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1만 시간, 1만 시간의 마법과 현실의 작심3일 - SBS 스폐셜작심 1만 시간, 1만 시간의 마법과 현실의 작심3일 - SBS 스폐셜

Posted at 2014. 3. 21. 17:24 | Posted in 리뷰/TV

 1월 1일은 항상 새로운 계획과 생각들로 북적인다. 다이어트, 금연, 목돈 모으기, 연애하기, 공부하기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여러 다짐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 하지만 그 호기롭던 생각들은 거의 3개월 안에 소멸하고 5개월 안에 포기된다. 끝까지 하는 사람은 10% 정도? 그에 대한 이유와 대책들을 SBS 스폐셜에서 내준 것 같다. 물론 이 다큐를 본다고 계속 작심 3일 하던 사람이 갑자기 작심 1만 시간을 실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왜 계속 작심 3일에 묶여 있는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같은 원인을 들어줌으로써 실패확률을 낮출 수는 있을 것 같다.



 하늘에서 내린 재능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천재'라고 부른다. 천재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언제나 패배감과 경외감을 준다. 하지만 그런 천재들이 정말로 하늘에서 내린 재능만으로 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은 그에 맞는 노력과 집념으로 천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예는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 


 동계올림픽이라는 단어엔 한국 사람들은 딱 한 종목만을 떠올렸다. '쇼트트랙' 옛날부터 그랬다. 그 한 종목으로 한국은 이른바 빙상 강국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었다. 국민들도 그에 대한 강한 자랑스러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불현듯 나타난 피겨라는 종목을 하는 한 소녀로 한국은 여왕을 얻는다. 생각해보자, 피겨라는 종목은 우리나라에 존재감이 있었나? 김연아 선수가 나타나기 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경기를 보기 위해 시차를 감수하고 새벽에 졸릴 눈 비비며 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중계나 제대로 했을까? 하지만 김연아라는 한 사람은 피겨라는 종목에 다음 날 출근이 2순위가 될 정도로 인기를 부가했다. 이런 자랑스러운 김연아 선수가 과연 천재일까? 어느 정도의 재능은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재능을 바탕으로 혹독하고 지루한 훈련을 해서 여왕이란 칭호와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누구도 반문할 수 없을 것이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작심 3일에 3일을 빼고 1만 시간을 넣었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이었나? 그 책에서 1만 시간의 비밀을 설파한 이후로 많은 사람이 1만 시간의 마법에 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한 마디로 끝나는 1만 시간이라는 많은 시간에 한 분야를 판다는 것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은 일이다. 정말 1만 시간의 그 일을 하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공교육이라는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이다. 12년 동안 최소 8교시 그러니까 8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는다.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이면 달성하는데, 그러면 우리는 모두 학교의 공부에 대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우리는 거의 매일 부모님을 본다. 하지만 부모님이란 사람에 관해 전문가인 사람은 없다. 1만 시간의 마법이란 그래서 그 나름대로 법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시도조차 안 하는 것보다 시도해서 실패하고 포기하는 것을 더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내 경우엔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인생에서 시도와 포기 사이의 괴리는 크다. 아예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 무조건 이것저것 도전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여러 도전보다는 한 분야에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것이 더 윤택한 삶을 보장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그래서 선택한 한 분야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실상은 거의 작심 3일 혹은 작심 3개월이다. 그에 관해 나름대로 생각을 덧붙이면, 작심을 감정적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1만 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수차례의 감정변화와 환경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의 동기는 강렬한 감정만이라면 결국 그 일은 그 감정이라는 동기부여가 시들해지는 순간 갈 곳을 잃는 것이 된다. 



 작심 3일의 이유에 대해 외국 학자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 바로 목표에 대한 계획의 세분화이다. 나는 살을 뺄 것이다. 라는 대 목표 아래 하루 한 시간씩 걷는다. 혹은 매일 푸시업 30개를 한다는 작고 실질적인 계획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큰 목표를 상기하고, 작은 목표를 실행에 옮긴다는 프로세스는 효율적일 것이다. 어떤 일이건 그와 같은 프로세스가 필요하고, 그렇게 실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회사의 경영 상태를 보아 장기적으로 자금을 축적하겠다는, 대 목표를 세운 다음 작은 목표로 올해는 몇 명만 해고하자 라는 것을 지키면 결과적으로 회사의 경영상태는 좋아지는 것과 같다. 



 꾸준한 운동으로 늙은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근육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방법으로 '공개화'를 말했다. 이는 흔히 흡연자들이 금연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난 이렇게 할 거라는 공개를 하면 사회의 체면이나 신뢰에 큰 의미를 두는 사람일수록 지킬 수밖에 없는 구조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 또한 충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1만 시간의 마술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 목표를 세분화하고, 공개화해서 자신이 그것을 이행하더라도 결국 자신이 편한 것에 대해 저항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스로 어떤 과제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 성장이 더디다는 것이다. 



 이른바 '컴포트 존' 이라는 개인이 편한 정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팔굽혀 펴기를 30개도 힘들어하던 사람이 약 1년간 팔굽혀펴기를 실행해서 이제는 30개를 하고도 땀도 안나는데 계속 30개만 하면 결코 그 외의 발전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떤 것이든 꾸준히 하는 것에 발전은 있다. 그 발전에 맞춰 더 난관들에 부딪혀야만 성장을 꿈꿀 수 있음은 어쩌면 당연하다.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대한 계획을 세분화하고, 여러 사람에게 공개화하고, 꾸준히 매진하되 어려운 과제를 스스로 만들고 이겨내는 시간이 1만 시간이 될 때, 아니 1만 시간인지 몇 만 시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매진하고 있을 때 그들을 전문가라고 부름에 이견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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