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이 대목인 그들, 언론세월호 침몰이 대목인 그들, 언론

Posted at 2014. 4. 17. 19:17 | Posted in BLOG/시사사회

 끔찍하다 못해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미 사망한 분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그리고 지금 실종상태인 280여 명 중 다수가 생존하고 있으며, 구조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세월호 침몰은 트래픽과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언론은 온 힘을 다해 세월호 관련 소식들을 취재했다. 그 취재와 인터뷰 내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비상식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세월호 침몰은 비극이 아니라, 설날 대목 시장상인과 같은 마음이었나 보다.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인 기레기라는 말을 좋아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는 너무도 많은 기자가 아닌 기레기들이 나왔다. 소름이 끼치고 오싹하기도 했다. 적어도 그들이 진실을 추종하는 언론인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어떤 언론은 변을 당한 사람들의 보험에 대해 논했고, 어떤 언론은 방금 구조된 아이에게 친구들이 죽은 걸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부디 그런 물음을 한 언론인의 부모나 자식도 사고를 당하고 같은 질문을 받았으면 한다. 어떤 기자는 침몰에 관한 영화 추천을 했고, 어떤 기자는 피해 학생의 교실에 찾아가 학생이 쓰던 공책을 기사로 내놓았다. 과연 그런 것들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인지, 시청률을 위한 사생활 침해인지는 잘 모르겠다.




선박 사고에 맞춰 마치 광고하듯 보험 회사들에 관한 뉴스도 나왔다. 굳이 보험회사 실명을 들먹여야 했을까? 



 여객선 참사로 엑소를 못 본다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차디찬 바닷물에 죽어가는 사람들보다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 


 언론은 벌 떼같이 달라들어 어떻게든 특종을 따내고 싶어하는 것 처럼 보인다. 슬픈 음악을 깔며, 유가족의 통곡하는 모습을 중계한다. 슬픈 건 맞는데, 그 슬픔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는 언론이 이 사건을 더 비극적이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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