 아기 세탁기의 배신소비자 리포트 - 유아용 아기 세탁기의 배신

Posted at 2014. 8. 24. 00:01 | Posted in 리뷰/TV

 웰빙 열풍은 절대로 식지 않는다. 그런 기류에 맞춰 아이들의 웰빙 또한 크게 중요시되며 관련 산업들은 미소를 짓지만, 애초에 웰빙을 위한다기보다는 웰빙 열풍에 의해 벌어들이는 돈을 위한 미소이다. 그 관련 산업이 웰빙인지 아닌지 전문적이며, 정밀한 검증은 뒷전이다. 그리고 그런 가짜 유아 웰빙 피해자는 언제나 말 못하거나 표현이 서투른 아이들이다. 그리고 아기 세탁기 또한 그런 묻지마 웰빙의 한 부분은 아닐까?


 정부라는 단체에서 이런 일까지 신경 쓰며,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까? 물론 그래 주면 고맙지만, 사건 터진 지 4개월이 지나도록 특별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 꼬라지와 그 상황을 관망만 하는 정부라는 단체에 원하기엔 너무 큰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더군다나 이런 유아용 소형 세탁기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 메이커들이 있기에 친서민보다는 친기업을 부르짖는 그들이 과연 정확히 일할지도 의문이긴 하다. 하긴 일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일이 방송을 탈 일도 없었겠지. 더군다나 이제 선거도 없겠다. 신경쓸 이유도 없다.


 유아용 세탁기가 각광받는 이유는 작아서이다. 작아서 사용 전기와 수돗물 또한 작게 사용하고 그래서 여러 번 빨아도 그만큼 부담이 없다. 아기의 경우, 당연히 위생에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 그래서 끼니때마다 음식물 흘린 옷 갈아입히는 집도 있을 정도 아닌가? 그때마다 일반 세탁기로 돌리기에 세탁물의 양도 너무 적을뿐더러 요금도 만만치 않게 나올 것은 뻔하기에 소형 세탁기에 대한 필요성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소형 세탁기를 그저 필요성에 의해 소비자들이 아기 세탁기로 명명했을 걸로 생각했는데 실제 '아기 세탁기'로 검색해보니 당연하다는 듯 소형 세탁기가 떴다. 이는 기업과 판매처에서도 소형 세탁기의 쓰임새에 있어 아기를 타겟으로 한 것을 스스로 내보이는 것이다. 그런 아기 세탁기가 세탁에 있어 문제가 있다면? 그래서 아기에게 신체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면?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여기는 한국이고, 그들은 대기업이며, 한국에서 소비자는 호구니까. 불매? 주동자는 영업방해로 고소당해서 징역 살고 결국 하나 둘 떠난 자리엔 다른 피해자들로 채워지겠지. 너무 부정적인 생각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거대한 힘에 맞설 때는 최대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전략적으로 맞다.


 소비자는 갑이 아니다. 소비자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며, 돈을 지불하는 즉시 갑보다는 을로 전락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손님은 왕이 아니다. 손님은 손님일 뿐이며, 이미 지나간 손님은 다신 찾지 않아도 상관없는 그냥 사람이다. 그 사람이 만약 있는 사실 그대로 제품을 비방할지라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은 현시대에 별 파급력이 없다. 그래서 SNS같은 인터넷을 사용한 비방을 하면 역시 고소로 무마시킬 수 있다. 그래서 지나간 손님은 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골 손님 장사는 점포에서 하는 것이다. 대기업에선 그런 거 없다.


 이미 아기 세탁기를 구매해서 쓰다가 불만을 느낀 여러 '을'들이 이 방송을 만들어 낸 이유는 이제 막 '을'이 되려는 많은 호구를 위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딱히 불매하자는 게 아니다. 그냥 이런 제품군은 이렇다는 사실을 알림으로 피해를 줄여보자는 것이며, 그 사례가 사용자인 아기의 피부에 대한 피해임을 인지하기에 이 방송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떤 주부가 밝히는 소형세탁기 혹은 아기 세탁기에 대한 후기는 예상대로 불만투성이였다.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불만사항들이었다. 그런데 납득되지 않는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아기 세탁기니까 오히려 성능이 좋아야 한다?" 이 말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기에게 사용할 거면 무조건 성능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오만함이 느껴진다. 


 기업은 착하지 않다. 오직 이익과 손해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거나 소비자들을 아예 호구로 만들어버리는데 전전긍긍한다. 아기 세탁기는 아기 용이라기보다는 아기들의 빨래감을 빨래하기에 조금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서 아기 세탁기라고 홍보하는 것이 분명하다. 가격에 변화가 없음에도 아기'라는 이름 때문에 기업이 더 신경을 썼을까? 과연? 오히려 아기'라는 홍보 마케팅에 있어서 절대적인 소비지점을 일부러 끼워 맞춘 것은 아니었을까? 


 '타인의 눈물은 그저 물일 뿐이다.' 라는 유명하며, 현재의 한국을 보며 진리라고 생각되는 격언을 조금만 변경해보자.

 '타인의 아기는 그저 애새끼일 뿐이다.' 자신에겐 한없이 예쁘고 천사 같겠지만, 남들이 보기엔 징징거리고 귀찮고 시끄러운 그저 애새끼에 불과한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기업이 아기'라는 요소를 집어넣었다고 해서 굳이 성능에 신경을 썼을 것이라는 단언이 얼마나 억측이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소형 세탁기 판매 직원은 세탁이 잘 된다고 한다. 물론 방송 내내 소형 세탁기는 거의 병신 세탁기로 나온다. 더군다나 일반세탁기에 비해 비싸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 세탁기를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이제 막 결혼을 해서 아이를 갖는 새댁들이 사지 않을까? 멋모르고 '필요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과 어디선가 본 거 같은 CF를 떠올리며 구매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그리고 구매의 제일 큰 이유는 아이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부모의 의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의지가 구매로 이어지지만, 조사나 고찰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 또한 한국 소비자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본 블레기 또한 어떤 물건이 필요해서 살 때, 그 물건에 대해 논문을 쓸 정도로 조사하고 사진 않는다. 다만,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부분은 생각한다.


 현실적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할 때, 소형 세탁기 즉 아기 세탁기가 갖는 오류는 바로 세척력이다. 세탁기인데 그것도 아기가 쓰는 세탁기인데, 세척력이 나쁘면 이미 구매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왜 세척력이 나쁘다고 생각했을까? 바로 크기 때문이다. 드럼세탁기의 경우 뱅뱅 돌면서 세탁조 내의 낙차를 이용해 빨래가 된다. 그래서 세탁조가 작은 소형 세탁기는 당연히 세척력이 약하다. 만약 어떤 알 수 없는 과학적인 이유로 세척력이 좋다고 들이댄다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분명 그 세탁기는 매우 비쌀 것이다. 




 소형 세탁기 사장 규모는 꾸준히 상승세에 있다. 참 신기한 게 요즘 젊은이들 많은 수가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고 알고 있는데, 그래도 할 사람은 다 하는가보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도 결코 재구매에 의한 상승이 아니라는 것은 뻔하다. 그러므로 소형세탁기의 경우 이대로 혁신 없이 팔아먹다가는 결국 저 시장 그대로 사멸할거란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한국이라는 특수한 호구 시스템이 갖춰진 나라에선 예외일지도 모른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하나의 시스템이 돼버린 호구 프로젝트는 가끔 정신이 멍할 정도로 생활 깊숙이 침투해있다. 하지만 아무리 호구라도 대놓고 이런 방송을 봤다면 당연히 구매하지 않아야 하며, 불매에 대해 홍보를 할 것이라 생각해본다. 


 국민 대부분이 호구임에 그나마 나은 부류가 주부다. 그녀들은 가끔 이해가 가지 않는 고집을 부리며, 상상조차 하지 못한 깽판을 놓지만, 소비에서는 생각보다 호구 짓을 하지 않는다. 그녀들이 영특하거나 특출나서라기보다는 가계 소비의 주체로써 쌓인 경험치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아기 세탁기 구매자들은 거의 이런 아줌마가 아닌 새댁이어서 저렇게 시장이 발전하는 것은 아닐까?









 소형 세탁기 사용자 신혜숙 (가명)씨는 헹군 후에도 거품이 나오는 빨래를 보며, 왜 이게 자신이 스트레스받을 일이 아니라 제조사가 벌벌 떨어야 할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을까? 그렇다.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거품이 남는다는 것은 세제 성분이 남는다는 것이며, 성분은 아이의 피부에 바로 닿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당연히 피부염을 일으킬 것이다. 이에 대한 피해자는 아기이다. 그러면 가해자는 누구인가? 저런 제품인지 모르고 산 소비자일까? 아니면 저렇게 만들어서 팔아먹은 제조사일까? 너무도 당연한 도출 결과임에도 현실에선 진짜 가해자가 웬일인지 서비스기한을 들먹이며, A/S를 해주네, 마네 할 것이다. 아이의 피부가 벌겋게 일어서 있음에도 아마 그렇게 응대하는 게 다일 것이다. 왜냐면 당신은 그들에게 그저 호구이므로.









 소형세탁기가 시원치 않아서 팔아버린다는 분도 있었다. 뭐랄까.. 대놓고 이상해서 뭐가 이상한지 모를 정도랄까. 그냥 처분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애견용 세탁기라면 살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세탁기 제조사 측은 역시나 위대한 대기업들이 하는 대로의 응대를 보였다. 소비자 과실. 소비자들을 깔보는 태도와 아무런 죄가 없다는 냥 말하는 투를 듣고 있으면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냥 헛웃음이 난다. 아마 외국에서 이런 방송이 나가고 저런 식으로 응대하는 게 방송을 타면 저 회사는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엄청난 이미지 피해와 소송과 시민사회에서의 타격을 맞아야 한다. 한국의 경우는 이게 당연함을 넘어 온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수돗물과 일반세탁기 그리고 소형세탁기의 마지막 탈수물 비교. 뿌열수록 세탁물에 세제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소형세탁기는 거의 우유 수준이다.












 세탁물을 깔끔하게 헹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헹굴 물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소형 세탁기는 말 그대로 소형이니까 물도 조금만 쓴다. 그러므로 깔끔하게 헹구기 어려워진다. 애초에 소형 세탁기가 물과 전기를 조금 써서 사용한다는 분들이 과연 세척력과 절약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세탁이 잘 안 되는 세탁기를 산다는 것 자체가 조금 이해가 안 가는 소비행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정부는 친기업적이라며, 결국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도 내지 못할 거란 섣부른 판단을 말했다. 정부는 어떤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이 문제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에서 정한 KS 규격이란 게 어느 정도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방송 내용에서 보이듯 부적절한 세탁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이 정도가 정부에서 정한 규격이라면 애초에 정부에서 국민을 호구로 보라고 허가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아기 세탁기 이물질로 네이버 검색하니 소비자고발, 소비자리포트, 설치, 비교, 추천, 중고 같은 관련 검색어들이 떴다. 그러니까 아마 이 방송이 나간 후에 뜬 검색어와 그 전 검색어가 적절하게 뒤섞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참 다행이다. 그래도 아예 관심을 못 받진 않은 모양이다.  





 세탁기에서 검은 이물질이 나왔고 그래서 망치로 부숴버렸다고 한다. 








 아기 세탁기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친환경 천연 세제를 사용한다. 당연하다. 그런데 아기 세탁기의 삶음 기능은 이런 천연 세제가 변질하여 이물질로 남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판매 시 당연히 고지해야 되는 사항이 아닐까? 고지하면 그만큼 판매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안 했을까? 


 '아기' 라는 키워드를 붙여서 판매율을 상승하곤 싶지만, 그에 관한 어떤 고찰도 되지 않은 제조사 및 판매처에 경의를 표한다. 대기업이기에 아직 리콜이라는 쓸데없는 짓도 안 하고 있을뿐더러 앞으로도 안 할 것이며, 설명이나 기계적 혁신도 없을 것임을 본 블레기는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팔아먹곤 싶지만, 솔직히 신경은 쓰기 싫은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세탁물의 멸균은 삶음 처리가 가장 효과적이다. 삶는다는 것은 100도 이상의 물에 세탁물을 넣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소형세탁기의 경우, 펄펄 끓는 물에 세탁물을 넣는다기보다는 아마 뜨겁게 데운 물에 한번 담갔다가 빼는 게 아닐까? 당연히 살균 능력은 낮다. 


 삶음 기능 때문에 아기 세탁기를 구매한 소비자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기대에 성능은 따라가지 못했다.




 아기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무조건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부모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아기라는 단어가 들어갔음에도 더 신경 쓰는 것은 고사하고 일반적인 기능조차 못 하는 제품을 내놓는 기업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대한민국에서는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라는 것만 이해가 갔다.


  아기에게 정말 쾌적함을 주고 싶다면, 매일 수차례의 손빨래와 직접 삶음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다. 쉴 새 없이 칭얼대는 아기를 돌보며 그렇게 가사 노동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런 연약하고 가려운 곳을 타켓으로 나온 아기 세탁기는 정말 필요한 가전이다. 하지만 그 가전은 제 구실을 못 했다. 본문에서는 오히려 그런 가전을 모르고 산 소비자에게 호구라고 했지만, 어쨌든 이건 기업의 과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업의 과실은 소비자의 손해뿐만 아니라. 애지중지한 아기의 피부까지 망쳤다. 


 소비자들이 들고일어나서 그 회사에 쳐들어가지 않을 것을 알기에 호구라고 말했다. 소송을 건다고? 절대로 이길리 없다. 담배 소송의 경우도 인과라는 부분에 막혀 아직 한 번도 이긴 적 없다. 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폐암과 담배의 상관성은 이미 너무도 광범위하게 다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에서는 그 상관성을 찾지 못했다. 그렇다면 과연 세탁기 성능에 따른 계면활성제 존재 여부와 이물질 여부에 따른 피부염의 인과를 증명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아니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단정 짓냐며, 법의 정의를 믿어보자는 분이 있을까? '법대로 하자'는 말은 '재산의 크기대로 싸워보자.'라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재산의 크기에 따라 누구는 하루의 노역장 생활이 5억의 가치가 있고 누구는 5만원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저 이 피해 사실을 좀 더 많은 분이 알아서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어떤 불매나 저항이나 소송을 바라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란다. 왜냐면 어떤 불매나 저항이나 소송도 쓸데없는 짓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