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 JSA 김훈 중위, 오른손의 미스터리그것이 알고싶다 - JSA 김훈 중위, 오른손의 미스터리

Posted at 2014. 4. 6. 17:20 | Posted in 리뷰/TV

 벌써 16년이나 지난 군 당국 자칭 자살사건이 이번 주 그것은 알고싶다 도마에 올랐다. '김훈 중위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30가지 이유'라는 책을 내도 될 정도로 많고 확실히 의심 갈만한 의혹거리를 제공했다. 


  몇 달 전, 군의 꽤 높은 양반이 나와 "북한과 1:1로 싸운다면 이길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군에 대한 일말의 신뢰도 접었다. 우리나라에 군인이 어딨는가? 군바리와 군무원들뿐 아닌가? 그것이 일부라고 말하며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건 기독교같은 그다지 위아래가 없는 단체나 가능하다. 군대는 상명하복 체제로 위에서 말하는 것은 이미 그 아래는 다 수긍한다는 것으로 간주해도 좋을 집단이다. 


 우리 자식 군대 보냈는데, 그 군대는 우리의 주적인 북한과 1:1로 싸워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애초에 군대 보낼 이유가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김훈 중위의 자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혹시나 했던 것이 역시나, 엄한 건장한 청년만 불쌍하다. 


 군의 의혹에 관한 태도는 언제나 예측하기 쉽다. 마치 북한의 완전히 세뇌당해버린 주민처럼 자신의 정의만을 외치며 고집을 부린다. 그 와중에 부당함을 당하는 군 관련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김훈 중위의 아버지가 삼성장군(중장) 출신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고 일반 서민이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으로 끔찍하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JSA 소대장을 맡던 25살 김훈 중위는 무엇 때문에 죽었을까? 그리고 무엇이 켕기기에 무려 16년간 군 당국은 진실을 은폐하려고 말도 안 되는 떼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 결과적으로 저 늠름했고, 앞날 창창했던 젊은이는 죽어서도 나라에 진실을 착취당하는 군인으로 남았다. 


 김훈 중위는 육사 출신에 아버지도 삼성장군 출신이다. 군대 쪽은 빠삭한 군인 집안이다. 지금까지 군 의문사 피해자만 2천여 명이라고 하는데, 그중 일반병사들과 일반서민의 자식들은 어떻게 대처했을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김훈 중위의 죽음에 대해 몇 번의 실험과 진상규명이 진행된다. 하지만 보통의 서민을 부모로 둔 육군 이병,일병,상병,병장들이 죽어서 이렇게 성대하게 진상규명을 여러 번 한 것은 보지 못했다. 군에서는 인간의 목숨의 무게도 다른 것이다. 



 무려 16년이다 끌어온 사건에 줄거리는 꽤 단순한 편이다. 오후 12시 20분경 점심준비완료를 알리기 위해 부대 일병이 벙커에 와서 김훈 중위를 찾는다. 그리고 떨어져 있는 총기와 탄알, 관자놀이에서 피를 흘리는 김훈 중위를 발견한다. 약 40여 분 만에 사건은 자살로 결론 난다. 공식 수사에서도 자살로 결정된다. 




 김훈 중위가 죽던 날은 매우 바쁜 날이었다고 한다. GP 교대 임무와 VIP 응대 등을 위해 열심히 근무했다고 한다. 그런 바쁜 오전 일과를 마치고, 오후에 자살했다. 바쁘게 사는 사람이 자살을 안한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석연치 않는 것도 사실이다.



 김 중위가 사용한 M9 베레타는 첫 발을 쏘기 전에 반드시 총열을 한번은 후퇴전진 시켜야 한다. 흔히 장전한다는 행위를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그 총열에 지문이 남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장전한 상태에서 지문을 닦을 수도 있다. 아무리 군대라고 하여도, 사고 위험이 큰 총기를 장전하고 다니는 장교는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김훈 중위가 총열을 후퇴 전진시켜 장전을 하고 옷깃이나 다른 천으로 총열을 닦았을 수도 있다. 아니면 자신이 총을 애초에 잡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나 여러 시사, 탐사프로그램들의 못 된 습관은 조건 없이 어쨌건 자신들이 말하는 걸 옳다고 만드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의 준비기간과 참고를 했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좋다. 


 김훈 중위의 탄도 방향이 보통 자살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방향과 다르다고 한다. 보통 죽는 사람들은 편하게 아래서 위로 약간 비스듬하게 탄도가 위치하는데, 김훈 중위는 거의 수평인 상태로 나타난다. 그러니까 팔이 굉장히 불편한 자세가 된다. 죽는 사람이 편하게 죽을 수도 있고, 불편하게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예 나오지 않는 자세라면 모를까, 나오는 자세 중 조금 불편한 자세라고 해서 그 사람이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되지 않는다. 


 군 당국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김훈 중위가 자살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걸 나타낼 부연 설명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본 바이다. 감정에 치우쳐 생각하면, 자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다 왜곡된다. 



 김훈 중위의 죽음에 대해 열린 법의학 토론회에서도 자살로 생각하는 사람이 과반이었다. 법의학은 잘 모르겠지만,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완벽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자살이나 타살로 판명할 수 있는지 그 전문성에 의심이 간다. 








 미국 법의학 박사 노여수 박사는 이 같은 한국 법의학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타살일 수도 있는 가능성에는 모두 예외를 두고 자살로만 생각하는 이른바 전문가들이 매우 답답했을 수도 있다. 그게 한국이고, 그게 한국의 군대임을 미국의 박사는 몰랐던 것일까? 알았다면 비행기 값과 시간은 아낄 수 있었을텐데, 다행히도 이제 그것이 알고싶다.가 이런 방송을 했으니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군대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안 보여도 되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계기 될 것이다.


 아는 동생이 있다면, 조언할 수 있다. "할 수만 있다면 군대에는 가지 마"라고 말이다. 그게 나쁜 건가? 누구처럼 발치를 하든, 국적을 바꿔버리든, 산업체에 가든, 정신병이나, 왜소 체격이나 여러 방법으로 군대를 회피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쁘지 않으니까,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 같은공직에 진출한 사람들이나 그 자손들도 많은 수가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훌륭하신 분들이 하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와 이득이 있다. 고위 공직자들이 하는 전국민이 따라야할 미덕, 복무회피는 아닐까? 



 크레모아 격발 상자가 훼손되어 있었다. 그리고 김훈 중위의 시계도 훼손되어 있었다. 이걸로 그것이 알고싶다는 김훈 중위가 초소 내에서 격투를 벌였을 확률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 군대보다 GP는 더욱 강한 긴장감이 있을 법하다. 그런 곳에서 크레모아라는 전방위적 무기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할 리는 없다. 실제 병사의 증언으로도 흠집만 있어도 새로 주기를 해야 한다고 한다. 격발상자의 심한 훼손이 있는 채로 방치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여기서 군 당국의 한 가지 모순이 발생한다. 김훈이라는 사람이 죽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반 국민이 보기에 그 사람은 소설 속에서 죽은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군 당국에선 크레모아 격발 상자가 원래 그렇게 관리되고 있었다고 했다. 김훈 중위가 죽기 전 격투를 벌여 훼손된 것이 아니라면, 최전방의 군의 방어 태세가 얼마나 허술한지 군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된다. 


 군에 다녀온 사람은 알겠지만, 개인화기나 수류탄보다 계획적으로 설치된 크레모아가 적을 빠르고 크게 제압하는 데 일등공신이다. 그런데 그 크레모아의 격발장치를 아무렇게나 방치한다는 것은 관리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 부대나 초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일반화해선 안 된다. 하지만 일부를 보고 전체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는 있다. 


 크레모아 격발상자 훼손도 객관적으로 군 당국에서 밝혔듯이 군 자체가 정신없고, 군기도 없고, 생각도 없어서 격발상자를 저렇게 훼손된 채로 방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저렇게 주요 트랩을 방치하는데 북한하고 싸워서 진다는 것도 그렇게 어불성설은 아닌 듯하다. 



 현재 시사통과 구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털남에서 게스트로 나왔던 오창익 사무국장님이 등장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오창익 사무국장이 나왔다는 것은 이에 관련한 인권내용을 이털남에서도 언급했다는 것이다. 왜 기억이 안 나지?;




 군에서는 소대장 임무를 수행하는데 자신감 결여와 무능한 소대장으로 평가받고, 수차례 모욕적인 질책을 받음으로 결국엔 자살했다고 밝혔다. 자기 일을 잘 못하고, 욕 좀 먹으면 사람이 자살한다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와 주위의 싸늘한 태도들이 많아지면 분명 누구든지 우울해진다. 하지만 그게 자살이라는 것과 연결이 되려면, 무언가 더 충격적인 사건이 있어야 할 것이다.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든지, 돈 문제가 있었다든지 같은 여러 사람이 한번에 납득할만 사건이 있어야 한다. 그저 자신감이 떨어져서 욕 좀 먹어서 장교가 자살했다고 하면, 그것이 꼭 장교가 아니더라도 쉬이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김훈 중위는 2개월 짜리 소대장이었다. 2개월 60일간은 어떤 일이든 적응하는 기간에 들어가지 않을까? 그때 자신감이 없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자살 요소일수는 있다. 소심하거나 완벽주의자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앞에서 장전 후 총열의 지문을 김훈 중위 스스로 지웠을 수도 있다고 객관적인 척을 했다. 하지만 뒤에 내용에 의해 그 객관은 산산이 조각난다. 바로 손에 남은 화학반응이다. 총은 쏜 사람의 팔과 손에 화학적인 반응이 남는다. 안티몬과 바륨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정확하게 발포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김훈 중위의 손에서도 발포 흔적이 나왔다. 그런데 오른손잡이인 그에게 왼손에서 그것도 약간만 나왔다. 물론 오른손잡이라도 양손 다 달려있으면 어느 것을 사용할 수도 있다. 


 객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말고 실제로 실험을 해보는 것이 더 확실하긴 하다. 결국, 인간의 생각은 현상에 기초하지 않고 내면의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자신만의 잣대를 들이대는데, 그냥 실험해서 보이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제일 객관적인 것 같다. 그 객관성 때문에 군 수사 시에도 실험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실험 사수들이 준비됐고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그룹은 왼손 검지로 격발하고 오른손으로 총열을 잡는 애초에 주장했던 포즈로 격발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엄지로 격발했다. 군 최고 엘리트들의 요람이라는 육사를 나왔으며 중위씩이나 된 장교가 머리에 총을 대고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그것도 엄지로 격발했다는 것은 진짜 납득이 안 갔지만, 그럴 수도 있다. 


 권총 방아쇠는 엄지든, 검지든. 약지든 어떤 손가락으로 눌러도 격발된다. 죽기 전에 새로운 시도로 죽고 싶었을 수도 있고, 자신만의 죽는 개성을 드러내고 싶기는 개뿔.. 말도 안 된다. 일반적으로 상식이라는 범주 내에서 그 객관성과 예외성이 발휘돼야 하는데 엄지 격발이라니, 그것도 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군대에서 그런 발상을 한다는 게 참 우리의 군대는 대단한 곳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실험은 꽤 실제 사건과 같이 진행되었다. 검지와 엄지로 격발한 실험자들은 그 자리에 앉아 4시간을 있어야 했고, 주위도 비닐로 막아 초소 내부의 공기 흐름도 흉내 냈다. 30분마다 한 번 씩 사격자 주위를 배회하여, 실제 사건에서 발견자나 군의관들이 왔다 갔다 한 것도 재연하였다. 





 검지로 격발하고 오른손으로 총열을 감싼 실험자들은 양손에서 모두 탄흔이 검출되었다.



 여기서 중요하게 봐야 될 것이 오른손 손등이다. 10명의 실험자 중 9명에서 탄흔이 발견되었다. 0.5의 바륨이 넘어야 검출되는 성적을 따진다면 나머지 한 명도 1억분의 1이 부족해서 검출이 안 된 것이다. 즉 검지로 쏘든 엄지로 쏘든 오른손에 탄흔이 남아야 한다. 하지만 김훈 중위는 오른손에 탄흔이 없었다. 이건 객관적으로 의심해볼 만한 사항이다. 결국, 이 실험만 하고도 김훈 중위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다. 


 남는 문제는 김훈 중위를 가열차게 자살로 몰고 있는 군 당국이다. 왜 그럴까? 설사 타살이라고 하더라도, 진위를 밝히는데 앞장서야 할 군이 왜 자살로 모는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무엇을 감추기 위해 저러는 것인지, 그것이 한 젊은 장교가 억울해도 될만한 이유인지 궁금했다.



 앞에 같은 실험은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모두 보고서에서는 누락되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타살로 볼 단서를 찾을 수 없다는 답변으로 아직도 자살로 생각한다고 한다. 타살의 증거가 없다며, 자살로 생각한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자살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는 있어서 자살이라고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하긴, 이런 류의 언쟁을 하기에는 아까 보여준 코믹한 엄지 격발 실험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란 것을 주의해야겠다. 





 만약 왼손에 화약흔이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이 사건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파급력이 있는 사건이 될 뻔했다. 육군 최전방 GP 에서 소대장이 살해를 당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2000년 초반에 그것이 치안불안이든, 경계소홀이든 최전방이 뚫렸다는 인상을 주기에 너무도 적합한 사건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의심을 할만한 사항이 나온다. 미국 군의관이 검시관 도착 전에 알코올 솜으로 김훈 중위의 시신을 닦았다는 것이다. 현장보존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것은 굉장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일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미국 또한 김훈 중위의 죽음에 대해 퍼져서는 안 되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미 군의관 한 명의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보기에 미군은 완전 FM을 실행하기에 맞지 않다. 분명 위의 명령으로 시신을 닦은 것이다. 


 한국군과 미군이 합심해서 절대로 밖에 세어나가서는 안 될 살해 사건이란 것이 무엇일까? 짐작은 할 수 없지만, 보통 일은 아니리라는 것만는 것만은 확실하다. 



 미군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됐으나, 이 사건과 관련해서 미 군의관이 김훈 중위를 닦고, 헬멧을 쓸 필요가 없었는데 쓰고 와서 권총 주변에 놓은 것은 별 상관관계를 못 느꼈다. 그리고 다음 의심요소를 말하는 김훈 중위의 아버지 이야기는 나에게 조금 소름을 돋게 하였다.



 김훈 중위가 쓴 권총 번호와 현장에 나온 권총 번호가 틀린 것이다. 총번 XXXXXXX하며 군인은 자신의 총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는 편이다. 그런데 총기가 망가져 다른 병사의 것을 지급받았으며, 그걸로 자살을 할 수 있을까?



군대의 총기는 고장 나면 입고가 들어가고, 인원은 새로운 총기를 받는다. 다만 이에 관한 행정적인 수정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아 위와 같은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비단 일반 병사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간부의 경우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총들이 하루가 멀다고 맨날 고장 나지 않는다. 그리고 입고에 의한 총번 수정은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어렵지도 않고 자주 있는 일이 아닌데, 과연 일반 행정 병사가 간부의 총번 수정을 안 했을까? 난 거기서 의구심이 들었다. 저긴 최전방GP라서 일반 행정을 보는 병사가 없을 수도 있을 수도 있지만, 고장난 총기에 대해 교환 지급은 가능하면서 장교에 대한 총번 수정은 안된다는 것이 매우 의심이 생겼다.



 이 사건에 덱스터까지 출동했다. 미국 혈액감정을 본 것인데, 상식적으로 관자놀이를 쏘는 자살행위는 많은 피를 비산하게 될 것이다. 머리를 쏘는데 피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쏟아진 피는 당연히 총을 쏘는 손에 많이 묻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훈 중위의 오른손에 남아있는 혈흔은 뚝뚝 떨어진 동그란 형태로 비교적 깨끗했다.



 미국 사람도 별로 자살로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군 특조단에서 배경을 조사할 때 나온 화면이다. 병사 정도로 보이는 사람이 타살을 의심하자, 협박한다. 이걸로 군 당국 자체가 김훈 중위에 대한 사망을 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로 생각될 수도 있고, 그냥 빨리 일 마치고 아내와 가족이 기다리는 집에 가고 싶은 보통의 군무원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이런 조사가 어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협박 할거면 아예 고문을 하는 방법이 나을 건데, 그것도 귀찮아서 안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얻어낸 정보가 효율성이 없다는 것은 아마 꼬맹이도 알 것 같다. 김훈 중위 사건이 16년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이유는 이런 식의 조사 방식도 한 몫 했으리라 생각한다.




 대법원이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게 보낸 공식적인 입장은 아래와 같다.


 "현재까지도 이 사건 사고가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도록 한 군 수사기관의 수사 상 직무 소홀 행위가 유가족의 사인에 대한 알 권리나 명예 감정 등 인격적 법익을 침해하였다고 본다. 자살 타살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은 중립 즉 현재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훈 중위의 가족은 국립공원에 중위가 묻히는 것보다 조사의 결과를 받아주고 합당한 대우를 해달라고 하였다. 


군대의 부조리와 고집과 의문사 문제가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지금 당장 개혁을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결국 의무라는 가면을 쓰고, 집안의 귀한 아들들 데려다가 일 시키는 곳이 군대이므로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미 자식들 군대 다 갔거나, 자식이 없거나, 자식을 안 키울 사람이라면 상관없을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금을 내고 그 세금 중 많은 비율이 국방비로 쓰인다. 즉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국방 철책에 우리 땀으로 번 돈이 쓰이는 것이다. 어차피 세금이란 것을 안낼 수는 없으며, 군대를 상대로 데모하거나 징집거부을 할 수도 없다. 참 답답하다.


 군대 가면 사람 된다는 옛말이 군대 가면 송장 될 수도 있다는 말로 바뀌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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