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와 민폐사이 500억 운석의 진실 - 궁금한 이야기 Y로또와 민폐사이 500억 운석의 진실 - 궁금한 이야기 Y

Posted at 2014. 3. 22. 14:50 | Posted in 리뷰/TV

 우리나라가 IT 강국인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인재강국인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기술 강국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완벽한 자본주의 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 사람 위에 돈이 있고, 돈 나고 사람 난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이 보이는 곳에 몰리고, 집착한다. 그런 집착을 기초로 성공률 높은 자본의 취득은 로또이다. 번호 몇 개만 맞추면 부자가 된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런데 며칠 전 하늘에서 떨어진 돌덩이는 번호를 맞출 수고조차 필요없는 로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역시 사람들은 그 로또 운석을 찾기 위해 모여들었다.



 얼마 전 러시아에서도 큰 운석이 떨어졌고 학술 가치로 환산하여보니 거액의 물건으로 판명되었다. 그런 정보는 우리나라에 떨어진 운석도 고가일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나 보다. 


 그저 하늘에서 떨어진 돌덩어리가 돈이 된다는 것도 놀라웠고,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혹은 흥미를 느낄 만한 것만을 취재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소개된 것도 놀라웠다. 물론 하늘에서 억대의 돌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다. 팍팍하고 잔혹한 세상에서 타인의 성공스토리라도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에게 투영시키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그 버릇이 나쁜 것도 아니다. 힘들면 이런 헛희망의 뽕도 맞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헛희망을 보고 운석이 떨어진 동네에 직접 다른 운석을 찾으러 다니는 사람도 많나 보다. 저런 촌 동네에 저렇게 관광객?이 많았던 적이 있을까? 덕분에 주위 슈퍼마켓은 장사가 잘 될 것이다. 때마침 정오 온도는 걸어 다니면 약간 땀이 날 정도이니 생수 정도는 잘 팔리지 않을까? 시골이라 지하수 퍼주려나? 애초에 관광을 수익으로 생각해본 적 없는 주민들에겐 이런 상황이 낯설고 불편할 가능성이 크다.




 시골 인심은 믿지 않지만 그래도 시골은 시골인 모양이다. 억 소리 나는 돌덩이가 떨어진 동네에 살면서 시크하게 그때 상황을 설명하며, 제 복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은 순수한 건지, 물욕이 없는 건지 아니면 이미 다 뒤질 대로 뒤져서 포기한 것인지 헛갈렸다.



 뉴스에선 이 운석을 국가에서 문화재로 지정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인 사유지에 떨어진 돌을 사유지 주인이 발견했는데 국가가 무슨 권리로 그것을 취한다는 것일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어디까지나 민주주의의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고 우리나라에선 충분히 있을수 일이다. 다행히? 어느 교수의 말로는 떨어진 운석이 매우 흔한 것이라 알려진 500억대의 가치는 없다고 한다. 



 궁금한 이야기 Y는 사람들의 물육을 자극해서 시청률을 올렸을 것이다. 운석의 주인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을 것이다. 하지만 재물이 있는 곳에는 항상 탈이 난다. 재벌가 형제들이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인 것도 제물 덕분 아닌가? 하물며 출처 불명에 줍는 사람이 임자고, 이름표 하나 없는 운석을 노리는 범죄가 없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범죄 위험과 더불어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사람들이 온갖 곳을 다 헤집고 다님으로써 당연히 농민들의 피해가 발생했다.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 남의 피해를 신경 안 쓰는 건 딱 우리나라답다. 저 농민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해야 하는 걸까? 수백억대의 돌덩이를 선전한 매체가 할까? 아니면 저 돌이 떨어진 하늘이 해줄까? 안타깝게도 이들의 피해는 더 큰 가치에 의해 아주 정당한 듯 희생된다. 


 희생을 치르고 있는 와중에 궁금한 이야기에서 방송을 내보냈다. 덕분에 주말엔 저 지역이 쑥대밭이 될지도 모르겠다. 시청률을 위해서 일까? 사람들의 물욕을 자극하는 나레이션과 헛웃음 나오는 CG는 내가 보기에 아직도 많은 운석이 있을 것이라는 메타포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방송에선 분명히 주민들에게 피해가 있음을 인지하게 했다. 하지만 과연 사람들에게 그 장면이 눈에나 들어왔을까? 들어왔다고 한들 저기까지 가서 돌을 찾겠다는 막무가내 사람들이 신경이나 쓸까?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결함에 탁월했던 궁금한 이야기가 공중파 방송답게 물욕 자극보다는 공익에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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