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 해경 구조의 의혹, 국가의 의무추적 60분 - 해경 구조의 의혹, 국가의 의무

Posted at 2014. 5. 18. 17:18 | Posted in 리뷰/TV

 KBS가 이상해졌다. 추적 60분이라는 KBS 최대 탐사 보도 프로그램에서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사퇴하며 남긴 폭로의 효과 때문일까? KBS 노조가 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와 KBS는 유착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사장에 대한 신임은 땅을 쳤다. KBS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두고 봐야 알겠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방향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응원하는 방향이다. 한 달 전기요금에 합산되어 나오는 수신료를 낼만 하다고 근 5~6년 만에 느끼게 해준 추적 60분 팀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번 KBS 파업을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과연 어떻게 끝날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어차피 KBS 파업한다고 해도 MBC 파업 때처럼몇몇 정신 나간 사람들이  '무한도전'해달라고 했던 것처럼 재밌는 예능도 없지 않은가? 이번 기회에 일하는 보람 있고 떳떳한 공영방송으로 태어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추적 60분에서 인터넷 언론을 제외한 모든 공중파를 통틀어 제일 날카로운 세월호에 대한 의혹을 밝혔다. 포커스는 해경이었다. 거기에 언딘의 입장과 논리적인 전개와 설명은 어쩐지 어수선하던 상황을 약간 추스른다는 느낌도 들었다.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추적 60분 생방송 당시 약간의 동요가 일어날 정도로 기막힌 내용이었다. "지금 추적 60분 보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들이 올라왔었다. 


 인터넷 언론과 팟캐스트를 즐겨듣는 사람이라면 이미 약간 지겹게 느껴질 이야기였지만, 공중파만 보는 사람들에겐 아주 신선한 소식이었을 것이다. 더불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책임자인지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추적 60분의 주 된 주제는 사고 당시 해경 구조에 대한 의혹이었다.









 침몰 초반에는 알다시피 대부분 승객이 어업지도선과 어선에 의해 구출되었다. 어민들은 더 구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참 이상했다. 이런 아쉬움의 말을 해야 될 곳은 정작 해경이며, 구조 당국인데 적어도 내가 본 뉴스에서 이렇게 안타까워하고 아쉬워 하는 해경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내가 못 본 것일 수도 있다. 차라리 계속 저렇게 울상지으며 승객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었고, 우연에 우연이 겹쳐 내가 못 본 것으로 단정하고 싶을 정도이다. 


 하나 더, 구조는 헌법에서 규정하는 대로 하면 국가의 몫이다. 하지만 실상 어민의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국가는 이들에게 생업에 대한 보상을 해야 되지 않을까? 배도 기름이 들어간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차를 얻어타면 기름값은 줘야 하는 고유가 국가에서 어민들에 대한 기름값과 생업값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시골이니까, 급박했으니까, 인심 좋으신 분 같으니까, 쌩깐다면 법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너무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본다.















 어업지도선은 불법행위를 하는 배를 감시하기 때문에 직접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영상을 언제나 촬영하고 있다고 어업지도선 전남201호 박승기 항해사는 말했다. 촬영은 세월호 침몰 당시에도 되고 있었다. 항해사가 처음 사고 현장에 가서 받은 느낌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었다. 분명 배 안에 사람들이 있다면 좀 더 긴박하고, 더 아수라장이 돼 있어야 할 텐데 배가 기울어 있고, 해경 배가 한 대 조타실 쪽에 접안되어 있을 뿐이었다. 


 박승기 항해사가 파악한 상황은 여객이 없는 배가 침몰하여 승조원들만 구조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상식적으로 작은 어선이 아닌 큰 여객선의 경우 일반 승객이 배의 심장부인 조타실에 들어가게 놔둘 배는 없다. 조타 한 번 잘못하면 그것도 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의 설계도를 보면 조타실 쪽으로 사람이 아예 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간추리면 조타실 쪽에는 승조원들이 있는 곳일 테고, 반대로 선미 부분은 대부분 승객들이 있었을 것이다. 









 항해사는 선미 쪽으로 이동해서 40~50명을 구했다. 하지만 구조에 직접적인 책임자인 해경의 경비정은 선미에는 접근하지 않았으며 선수 조타실 쪽에만 한 번 접안해서 선장과 선원 그리고 약간의 승객들만 구했다. 해경이 그들만 구한 것은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사실이다.



 구조된 승객인 김동수 씨는 구조선에 오를 당시 사람들과 학생들이 창문을 때리는 것을 봤다고 한다. 해경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특공대 투입을 운운하며 안심시켰다고 한다. 








 사고 후 구조된 승객의 멘탈 케어를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라면 일면 이해는 간다. 하지만 구조된 승객은 논외로 치고 지금 배 안에서 바닷물이 들어오는 상황에 있는 구조해야 할 승객을 우선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스스로 탈출한 승객 말고 해경이 선내로 진입해서 한 명이라도 살렸으면 이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말이 성립해서는 안 됐다. 






 故 박채연 양의 큰아버지인 박용순 씨는 시간별로 동영상을 체크했다. 체크하면서도 시간과 배의 각도를 보면서 해경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으로서 억울한 마음에 떼를 쓰는 것이 아닌, 찬찬히 생각해서 나온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해경이 죽든 말든 일단 들어갔으면 어땠을까?'가 아닌 충분히 들어가서 사람들을 구조한 다음 해경도 나올 정도의 시간이 됐음을 암시했고 의심했다.





 서해 해경 김수현 청장은 사고에 대한 브리핑에서 함정 61척 헬기 8대, 해군과 민간어선 등의 가용 세력을 총동원하여 승객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하였다.








 사고 현장에 나타난 유일한 해경 경비정이었던 123호의 김경일 정장은 사고의 긴박성 때문에 구한 사람이 승무원인지 선원인지 모르고 일단 구하고 봤다고 했다. 하지만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조타실 쪽에서 나오는 사람이 승무원인지 몰랐다는 것은 석연치 않았다. 이분들의 살신성인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상 사고에 도가 텄을 경력의 사람이 과연 조타실 쪽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선원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몰랐다는 자체가 매우 석연치 않을 뿐이다. 




 해운법에 따르면 여객의 금지행위 중 조타실과 기관실 등은 승객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해운법을 기초로 보더라도 조타실에서 일반 승객이 나올 확률은 미비하다. 과연 이런 상식적이고 법적인 규정을 해경이 몰랐을까? 해경도 나름의 공권력이므로 당연히 법에 기초한 운영을 할 텐데 이것을 몰랐으면 몰랐던 대로 질타를 받아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고명석 해경국장은 이와 같은 질문에 규정을 봐야 하며, 구명동의 때문에 신원을 구별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생존한 세월호 조타수는 사고 당시 조타실 바로 밑까지 해경 뱃머리가 들어왔다고 진술했다. 그래서 선원들은 별 지장 없이 구출되었다고 한다. 지장이 있었던 사람들은 승객들뿐이었다.













 언딘의 장병수 기술이사가 공중파 인터뷰에 응할 줄을 생각도 못 했다. 추적 60분을 보고 가장 이상했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인터뷰였다. 그리고 장병수 기술 이사의 진술은 충격적이었다. 몇몇 언론은 모든 악의 축으로 유병헌 전 세모그룹 회장과 언딘 구난 업체를 꼽고있다. 언론의 마녀사냥으로 일반 시민들은 그대로 믿게 되었다. 이 인터뷰가 어떤 파장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충분히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심도 있는 인터뷰를 JTBC가 아닌 KBS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심도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너무나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이다. 


 언딘은 출동 당시 '전원 구조'라고 듣고 나갔다. 그래서 인양만 생각하고 나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달랐고 어쩔 수 없이 구조에 참여했다고 한다. 


 해경은 언딘에게 구난 명령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구난과 구호와 구조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이다. 구조는 국가의 의무라고 했다. 그리고 언딘 같은 민간업체는 구난 업무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종자 수색이나 구조 혹은 시신 수습은 언딘의 구난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언딘은 해경에게 구조에 대한 명령은 받은 적도 없으며, 계약된 적도 없다고 한다. 상황이 급박해서 구조에 참여한 것은 맞으나 구조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것이 언딘 측 입장이었다. 


 그렇다면 구조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세월호가 바다에 빠진 것은 사회의 각종 부패가 결집하여 생긴 염증 때문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언딘 측의 입장을 듣고 보면 세월호가 침몰한 후에 구조를 못 한 것은 온전히 해경, 그러니까 구조 당국의 탓이라는 의혹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  






 UDT 동지회 박창은 씨 또한 사고 현장에 자진해서 자원봉사로 간 민간잠수사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오직 수중 작전을 위해 훈련된 정예병들이 이른바 UDT와 SSU라고 알고 있다. 그야말로 정예 중의 정예이며, 전문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해경은 이들을 보고 검증이 안 되었다는 이유로 투입하지 않았다. 박창은 씨는 자신들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누가 검증되느냐고 묻고 싶다고 한다. 스스로 능력에 대한 자부심에 나온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UDT 동지회의 회장인 권경락 씨는 자신들이 일반적인 공기통을 가지고 하는 잠수부가 아닌 전문적 장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일명 '후까'라고 불리는 표면 공기공급장치는 일반적으로 공기통에 산소량에 따라 잠수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개선하기에 더없이 좋은 도구이다. 왜 이런 도구가 있는 사람들이 검증되지 않았을까? 사고 초기 뉴스에서 보기로는 공기통을 써서 잠수를 20분밖에 못한다고 했었다. 이들이 반려된 이유는 무엇일까? 계속 궁금했다. 물론 사고가 나고 한참 지나서 이 도구를 가진 사람들도 투입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초기와 후기의 중요성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이 알 것이다.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사고 현장에서의 컨트롤 타워 부재였다. 즉 허술한 관리체계로 사람에 대한 관리와 장비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통제권은 해경에게 있다. 그렇다면 이런 컨트롤 타워에 부재로 인한 인원 미관리 또한 해경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진성준 의원에 따르면 동지회가 아닌 현역 SSU요원과 UDT 요원들이 잠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민간 구난 업체인 언딘이 현장 접근을 금지했다는 해경의 통제가 있었고 해군은 그것을 수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난 사고는 해경의 통제하에 놓인다는 것은 상식적이다. 하지만 위에 서해 해경청장이 말한 것처럼 가용한 인력,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의 정예 인력이 있음에도 접근을 금지 시킨 데에는 그만한 이유를 대야 할 것이다. 그냥 변명이 아닌 납득할 만 이유가 꼭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이유가 자신들의 통제권하에 있는 '언딘'이라는 구난 업체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는 걸로 마무리 짓기엔 석연치가 않다. 바로 여기가 언딘이 모두의 적이 되는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언딘에서 저런 요청을 했을 수도 있고, 해경은 전문업체가 한 말에 따랐을 수도 있다. 









 언딘의 답변은 생각보다 간결했다. 이건 진실을 확실히 가려내야 하는 측면이 존재한다. 정리하면 해경은 언딘이 하지 말랬다고 안 했고, 언딘은 가이드라인 가용인원에 따라 해군이 진행을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이만큼 비효율적인 시스템도 없을 것이다. 민간잠수사들의 능력이 안 좋아 해군이 들어가야 된다는 것이 아니다. 해군도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설치하고 배의 수색로를 더 확장시키는 방법도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총 100M가 훨씬 넘는 큰 배에 가이드라인 설치 가능 요소가 2군데 밖에 없었을까?



  민간잠수사 박상근씨가 말한 내용은 이미 언론이 보도해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내용이다. 첫 시신을 발견한 박 씨에게 언딘과 같이 발견한 것으로 말해달라던 내용이다. 







 민간잠수사들이 의문을 던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기통의 개수다. 공기통 하나로는 수색이 전부이다. 배 안에 갇혀있을 사람을 발견한다 해도 끌고 올라올 수 없다. 비상공기통이 있어야 구조가 가능했다.  




 확실히 쐐기를 박는다. '언딘은 선박 인양을 하러 간 것이다.' 그렇다면 구조는?





 와우 냥꾼 스킬인 마무리 사격을 보는 느낌이다. "구조 명령은 한 번도 안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언딘의 용역 계약서의 업무 범위에서도 구난/구호에 대한 용역과 기술지원만 있다.




 추적 60분 진행자 이상협 아나운서의 비유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만약 차 사고가 났을 때 사고 처리나 구조는 경찰과 119같은 정부 기관이 하며, 차를 고치거나 견인하는 부분은 보험사에서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구조는 국가의 의무, 초기 탈출자를 포함하지 않는다면 현재까지 구조자는 '0'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해경들의 의전을 받고 있다. 이걸로 귀한 구조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의전도 중요하다. 나라의 군 통수권자가 왔는데 해경이 어찌 구조만 열나게 하고 있을 수 있을까? 줄 서서 경례도 하고 잠수할 사람 세워놓고 구경도 시켜야 할 것이다. 


 목포해경 김문홍 서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종되지 않도록 다 찾는다고 했다. 유가족과 같은 마음을 갖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피해자 가족들이 대기하던 체육관을 찾았을 때,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애원하는 아줌마와 무릎 꿇는 아줌마를 보며 뭔가 뒤바뀐 아주 불편한 감정이 들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높은 자리는 맞다. 하지만 국민이 있기에 국가가 있고, 국가가 있기에 대통령이 있는 것 아니던가? 그것이 빛 좋은 개살구처럼 지켜지고 있던 민주주의 정의 아니던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책임위임자에게 사정하고 있었다. 


 집주인이 세를 줘서 사는 세입자에게 제발 집 관리 잘해달라고 울며불며 사정하는 것을 난 본적이 없다. 하지만 나라는 다른가 보다.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이 다르던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현장에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으며 어떤 여건에서도 잠수사 오백여 명을 투입하고 있다는 소리를 하자 가족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한 가족이 말하길, 상황실에 물어보면 139명의 잠수부가 들어갔다고 했고, 항에 물어보면 12명이 작업 중이라고 했으며, 배를 타고 들어가서 직접 만나본 잠수사는 2명이었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거짓말은 반발을 낳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만약 지금 오늘 여러분들하고 얘기한 게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분들 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박근혜 대통령도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만약 구조였다면, 우리나라는 다시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아마 대통령이 가족들과 얘기한 것이 구조가 아니었다고 추측해볼 뿐이다. 











 언딘 이사가 말하는 우리나라 해경의 수준은 참혹했다. 침몰한 지 72시간이 지나도록 수색은커녕 공기 주입밖에 못 했다는 것이다. 



 충북대 행정학과 이재은 교수는 다급한 사고 현장과는 다른 지휘부의 탁상공론에 대해 꼬집었다. 








 결국, 분노한 가족들은 아이를 살려내라며 화를 폭발시켰다. 그리고 KBS 건물까지 갔지만, 문전박대를 당했다. 가족들이 KBS에 간 이유는 정당하지 못한 언론 보도와 KBS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이 이유였다.




 KBS에 들어가지 못한 가족들은 청와대로 향했다. 시위나 집회가 아니었다. 하지만 가족들은 경찰에 막혔다. 그들은 반나절을 아스팔트 위에서 보낸 뒤에야 KBS 길환영 사장의 사과를 받고 철수했다. 












 민간잠수사 故 이광욱 씨의 어머니 장춘자 씨는 해양 경찰에서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을 알려줬다. 해양경찰에서는 이광욱 씨의 지병에 대해 질문했다. 부고를 알리기도 전에 지병을 알아본 것이다. 


 故 이광욱 씨는 민간잠수사로써 '간만에 애국하러 간다'는 마지막 메세지를 남긴 사람이었다. 하지만 국가는 그의 죽음에 대해 지병이 있어서 숨지지 않았나? 하는 책임회피형 질문부터 던진 것이다. 문득 한겨례 21의 표지가 다시 생각났다. '이것이 국가인가?'



 10년의 세월 동안 노무현을 까던 사람들이 이제 1개월이 지난 세월호에 대해 지겹다고 한다. 어느새 방송들은 예능을 다시 내보내기 시작했고,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던 진도 날씨는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숨진 그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아직 살아있는 우리를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한다.


 KBS 추적 60분의 이 같은 행보를 매우 응원한다. 이 정도만 해도 수신료의 가치가 감동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깟 수신료 아깝지 않으며 4000원으로 인상한다면 지지할 용의까지 있다. 다만, 변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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