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 Y - 한밤의 질주, 3318 버스는 왜 멈추지 않았나, 급발진 의혹궁금한 이야기 Y - 한밤의 질주, 3318 버스는 왜 멈추지 않았나, 급발진 의혹

Posted at 2014. 4. 30. 15:59 | Posted in 리뷰/TV

 얼마 전 있었던 버스의 시내 다중 추돌 사건을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조명했다. 이 사건 원인을 경찰에선 버스 기사의 졸음운전으로 잠정 결론지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사건의 정황을 들춰보니 과연 그런 결론이 합당한 건지 약간은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100% 졸음운전은 아니다.' 라고 단언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고에 대한 경위를 따지는 데 여러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에서 그 의혹들에 대한 완벽한 해명 없이 무조건 기사의 과실로 몰아가는 것 또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버스는 두 번의 사고를 냈다. 1차 사고 지점에서 2차 사고 지점까지 약 1km의 텀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졸음운전이라면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충격으로 잠이 확 깰 것이며, 아마도 버스를 정지했을 것이다. 버스는 원래 사고가 나도 말없이 운행을 계속한다고 들은 적은 없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약 1km를 더 달려 다른 사고를 냈다. 너무 졸려서 사고 낸 것에 대해 인지를 못 하고 다시 달렸을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잠에 취해서 1차 사고 당시 충격을 꿈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아예 감지를 못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가능성이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가능성에 대한 논리적이고 실질적인 증명을 한 다음 수사발표를 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이 사고에 대한 졸음운전에 반대되는 의혹은 바로 급발진이다. 여타 자동차 사고현장에 흔히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라는 타이어 자국은 자동차의 급제동 시 나타난다. 가속 중 브레이크를 밟으면 타이어가 멈추면서 아스팔트에 마모되며, 그 마모된 자국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고가 난 곳에는 이런 자국이 없었다. 


 기사가 생각지도 못할 싸이코패스라서 브레이크 없이 가속하며 사고를 내고 다녔을 수도 있고, 아예 브레이크가 먹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불명확한 의혹이 일었다.




 버스회사 관계자도 운전자가 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버스의 경우 2개의 브레이크가 있으며, 브레이크만 밟았으면 사고가 안 났거나 큰 피해는 없었을 것이다. 브레이크를 안 밟은 건지, 밟아도 반응을 안 한건지 확실한 조사가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자동차검사를 해당 사고버스고 받았다. 그것도 아마 당일에 받은 모양이다. 검사의 결과를 보면 패드마모도 양호했으며, 제동계통 부분도 양호하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도 1차 사고 이전 사고버스에 대한 결함은 없어 보이고, 1차 사고에서 2차 사고 사이에 브레이크 또는 가속페달의 결함 여부는 계속 조상 중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1차 사고를 낸 원인이 졸음운전이고 그 이후에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2차 사고까지 갔다는 건가? 


 국과수 감정을 기본으로 경찰이 주장하는 것은 자동차의 결함이 없었으니 운전자 과실이며, 그 과실의 종류는 졸음운전이라는 것이다. 




 송파 버스 추돌사고에 대해 언론은 운전자가 당일 18시간이라는 강행군을 했다며, 피로 누적에 의한 졸음운전이라는 경찰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18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계속 노동을 했다면 분명히 졸음이 올 수도 있다. 그런데 버스 기사의 가족 증언을 들어보면 그런 일은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기사는 평소에 술, 담배를 안 함은 물론 운동까지 즐기는 나름 건강한 사람이라는 대목에서 체력적으로 잠을 이기지 못하는 부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졸음이 오면 이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체력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기상 시에도 너무 힘이 드는 사람들은 분명히 음주, 흡연, 운동부족이라는 고질적인 악습이 있다. 그에 반해 건강한 습관을 들인 사람들은 자고 나서 상쾌하며, 기상도 가뿐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 


 오랜 노동은 당연히 피곤을 동반하며, 졸음을 가져온다. 하지만 2~3일도 아닌 18시간의 노동으로 사고를 낸 것은 과연 운전자가 인지력이 저하될 정도의 피곤 때문 일까? 










 사고 버스는 1년밖에 안 된 새 차였다. 버스 가격은 2억원이었다. 버스회사도 영리를 추구한다. 그래서 돈 줄인 버스에 상처를 입히지 않을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다. 그런 차에 운전자로 선발된 사람이 사고 버스의 운전자다. 


 버스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운전자를 선발했을까? 성실도는 물론, 운전실력과 그간 사고 이력은 당연히 생각하지 않았을까? 당연히 베테랑이라고 분류되는 사람을 뽑았을 것이다. 그런 베테랑도 사람이기에 충분히 졸음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 택시를 들이받고 멈추지 않았으며, 핸들을 꺾어 택시를 피해 계속 운전을 했을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졸려서 그랬다고? 이해할 수 없다. 





 사고 난 버스에 탔던 승객은 사고가 나기 전까진 급가속이나 급제동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에서 결정적으로 운전자 졸음운전에 무게를 둔 것은 사고 전 운전석 영상 때문일까? 그 영상에선 27회에 걸쳐 운전자가 안경을 벗고, 눈을 비비고, 정차 시 꾸벅꾸벅 하는 등 일반적으로 졸음이 올 때, 하는 행동을 보인다. 






 버스 기사 유가족은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했다는 정확한 증거 제시를 요구한다. 1차 사고 전 어디 구간에서 졸았는지 정확히 짚어달란 가족의 이야기를 유추해보면 무려 27번의 졸음 정황 영상이 과연 사고 전 있었던 영상인지도 의심스럽다는 것이 가족의 의문인 것이다. 경찰에서는 이를 당연히 입증해줘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유가족들이 이런 항변을 하는 것은 경찰에서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경찰 업무가 섬세하지 못한 부분일 수도 있다. 방송 이후 유가족에게 해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설마 민중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경찰인데 이런 유가족의 요구를 그냥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설마.. 













 버스회사에서 무려 2억 원에 달하는 버스를 맡긴 베테랑이 졸음에 인한 인지력 저하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았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을까? 물론 졸음이라는 것이 그 정도로 무서운 사고의 한 원인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며, 조사의 대상이지 확실한 증거 없이 그것만으로 사고 원인의 증거는 될 수 없을 것이다. 







 자동차 사고 전문가에 따르면 버스 기사가 이미 1차 사고 당시부터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1차 사고 당시 택시에 들이받고 정지를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핸들을 꺾어 피해갔다는 것이다. 










 자동차 명장 박범일 씨는 사고 당시 속도와 RPM 기록을 보며, 가속페달을 밟을 때 나타나는 속도의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낸다. 그렇다면 무언가 밟았드는 정황이 있는 것으로 운전자는 가속페달이 아닌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것이 되며 그래도 버스는 계속 전진했으므로 급발진이라는 결론까지 말했다.











 이동원 아주자동차대학 교수 또한 운전자의 의지 여부를 떠나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경찰에서는 차량에 있을지도 모르는 EDR 즉 사고기록장치에 대해 장착 여부도 모를뿐더러 혹시나 장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사고 관련해서 그 정보를 자동차 회사가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사고 차량의 중심 부품들을 회수해 다른 버스에 장착시키고 사고 검증을 했다고 한다. 엔진제어장치인 ECU, 변속기제어장치인 TCU, 에어스위치, 브레이크 페달, 제동 등, 가속페달이 해당 부품이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김필수 씨는 버스 최초 급발진이라는 이야기 자체가 거북스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승용차의 급발진은 개인의 사고이지만, 버스의 급발진은 버스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사고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 발이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 중 시내버스의 수는 전국 33,222대라고 한다. 중고생들은 물론 회사원 같은 일반인들까지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이다. 


 만약 진짜 급발진이었다면? 경찰은 기사의 단순한 졸음으로 전국 버스의 급발진 의혹은 잠시 잠재울 수 있다. 그리고 다시는 버스의 급발진 사고가 안 날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버스의 급발진 사고가 점점 늘어나며 불특정다수가 사망하거나 다치면 이에 대한 책임에서 경찰 또한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상상해보면 버스 급발진 사고는 굉장히 끔찍한 사고의 전초이다. 만약 저 버스가 심야버스가 아닌 퇴근이나 하교 시간의 버스라면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경찰과 국과수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도 급발진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기에 결함이나 과실로 무게를 둘 뿐이며 사고 차량에서 본 부품들에서 결함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결국 죽어서 말이 없는 운전자의 과실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결코, 잘못된 것으로 말하고 싶진 않다. 만약 운전자 과실이 아니라면 이 사건은 미제 사건이 돼버린다. 결함도 아니고 과실도 아닌데, 더군다나 급발진이라는 증거 또한 못 찾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배운 것도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배운 것처럼 결국 언제나 피해자는 국민이라는 것이다. 국회의원 중 단 한 명이라도 저런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사람이 있을까? 버스 요금이나 제대로 알면 다행이다. 어차피 비극에 대한 결과는 모두 평범한 국민의 것이다. 즉 위정자들을 뽑는 선거철이 아니고서야 이런 서민의 위험에 그들이 관여할 일은 없을 것이다. 


 세월호 같은 여객선과는 달리 버스는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생계와 학업에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언제나 위험을 떠안고 덜덜 떨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버스 타고 한 시간이나 되는 학교를 버스가 위험할 수도 있다며 새벽에 일어나 걸어서 통학하라고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세월호의 비극 이후 국적포기 즉 이민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것도 이민을 갈 수 있는 사람이 갈 수 없는 사람에 대해 포기하는 현상밖에 되지 못할 것이다. 


 승용차를 사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버스를 탈 일은 없다. 이민 가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사람이 승용차를 못살까? 결국, 이도 저도 못하는 사람만 피해자가 된다. 이도 저도 못하는 집안의 학생만이 피해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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