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대선부정 의혹사건을 보며 느끼는 것잊혀져가는 대선부정 의혹사건을 보며 느끼는 것

Posted at 2014. 4. 5. 18:11 | Posted in BLOG/시사사회

 딱히 우파니, 좌파니 하는 이념이 아닌, 상식이라는 사회적 합의에 따른 선에서 보면, 대선 부정여론조작이라는 큰 의혹을 받고 있는 사건이 묻히는 게 굉장히 불편하다. 대선개입을 했다 안 했다를 떠나서 그런 큰 사건이 묻힌다는 것은 이 나라 국민들의 피를 흘려 이룬 민주주의라는 것을 스스로 분리수거장에 내놓는 거와 무엇이 다를까? 


 대선 부정의혹이 있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사라져 버리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건이 있음에도 어느 것 하나 변하지 않고 각성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것은 아주 심각한 일임은 확실하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사기를 친 것 같은데, 그 사기용의자에 대해 의심을 가면 신고를 하고 사건에 관심을 가져야 사기로 인한 피해가 상쇄되거나, 최소한 사기범이 잡혀 재범을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를 보면 사기를 당한 의혹이 있음에도 가만히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는 아직도 친구들과 모이는 술자리에서는 대선 부정의혹에 관한 이야기를 꼭 한다. 개인적으로 촛불드 는 것보다 그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애초에 보도블럭이나 화염병 던지는 거 보면 그것이 아무리 옳은 주장이든 사람들은 동조하지 않는 세대이다. 예능에서는 이상하게 겨우 며칠같이 군대생활 한 사람들이 떠나며 섭섭하다고 울기까지 하는 것이 번뜩 생각나면서 감수성이 너무 짙은 사람들을 매체가 생성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런 감수성 예민한 국민들은 굉장히 폭력을 싫어한다. 


 촛불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음을 벌써 10년째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학습능력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향의 피력은 생각지도 않는 것인지 주야장천 그들만의 촛불잔치는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 5만이나 모였어요! 대단하죠?' 아니 하나도 대단하지 않다. 그걸로는 자위하는 용도로밖에 쓰지 못한다. 적어도 정부라는 권력 최상위층의 타켓을 움직이려면 30만 정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정도 숫자가 있을 때야 비로소 가만히 앉아서 노래 부르고 춤춰도 정부가 걱정하는 정도이다. 5만 명이 정부의 관심을 받으려면 다 같이 모여서 분신이라도 하면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특검이야기가 오간다. 하지만 결국 허공에 노 젓기 식이다. 지난 대선의 팽팽했던 두 후보의 스코어를 보자면 특검을 주장하는 쪽은 당선자 반대편의 표를 의식한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까 정치적 팔로우십을 발휘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말했던 '국민 대통합'은 이루어지지 않은 형세이므로 가능한 전력이다. 되든 안 되든 주장만으로 자신의 색깔을 정하며, 일단은 표를 얻을 수 있는 것에 정치인은 무엇이든 한다. 


 나는 보수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 보수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많다고 느낄 뿐이다. 그 보수라는 사람들의 말이나 행동이나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저 사람들이 나라의 전통과 국익만을 생각하는 보수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의심스러운 것은 내가 못 배워서 그렇다고 쉬이 포기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대선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대선 부정의혹이 쏟아졌을 때는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터질 듯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실상은 아주 조용했다고 평할 수 있다. 시청광장에 몇만이 모였다. 이렇게 민심이 들끓고 있다며 오바질 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좌파는 중2병이 걸린 거 같다.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유들이있고 매끈한 전략을 세우거나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자신들은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이 입을 꾹 다물고 그저 후원과 지지만을 바란다. 그럼에도 지지를 아끼지 않는 멍청한 것인지 올곧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좌파 또한 쉬이 포기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좌파, 우파, 보수, 진보 다 포기했다. 하지만 상식만은 포기할 수 없다. 의혹에 대한 철저한 규명은 꼭 필요하다. 그래서 머 어쩔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촛불은 정말 괜히 지친 마음 자위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의혹에 대한 상식을 들이대고 싶은 시민들이 해야 할 제스쳐는 계속된 관심과 전파 아닐까? SNS가 메이저 언론을 압도하고, 인터넷이 뉴스보다 더 파워가 있는 시대에 살면서도 어째서 이런 중요한 정보가 잦아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성폭행범은 그것이 죄인지 몰랐다가 결국 딸이 성폭행을 당하자 그 피해자 가족으로써 고통을 겪으며, 성폭행이 어떤 죄이고 어떤 고통을 주는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이게 바로 자각인데, 어떤 문제에 대해 자각할 때와 안 할 때의 느낌은 천지 차이이다. 그래서 옛말에 역지사지라는 말도 있다. 많은 사람이 그 의혹이 진실이라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자각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사람들을 자각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배운 것 많고 아는 것 많고 할 줄 아는 것도 많은 요즘 사람들에게 이런 선민사상 계몽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니가 뭔데?'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그래서 문제를 느끼는 사람은 계속 관심을 가지며,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닌 전파해야 한다. 전파의 방법은 나처럼 술자리에서 해도 좋고, 동아리나 친척모임에서 해도 좋다. 적어도 촛불만 아니면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80% 이상 잊혀진 거 같은 대선 부정의혹을 보며, 나라의 민주주의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남의 일이었는지, 그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피흘린 사람들이 얼마나 남이었는지, '우리가 남이가'라며 후덕한 인심 보이던 사람들에게 그들은 얼만큼 남이었는지 깨닫게한다. 


 어차피 이른 글을 쓰더라도 아마 사건은 잊혀질 것이며, 또 같은 의혹이 나오더라도 점점 그 힘이 약하게 나온다. 진짜 대선 부정이었다면,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도 당연히 부정선거로 치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그 부정 선거로 당선된 사람들은 국민이 준 권력으로 그 정보를 장롱 깊숙히 넣을 것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부정선거일 경우에 그렇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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