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가 불쌍하다고? - 카페 분더바 강제철거 사건세입자가 불쌍하다고? - 카페 분더바 강제철거 사건

Posted at 2014. 3. 31. 18:10 | Posted in BLOG/시사사회

 노부부의 노후 자금을 보태 인테리어를 하고, 카페를 개점했다. 그러다 두 번의 월세 미납이 있었고, 그것을 빌미로 카페는 강제철거를 당했다. 알고보 니 주인집에서 그곳을 자신들이 소유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있다고 한다.



 불쌍한 세입자?


 분명, 세입자는 임대자보다 불쌍하다. 갑과 을에서 항상 을의 입장이기에 그렇다. 따르는 책임도 크고,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손해를 보는 장면이 연출된다. 자신은 사회에 나가 절대로 그럴 리 없지만, 아쉬울 때는 주인의 따뜻한 인심마저 바란다. 그걸 거부하면 갑의 횡포라느니 인정머리 없다느니 삭막하다느니 마치 자신을 제외한 세상이 모두 썩어 문드러져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세상이 어느 정도 썩어있는 건 맞다. 하지만 거기서 자신을 쏙 빼는 게 틀린 것이다. 그렇게 욕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일 텐데 어차피 을이란 입장의 세입자들도 만에 하나 성공해서 임대자의 위치가 되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연민과 동정을 바라며, 주인에게 사정하거나, 더 억울한 사람은 언론에 알리지만 결국, 같은 처지의 많은 세입자의 응원과 동정만 받을 뿐 근원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법은 한없이 간악하고 애매하며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즉,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에겐 하루에 5억씩 노역비를 치르게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서민에겐 하루 5만 원의 노역비가 할당되기 때문이다. 법대로 하자는 말은 돈의 크기대로 하자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카페 분더바의 경우 법리적으로 법적 도움을 받을 소지가 없다고 한다. 즉, '법대로 하자!'도 안되는 것이다. 법의 도움도 못 받고 노후 자금은 다 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이들을 보며 불쌍하다고 생각되는가? 난 별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비 오는 날에도 파지 주으로 다니는 더 늙고 병들고 힘없는 노인들을 많이 존재함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입하여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들을 동정하며, 같은 자괴감을 느낄 것이다. 동병상련의 감정을 배양 당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도우려 시민단체나 같은 자영업자로서 국회에 나간다는 사람은 없다. 어떤 식으로든 불리한 세입자에게 법으로 어느 정도 권리를 지켜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투표나 할까? 바빠서, 몰라서, 그 후보가 내가 응원하는 당이 아니라서, 결국 임대자 같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간다. 당연히 세입자를 위한 법은 발효되지 않는다. 버스비가 70원인지 700원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국회에 있다. 그런 사람이 과연 월세 세입자들의 심정을 알까? 그럼에도 그런 당과 정치인을 응원하는 세입자들을 보면 어이가 없음을 떠나 이제는 불쌍하다. 그래, 세입자는 확실히 불쌍하다고 할 수도 있다. 



합법이기에 더욱 야비해져야 되는 현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어떤 방법으로든 그것이 법적으로 위배사항이 없으면, 수단과 방법을 무시하고, 돈을 번다. 이 시대의 목표라고 생각하는 천민자본주의의 명제 아닌가? 그리고 한국은 천민자본주의를 신봉하는 국가 아닌가? 그들은 왜 돈을 번다는 목적은 있으면서 시대가 가지고 있는 이런 명제는 생각을 안 했는지 궁금하다. 살 만큼 살았으면, 세상이 얼마나 잔혹하고, 흉악한지 몸소 잘 알고 있을 거면서 아무 대책도 없이 그 카페에 인테리어를 하고 마케팅을 했나 싶다. 그렇게 했으면 법적으로 문제없게끔 월세라도 밀리지 말지.. 서점에 "아프니까 노인이다." 라는 책은 없는지 문의하고 싶다. 


  기사에서는 노부부라는 세입자를 바탕으로 많은 세입자의 공분과 동정을 끌어내려는 것이 보였다. 월세를 밀리면 보증금에서 깐다는 방식은 법적으로 임대인(주인) 마음이라고 한다. 그저 보증금에서 월세를 깐다는 것은 인심인 셈이다. 고로 월세가 사업장의 고정매출보다 커지기 시작하고, 노동집약적이 아닌 시스템적으로 돈을 번다면 항상 자본주의적 입장에서 조심해야 되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린다. 그래서 담배를 미친 듯이 피다가 죽는 사람들이 불쌍은 하지만 동정이 가진 않는다. 인과에 대한 원인에 대해 당연히 조심해야 될 것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동정을 얻고, 공론화가 되기는 힘들다.


 일 많이 안 해도 되고 딱히 전문적인 영역도 아니며, 이미 단골도 많고 입소문도 탄 가게가 한 달에 천만 원을 번다. 하지만 주인은 월세를 3백만 원을 받는다. 주인이 왜 손해 봐야 하는지 기술하시오.(5점) 


 난 답을 모르겠다. 주인이 손해를 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게 맞는 거여서? 정의여서? 착한 거여서? 카페 분더바의 철거로 주인이 그 가게를 털어먹겠다는 데 찬성하진 못한다. 하지만 부당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2달 치 월세가 밀려서 쫓겨난다는 것에 이해를 못 해서 인지, 아니면 세입자 신분의 사람들이 열폭을 해서 인지 2달 치 밀렸다는 사실이 마치 그럴 수도 있는 사실로 호도되고 있었다. 자신들이 집주인이 되면 한 달만 밀려도 세입자 목 조르고 있을 사람들이 말이다. 체납에 의한 재산권을 지킨 것이 인의에 어긋나고, 노부부가 불쌍하다고 해서 나쁘다는 것일까? 카페 분더바같은 사례를 가지고 노부부 사장 내외가 불쌍하다고 하지 못한다. 그리고 집주인의 행태가 부당하다고 하지 못한다.


 이런 사건이 이슈가 되는 것은 '공분'이라는 소스를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이나 집 주인보다 월세나 전세로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방증일까?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힘들다. 그 가게의 서비스나 상품이 어떤지는 몰라도 항상 힘들다. 모두 힘들다. 그 가게에 종속된 직원이나 가족들도 그래서 항상 힘들다. 이런 이슈가 탁 터지면 그 힘든 사람들은 공분한다. 그것이 법적으로 위법성이 없음에도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그 항변을 가장 깔끔하게 법적으로 입법을 할 수 있는 그들의 말을 전할 만한 정치인을 알고 있다 거나 그에게 투표는 하지 않는다. 끽해봐야 지역적 특색이 잘 나타나는 정당을 지지하는 정도이다. 투표날 바빠서 일수도 있고, 격무에 지쳐 좀 쉬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투표 따위는 하기 싫지만, 저런 일들이 터지면, 이 나라에서 자영업은 할게 못 된다면서 감정적으로 욕설을 내뱉고, 술을 마실 것이다. 그 와중에 제일 득을 보는 것은 그런 세입자와 임대자를 만화에 나오는 선과 악으로 강자와 약자로 나눠 활자를 판매한 언론이다. 


 세상은 선하지 않다. 세상에서 돈이 최고다. 라는 절대 진리만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켰더라면, 이런 어이없는 사고는 안났을것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 저 생각하지 않을까? 세상에서 돈이 최고니까, 분명 최고인 돈을 위해 나를 엿먹일 사람들이 다수 존재할 것이라는 부주제와 그 엿먹임에 방법에 있어 내가 빌미를 주진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당연한 것이다. 그 당연함이 없었던 것에 약간의 황당함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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