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연금 20% 삭감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작용공무원 연금 20% 삭감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작용

Posted at 2014. 5. 21. 21:24 | Posted in BLOG/시사사회

 내년부터 공무원들의 연금 지급액을 20% 삭감한다는 기사를 봤다. 월 188만 원을 받던 퇴직자가 이제 150만 원을 받는 셈이다. 연금삭감정책이 대두된 것은 세월호 참사로 그 민낯 드러낸 관피아, 즉 관료 + 마피아에 대한 개혁과 연간 2조에 이르는 연금 적자 때문이라고 한다.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호응하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아마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본 관행과 경직된 자세를 보고 실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 여파라고 생각된다. 경직된 처리능력과 관행에 얽매어 눈앞에 현실도 못 보는 갑갑한 행태는 바닷속에서 고통스럽게 절규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억장 무너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관피아들은 공무원이라는 큰 틀의 직업군을 형성하는 사람들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예상하건대, 관피아들은 대부분 관료 사회의 상위층들일 것이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높은 사람들, 결정권자, 책임자들이라는 생각이다. 


 관피아를 타파하는 것은 발본색원하여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정공법 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법은 일반화로 조직 전체를 겁박하는 방법도 이며, 그것이 더 쉽다.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사기 저하와 노후 대책에 대한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네거티브한 방법이다. 한국은 항상 이런 네거티브한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연금삭감을 당한 공무원의 입장에서 조금만 생각해보자. "아, 우리 공직사회가 많이 부패했구나. 당연히 연금도 깎아서 정신을 차려야지!"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왜 나까지?"란 생각을 할까? 공무원도 인간이다. 


 일단 까라면 까는 대로 하는 공무원이며, 사기 저하된다고 주민등록등본 못 때는 것도 아니기에 별걱정은 안 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연금 삭감에 대한 진짜 문제는 생존형 부패가 늘어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한 계열에서 오래 일한 공무원들은 관련 공기업이나 민간기관으로 스카웃 돼서 인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세월호 관련하여서도 해수부 출신 공무원들이 선박 관련 기관에 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유는 돈이다. 공무원일 때보다 좋은 보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퇴직 후 겨우 생활만 가능한 연금보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기에 그런 식의 유착이 유행한 것 아닐까? 애초에 국민이 제일 많이 접하는 하위 공무원들은 관피아가 될 능력도 위치도 안 된다. 굳이 연금이 필요 없을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관피아가 된다.


 연금 삭감으로 이제 공무원들 전체의 노후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은 정신을 차리기보다는 더욱 가열차게 관피아가 되어서 이득을 챙기거나 퇴직 후 연금에 기대지 않고도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관에 들어가지 않을까? 물론 미개한 한 명의 블로거가 캐치하지 못한 정보가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일수도 있고, 공무원들의 청렴함과 공익추구정신을 몰라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노후가 불투명해진다는 명제는 변함이 없으며, 그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공무원들은 쉽게 두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법과 관피아가 되어 국민의 공익보다 자신의 사익을 위해 공권력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인간은 언제나 더 쉽고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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