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 대구 여대생 부모 살인사건, 중년부부 피살의 진실궁금한 이야기 Y - 대구 여대생 부모 살인사건, 중년부부 피살의 진실

Posted at 2014. 5. 31. 10:27 | Posted in 리뷰/TV

 한 가족을 완전히 붕괴시킨 살인사건이 있었다. 언론도 이 사건을 조명했다. "헤어지라고 권한 여친 부모를 살해한 남자친구"라는 타이틀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전하는 사건의 디테일은 조금 달랐다. 아니, 오히려 한 사람의 삐뚤어진 인성으로 일어난 사건을 자극적인 제목에 덧붙인 느낌이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모두 3명이며, 모두 가족이다. 부모는 살인자의 손에 칼과 망치로 죽었고, 남은 딸은 부모의 사체 곁에서 감금 당하다 틈을 노려 베란다로 몸을 날렸다. 목숨을 담보로 해서 탈출에 성공한 것이다. 일단 목숨만 건졌을 뿐, 비극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애초에 좋은 남자를 만나야지, 라며 여대생 탓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탓을 하는 사람의 딸도 살인자를 만날 수 있다. 살인자는 얼굴에 '살인자'라고 써놓지 않는다. 








 뻔한 질문에 뻔한 대답이 오갔다. 살인자에게 카메라를 들이밀며, 이미 죽은 망자에게 한 말씀 하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일까? 살인자라는 악질 범죄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 말이 특이할수록 오랫동안 회자된다. 어디까지나 특이할 때이다. '잘못했습니다.' 라고 하는 살인자의 말은 너무 평범했다. 도저히 여자친구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죽이고, 그 곁에서 약 9시간 동안 여자친구를 감금한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아마 겉치레일 것이다. 


 꼭 여대생이 아닌 남자라도 죽은 부모의 시신을 곁에 두고 그 살인자가 같이 있다면, 분명 두려움을 느낀다. 그 시간 속에 당연히 잘못한 게 없음에도 몸이 움츠러들며, 애원이나 부탁을 할 것이다. 아마 피해 중년 부부의 딸인 살인자의 전 여친도 그렇지 않았을까? 


 이미 엎질러진 물처럼, 일어난 범행에 대해 사과하고 사죄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피해 여대생은 베란다에서 아파트 화단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다행히 빠르게 발견되어 119의 도움을 받은 모양이다. 119 구급차 안에서 구급대원에게 '집에 누구를 보내주세요.'라는 요청을 했으며, 구급대원은 경찰에게 요청한다. 요청을 받고 출동한 경찰이 발견한 것은 중년 부부 두 사람의 시체와 바닥에 낭자한 핏자국이었다.






 뉴스에선 이 사건을 간략하게 정리했다. '대구에서 20대 남성이 미리 구입한 공구로 보일러 수리공처럼 위장한 채, 헤어지라는 요구에 앙심을 품고 치밀하고 잔혹하게 범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제는 완벽하지 않다. 왜냐면, 헤어지라는 요구가 정말 정당한 요구였기 때문이다. 남녀 사이에 서로 좋다고 만나는 데, 부모가 개입해서 헤어지라고 한다. 헤어지라는 요구가 정당해지려면 어떤 이유가 있어야 할까? 바로 폭력이었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한다. 여자 팔자 뒤웅박이라서가 아니라, 부모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경우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면, 조심하는 게 맞다. 평소에 남자친구로 생각하거나 남자친구인 사람의 행동에서 폭력적이거나 눈이 뒤집히는 혹은 앞뒤 안 가리고 주먹부터 나가는 것에 남성적인 매력보다는 한없이 위험하고 무식한 짐승의 냄새를 맡아야 한다. 














 남자는 배관공으로 위장해, 살해된 부모의 집을 염탐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딩동' 눌러서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알 수 없는 조건에 휘말리는 것보다 훨씬 영리한 행동이다. 


 직접 의뢰하지 않은 수리에 대해 아파트나 단지에서의 수리를 자처한다면, 전화로 이 사실을 관리자에게 확인 해야 한다. 꼭 이런 살인 사건이 아니라도, 강도나 강간 같은 중범죄 발생 시에도 애용되는 방법이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박지선 교수는 두개골에 칼이 7cm 들어갈 정도로 찔렀으면 온 사방에 피가 다 튀고 찌른 사람의 얼굴부터 뒤집어 썻을 것으로 예상했다. 범행이 우발적이었다면, 피를 뒤집어쓴 채, 귀가한 여자친구를 맞이했겠지만, 범인은 얼굴과 몸을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물론 여유 시간이 있어서 그랬을수도 있다.







 경찰대 교수는 결국 여자친구도 살해되며, 범행현장을 정리하고 도주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행히 여자친구가 영리하게 도망을 쳤기에 망정이지, 한 가족이 한 사람으로 인해 몰살당할 뻔한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것은 저녁에 죽은 부모를 옆에 두고 여자친구와 아침까지 동아리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살인자 남친은 대학교동아리 연합회 회장이었다고 한다. 모든 대학교가 아닌 아마 대구지역의 대학교 연합회인듯하다. 군 복무 제대 후 연합회의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과보다 동아리 활동에 열심이었던 듯하다. 







 살인범은 여자친구를 때렸었다. 임원의 증언에 따르면, 한두 대 때린 게 아니라. 팼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남자가 여자를 진심으로 목 조르고 내려찍었다. 당연히 여자는 타격을 받았고, 얼굴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데이트 폭력은 앞으로 그 남자와 함께하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는 아주 좋은 예비현상이다. 말로 하는 남자와 손을 드는 남자는 천지 차이다. 어떤 경우라도 여성에게 손을 쓰는 남자는 절대로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 잘못해서 결혼하면, 평생 불행할 소지가 있다. 물론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는 사람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에 맞게 결국, 여자에게 손을 댄다. 그리고 나아가 여자는 물론 자식에게까지 손을 댄다. 남자든 여자든 결국 그럴 년,놈은 그렇게 된다. 정말이다. 때릴 남자는 결국 때리며, 바람 필 여자는 결국 핀다.










 남녀가 만나 사귀는 중, 남자가 여자를 폭행했다. 그리고 이별했고, 남자는 여자를 스토킹했다. 같이 들어갔던 동아리 연합회도 더 이상 활동하기 힘들어 회장직을 사퇴했다. 그 후 살인이 일어난다. 하지만 여기서 빠진 게 살해 동기이다. 그의 살해 동기는 뉴스에 나온 대로 헤어짐을 종용해서가 아니었다. 





 살인범 장 씨가 연합회 회장을 사퇴한 것은 연인의 이별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여자친구의 부모가 폭행의 흔적을 물어 장 씨의 부모를 찾아왔고, 그래서 장 씨는 부모에게 혼나면서 휴학을 했고, 동아리 회장을 사퇴한 것이다. 이때, 장 씨의 부모가 폭행당한 여자친구 부모님에게 제발 고소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사랑한다고, 그 자식 사랑이 결국, 애꿎은 중년 부부 2명을 죽인 것은 아닐까? 


 장 씨의 살해 동기는 결국, 동아리 회장직을 내려놓게 만든 여친 부모에 대한 원망이었다고 볼 수 있다. 동아리 회장 하면 어떤 혜택이 있는지 몰라도, 사람을 죽일만한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살인까지 한 것은 아마 그가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이라서가 아닐까? 권력에 집착하며 자리 때문에 사람까지 죽이는 것을 한국 근현대사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아마 끝나지 않으려나 보다. 









 경찰관계자가 말하는 살인범의 현재 상태는 매우 좋다고 한다. 살인에 대한 죄책이 전혀 없이 잘 먹고, 잘 잔다고 한다. 살인 시 생긴 상처를 치료받으러 병원 요청도 한다. 딱히 싸이코패스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그저 우리 시대에 많이 있는 평범하게 이기적이고 멍청한 사람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원인은 살인범 스스로 제공한 행동이다. 그럼에도 남 탓으로 돌리며, 살인까지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저런 사람이 존재하는걸까? 아니면 시청률을 위해 티비에서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건가? 싶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배운 게 있다면, 여자는 남자를 함부로 만나지 말 것, 만나더라도 폭행을 당하면 꼭 법적 절차에 따라 고소를 해야하며, 구속시켜야한다는 것. 그리고 절대 무료 배관공을 들이지 말 것. 이다. 결국, 더 삭막한 세상이 되더라도 개인의 안전은 개인이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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