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 치킨 중량에 대한 불편한 진실생활의 발견 - 치킨 중량에 대한 불편한 진실

Posted at 2014. 4. 30. 17:44 | Posted in 리뷰/TV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한국의 절대적 간식 강자는 치킨이다. 인터넷에서는 치느님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치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결코, 한 세대나 계층의 것만은 아님을 방증한다. 


 치킨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지는 만큼 치킨에 대한 불만도 늘어났다. 치킨을 튀기는 기름에 대한 진실은 즐겨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헛구역질이 날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불만은 치킨의 중량이다. 어느 치킨집 전단을 보더라도 결코 그 치킨에 대한 실제적인 중량을 표시하지 않는다. 즉 그 치킨집에서 10호를 쓰든, 7호를 쓰든 고객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거의 비슷할 것이다. 고객에게는 불만거리이지만 불법은 아니다. 




 한 건물에 여러 치킨 프렌차이즈들이 있다. 그만큼 치킨에 대한 한국의 애정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겠고, 치킨 배달업이 얼마나 치열한 시장인지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우스갯 소리로 할 일 없으면 치킨집을 연다는 것은 그냥 우스개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대라고 생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배달음식 선호도를 보면 치킨이 단연 1위였다. 




 치킨 한 마리의 정량 업체마다 가맹점마다 천차만별, 치킨 한 마리 정량이 없어?, "치킨 양이 부족한 이유", 닭값 떨어졌는데 프랜차이즈 치킨값은 올라 같은 기사들이 나왔다. 


 치킨 한 마리에 대한 법적인 정량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고, 프랜차이즈에서는 이를 이용해서 치킨의 양을 속임으로 어느 정도 이윤을 챙길 것이다. 이미 예전에 방송되었던 치킨을 튀기는 기름에 대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충분히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하고도 남는 행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부의 프랜차이즈라는 말을 해야겠다. 안 그러면 그들은 자신이 했다는 건 줄로 알고 제 발을 저리며 소송 걸겠다고 협박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돈 주고 사 먹는 고객에게 이런 짓을 하는 사람들인데 관계없는 사람이 자신을 비난한다면 어떤 액션을 취할지는 뻔하다. 


 일부의 프랜차이즈 치킨집에서 중량을 속이고 있다. 아니 속인다기보다는 애초에 감추고 있다. 그리고 중량을 물어보는 고객에게는 속일 것이다. 튀기면 닭의 수분이 빠져나간다든지, 실수라든지, 닭의 원가를 맞춰야 우리도 먹고살지 않겠느냐든지. 





 생활의 발견에서는 몇 개 브랜드를 선정해서 무게를 재봤다. 한 마리 1kg를 잡든 다던 어느 사장님의 말과는 다르게 900g을 넘는 치킨은 없었다. 물론 실제로 수분이 빠져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튀김 옷이 붙어서 어느 정도 상쇄되지 않을까? 


 또 하나의 문제는 각 브랜드마다 치킨의 양이 가지각색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거의 복권 수준이다. 물론 바쁜 매장에서 1g 단위까지 같은 수준의 치킨을 원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이기적인 고객이지만, 100g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확실히 판매처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치킨의 크기는 본사에서 수급에 맞춰 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닭의 수급이 안 좋아지면 작은 닭들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렇게 수급을 맞춰놓은 상태에서 판매한다. 닭의 크기가 작아졌으니 가격을 인하한다든지, 그냥 알리기라도 하는 프랜차이즈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닭의 수급이 안 좋아져서 어린 닭을 사용하는 것은 잘 알겠는데, 왜 고객에게는 그대로 같은 돈을 받는 것일까? 이유는 고객이 봉이기 때문이다. 


 딱히 '고객님 사랑합니다.' 라든가 '고객이 왕이다.'라는 문구의 말 처럼 해주길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돈에 맞는 서비스와 품질을 원할 뿐이다. 하지만 당신 아니어도 시켜먹어 주는 사람 많으니 안 먹어도 된다는 치킨집 사장님들의 머릿속에는 '이렇게 해도 먹는 봉이 많으니, 상관없겠지.'라는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다. 










 자신이 구매한 것에 대해 값어치를 하는지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치킨의 중량을 재서 안 맞으면 따지는 게 우리 사회에서는 유별난 행동이다. 그래서인지 이 문제는 고객의 피해보다는 깐깐한 블랙컨슈머의 이미지까지 있다. 


 치킨 중량에 문제가 있어 문의하면 치킨집에서 최후에 내밀 카드는 바로 본사 탓이고, 본사도 결국 가맹점 탓을 할 것이다. 문제는 돌고 돌아 결국 고객의 스트레스로 남을 것이다. 선택은 두 가지 닥치고 먹든가, 먹지 말든 가로 점철될 가능성이 크다.









  성신여대 생활문화 소비자학과 허경옥 교수는 치킨의 중량을 메뉴판에 표기한다든가, 1+1같은 한 마리 더 같은 메뉴에도 몇 그램이 추가되는지 알릴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필요성을 말했다.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지 의심스럽다. 마련될 때까지는 아마 이런 행태가 계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맛있다며 상관없다고 사 먹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고, 그 와중에 제값에 꼼꼼함을 드러내는 사람들은 손해를 볼 것이다. 그렇다고 닭을 먹지 말자고 하는 것도 아니고, 치킨집 사장님들을 수사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먹는 거로 장난치면 천벌 받는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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