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채널e TV끄기, TV를 끄면 일어나는 일지식채널e TV끄기, TV를 끄면 일어나는 일

Posted at 2014. 5. 19. 14:50 | Posted in 공부/지식채널

 현대인의 특징은 빠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불을 발견한 사람이 불에 고기를 굽는 방법을 알았을 때, 그 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되는데 있어 과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렸을까? 누군가 그 행위를 보고 따라 하고, 혹은 알려 주며 전파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TV에 한번 방송이 나오면 대부분 사람이 알게 된다. 그래서 TV는 유익한 물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유익한 물건이어야 할 TV는 정보의 빠른 전파라는 유익성을 제외하면 실상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드라마나 쇼,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꼭 그것을 봐야 하는 이유는 없지만, 사람들은 정보 전파의 기능을 하는 뉴스보다 더 챙겨본다.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뉴스를 안 보고 쇼, 예능을 보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정도의 문제에서 이미 그것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바보상자라고 불리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보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을 갖거나 주위를 돌아보거나 사색하거나 명상하는 시간보다 TV가 이끄는 대로 생각이 정립된다. 생활의 기준이 TV에 나온 것이 된다. 여가가 TV가 되며, 자아는 TV 프로그램이 맞춰주는 대로 형성된다. 이웃의 문제보다 TV에서 제안하는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며, 만약 TV가 거짓말을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준다고 하여도 그대로 믿게 된다. 



 안 봐도 뻔한 실험이다. TV를 끄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담배를 끊는 금연자처럼 금단 현상을 겪을 것이다. 원래 TV를 안 보는 사람이 보면 그들은 중독자이다. 미디어 중독자, 광고 중독자, 예능 중독자, 스포츠 중독자, 정치 중독자



 어린아이마저 TV에 중독되고 있다. 보는 프로그램이 성인과는 틀리겠지만, 이미 어렸을 때부터 TV에 눈을 맞춘 어린이는 동화책을 보며, 상상력을 기르거나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과는 다른 인식 구조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일어나자마자 TV부터 켜고 보는 가정이 많다. 하지만 TV를 끄자. 아주 조용한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에 TV를 켜고 세상 돌아가는 뉴스를 보는 것에 대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아침 뉴스를 정독하듯 보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적막한 아침에 무언가 소음을 원하기에 켜놓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먹거리, 즐길 거리가 늘어난 사회임에도 휴일에는 방에 틀어박혀 TV를 보는 것이 일상적인 휴일 나기 방법이다. 그건 싸고 편하고 재밌는 TV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가 없을 때의 기회비용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엄청난 양의 문화와 놀이의 기회를 뺏기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드라마와 예능을 보면 언제 시간이 갔는지 모르게 이미 한 두 시간이 흘러 있다. 지루한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만화에 눈을 맞추고 조금 있으면 이미 저녁을 차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저녁을 먹고 드라마를 보다 보면 곧 잘 시간이 다가온다. 이런 류의 패턴에 몇 년 혹은 몇십 년을 맞춰온 사람들에게 당장 TV를 없애라는 것은 어쩌면 고문에 가까운 벌일 수도 있다.



 TV가 있으면 그곳에 눈을 맞추고 생각을 하는 것보다 생각을 따라가면 된다. 마치 송장처럼 온 신경을 TV에 집중하면 시간이 간다. 하지만 TV가 없다면 집중할 곳이 사라지고 곧 안절부절못할 것이다. 



 '할 일 없으니, 잠이나 자자.'는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은 곧 일찍 깨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의 패턴이 안정될 것이다. 나는 올빼미형 체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티비나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 그건 올빼미 체질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계속 할 일이 있어 잠을 안 자는 것뿐이다. 




 TV를 끄고 3 일 후, 그러니까 미디어 중독에 대한 금단현상이 어느 정도 사그라들때쯤 주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어질러진 방과 정리 안 된 책장, 보려고 했던 책과 퀴퀴한 이불. 모두 미디어에 중독됐을 때는 신경도 안 쓰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퇴근하면 집에 와서 티비 보다가 잠드는 사람이 티비가 없으니 청소를 한다. 죽어도 청소 안 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마 그런 사람들은 운동할 것이다. 어쨌든 티비를 보는 것보다는 유익한 행동을 한다.



 티비를 안 본다고 해서 아예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살 수는 없다. 티비 대신 신문과 책을 읽는 것은 당연한 정보 습득의 수단이다. 경험자로서 단언할 수 있다. 티비를 억지로 끊고 책을 보면, 약 3달 후 달라진 감성과 지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운동했다면 군살이 빠져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사색한다면, 생활의 중심에 자신의 전략이 생길 것이다. 정말이다. 그런 시간을 지금까지는 그냥 티비를 보는데 썼을 뿐이다. 



 꼭 독서를 하거나, 운동하는 것 말고,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새로운 놀 거리를 만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새롭다고 해서 게임기를 사면 말짱 꽝이다. 미디어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놀이가 생각보다 많다. 하다못해 부루마블도 좋고, 딱지나 윷놀이도 좋다. 티비보다 재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가족들 간에 대화가 생길 것이다. 한 간의 재미보다 가족 간의 소통이 더 남는 장사 아닐까?



 부모는 막장 드라마 대신 자식의 행동을 보게 되고, 아이도 예능 대신 부모의 습관을 보게 될 것이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3시간을 티비만 보며, 일 년이면 한달 반 동안 티비만 보는 것이다. 평생에 걸쳐 10년 동안 티비만 본다고 한다. 




Turn off TV -> Turn on Life 

'TV를 끄면 삶이 살아난다.'는 말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TV를 켜면 삶이 죽는다는 말도 성립되지 않을까? 이미 많은 사람은 필요 이상의 TV 시청이 나쁜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쉽게 TV를 끄지는 못 한다. 그 이유는 쉽게 편한 것에 대한 수용이 결국 중독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TV를 끄면, 삶이 풍성해진다. 자신이 성장한다. 시간이 남는다. 생활이 돌아온다. 물론 안 좋은 점도 있다. 친구들이 다 떠드는 예능에서의 에피소드들을 모르게 될 것이며, 스타의 사생활을 접할 기회가 사라지고, 가수의 퍼포먼스를 볼 수 없게 된다. 장,단점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