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X - 낯설지만 흥행할 거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엑스트로트 X - 낯설지만 흥행할 거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 트로트엑스

Posted at 2014. 3. 22. 13:28 | Posted in 리뷰/TV

  트로트라는 외면받고 있는 장르를 소재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트로트 하면 떠오르는 뽕짝 리듬에 나이 좀 있는 사람만 즐긴다는 선입견 때문에 과연 이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트로트도 잘 모르는데 들으면 무얼 알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트로트 X의 인트로는 한국인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트로트에 아저씨 감성을 빼고 새로움을 넣은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한 시절을 풍미하고 고단한 서민의 삶을 위로했으며 반세기 단 하나의 전통가요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원래 트로트는 일제 강점기에 들어온 일본의 음악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트로트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푼 건 마치 트로트가 우리나라의 순수전통 문화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 같아서 이다. 


트로트(Trot)는 일제 강점기에 발생한 대한민국 대중가요의 장르이다. 트로트는 일본 엔카 음악이 한국에서 현지화한 음악이다. 《트로트》라는 이름은 구미 춤곡의 하나인 폭스트롯(foxtrot)에서 유래한 것이며, 일본 토속 음악에 접목 돼 엔카가 되었고, 일제 강점기 때 한국에 전해졌다. 한국에서 전해오던 세 박자 또는 다섯 박자(3+2)를 기본으로 하는 것을《트로트》라고 부르고, 빠른 두 박자(쿵짝, 쿵짝…)를 기본으로 하는 것을《뽕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뽕짝》은 속어로 보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위키피디아 '트로트' 인용


 트로트가 죽어가니 살려야 한다는 취지는 맞지 않다. 그렇다면 고스톱도 살려야 한다. 일제강점기부터라도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꾸준히 즐기는 것이면 도박의 개념이 아니라, 전통놀이의 개념으로 고스톱도 살려야 맞는 것이다. 


 시대가 흐름에 도태되는 문화가 있다. 이메일 때문에 우체부들이 줄고, 스마트폰 때문에 닌텐도가 망해가듯 그 변화는 거스를 수 없으나, 한국의 고령화를 고려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제작진은 간파한 것 같다. 하지만 참가자 중 고령의 사람은 없다. 최고 50세인 걸로 확인했으며 모두 자신의 기법으로 트로트를 재구성해서 젊은 사람인 나도 듣기가 그리 거북하진 않았다. 이것도 제작진의 노림수 아닐까?


 위의 내용은 그저 얕은 지식에 의해 잘못된 상식을 가진 제가 잘못 쓴 것입니다. 정확히는 원래부터 한국엔 트로트라는 장르가 있었고 그걸 들은 한국인이 일본에서 엔카라는 장르로 승화시켰다고 합니다. 트로트는 한국의 전통가요가 맞습니다. 관련 링크



처음 심사위원을 보고 말들이 많았다. 걸출한 트로트 가수 4명을 제외하고는 예능인과 개그맨으로 구성되었기에 과연 제대로 된 심사가 되겠느냐는 평이었다. 하지만 1회를 본 지금 그런 의문은 없다. 원플러스원으로 짝지어서 심사하니까 어차피 트로트 가수의 전문성은 확보되는 것이고, 오히려 예능인을 투입함으로 자칫 옛 냄새로 자욱해질 뻔한 것을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구성은 지금까지 흥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을 모두 합쳐놓은 듯하다. 슈스케의 가정사와 개인사로 감동 밑밥을 깔거나 보코의 의자시스템도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다. 원곡을 자기의 색깔에 맞춰 재구성하여 부르는 참가자들 또한 슈스케에 자주 보던 것이다. 그런데 재구성을 마치 팝이나 발라드처럼 해서 이게 지금 트로트 오디션이 맞는지 헛갈렸다. 머. 듣기 좋으면 그만이긴 하다. 


 음악적 재능이 전혀 없는 나라도 지금 듣는 게 트로트는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의 곡들이 많았다. 그렇게 재구성한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은 트로트를 부른다기보다는 그저 오디션에 참가하여 얼굴을 알리려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오디션 프로그램의 패턴으로 원래 가수나 데뷔한 가수들도 출연했다. 한때 연예계를 주름잡았던 심신도 출연했지만, 그것보다 무려 30년의 가수 경력을 가진 50세의 나미애 씨의 가창력과 스토리텔링은 잊을 수가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잘 부르는 노래와 한 인간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그 스토리텔링의 힘이 큰데, 나미애라는 가수로 트로트엑스는 아마 흥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를 감상하며 앞에 말한 일제강점기의 엔카를 들여와 트로트가 되서 어쩌고 저쩌고의 생각은 잊혀져 버렸다.



 무엇보다 노래를 부르며 울컥울컥 하는 모습에서 진정으로 그 애환과 설움이 보였달까? 근래 느끼기 힘든 감동이었다. 아마 이 참가자 때문에 이 프로그램 챙겨볼 것 같다. 노래 실력도 아주 뛰어났다. 그 뛰어난 실력의 노래 클라이막스에 앞에 벽이 올라가자 순간 울컥하는 나미애 씨의 표정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프로그램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다르게 평가하고 싶은데 그런 생각마저 사라지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트로트 엑스의 컨텐츠는 트로트가 아닌 것 같다. 바로 트로트가 가지는 친숙함과 한을 나타내는 음정 그리고 그 안에 잘 스며든 스토리텔링이 아마 이 프로그램의 주된 무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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