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약관에 동의하십니까? 죽어가는 우리의 프라이버시위 약관에 동의하십니까? 죽어가는 우리의 프라이버시

Posted at 2014. 3. 4. 20:30 | Posted in BLOG/시사사회

  긴 세월 인터넷은 발달했고, 많은 웹사이트가 생겨났다. 사이트들은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다. 대부분은 무료 서비스이다. 하지만 정말 무료일까? 우리는 당장 지갑에서 돈이 안 나갈 뿐 우리의 개인 정보를 담보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약관에 동의한 순간 우리는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판 것이다.



 약관이라는 길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어떻게 보면 무늬와도 같은 것을 실제로 꼼꼼히 정독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부터도 웹사이트나 웹서비스를 이용할 때 관련 약관을 단 한 번도 정독한 적이 없다. '난 맨날 꼼꼼하게 다 읽는다!' 라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한 시간적 손해를 금전으로 환산하여도 피해를 받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왜 서비스들은 약관을 사용할까?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도 답답하긴 매한가지라고 한다. 약관은 법적 효력이 있는 하나의 계약이다. 이에 대해 사용자는 읽고 동의를 해야 한다. 사용자가 마냥 동의 해서 피해를 보게 되면 그 자체로 기업 측의 이미지는 나빠질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양의 경쟁력 있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약관을 읽어주길 바란다. 글씨체와 크기 등을 신경 쓰기도 하고 긴 약관의 스크롤이 끝까지 내려와야 동의 버튼이 활성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은 약관의 중요성을 모를뿐더러 그 귀찮고 쓸데 없는 약관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읽히지 않는 약관들은 소비자에게 나중에 아주 큰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약관들은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약관은 일종의 계약 관계이다. 예를 들어 우리 게시판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신 당신의 저작물들은 우리 서비스 업체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라는 약관이 있음에도 확인하지 않고 동의를 누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는 서비스 측의 독단적이고 불평등한 약관이다. 대부분의 사용자가 확인하지 않으니 마음대로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약관을 고치는 것이다. 정말 누워서 떡 먹기이다. 



 많은 서비스의 약관을 뜯어보면 마치 일제 강점기의 을사늑약 같은 느낌이 난다. 그만큼 불평등한 계약이라는 소리이다. 이는 국내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문제다. 


정보는 돈이다. 개인정보는 개인의 재산이다.


 많은 사람이 정보화시대에 들어서면서 정보는 돈이다. 라고 한다. 이는 사실이다. 기업들은 물건을 팔기 위해 정보가 필요하다. 소비자들도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해 정보가 필요하다. 그런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돈을 벌 수도 있다. 혹은 소비자들의 성향을 정보화하여 기업에 팔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 팔이는 1차 산업정보 밖에 안 된다. 이른바 빅 데이터라는 데이터 마이닝 기법으로 사람들의 정보를 분류하고 관리할 수도 있다. 그런 빅 데이터는 글로벌 초 거대 기업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기업의 제품은 물론 마케팅과 이미지 변신에까지 쓰인다. 이렇게 쓰임새가 다양한 정보의 분자들은 사람들의 개인정보이며, 그 개인정보들을 끌어올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약관으로 정보를 받아오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자가 칼자루를 쥐는 형태


 미국의 인스타그램이라는 사진 서비스업체는 사용자가 올린 사진을 아무 보상 없이 광고에 사용할 수 있다고 약관을 개정하였다. 그로 인해 사용자들의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영국의 게임 회사 게임 스테이션은 약관에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신의 영혼은 우리 것이다. 라는 약관을 단 하루 명시했다. 하루 만에 게임스테이션은 약 7천 여명의 영혼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장난이었지만 이 사건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정보의 획득과 권력의 관계


 머리가 좋거나 힘이 세거나 따르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던 옛날과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지도자의 다양성 또한 넓어졌다. 한국에서 여자 대통령이 나왔고, 독재자의 딸이 민주적으로 당선되었다. 미국에서는 노예 해방 선언 150년 만에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재선까지 되었다. 그들은 어떻게 이 정보화시대에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을까? 물론 위에 말한 지식이나 지혜 다수를 아우르는 지도력은 기본일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빅데이터를 즉 정보를 손에 쥔 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정보를 쥐고 거기에 자신을 투영하여 여론을 이끌어내든, 인터넷커뮤니티의 정보망을 손에 쥐고 아예 여론을 조작해버리든 정보에 대한 제어권을 가진 사람에게 권력은 이양되는 것이다. 


 911테러 사건 이후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애국자법을 발효했다. 이 법은 일면 테러리스트들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감시할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개인의 정보를 맘대로 이용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구글의 경우에서 명확하게 예를 들 수 있다. 구글 또한 쿠키를 사용해 사용자의 성향과 선호도를 파악했었다. 하지만 파악 용도였지 저장하고 분석하고 양도하진 않았다. 애국자법의 발효 이후 기관에서 합법적으로 정보를 요구하면 이제 구글은 쿠키 자료를 공개 한다고 약관에 명시하였다. 인터넷에서의 익명성, 모든 인터넷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살해당한 것이다.


 실제로 부시의 임기가 끝나고 미국 NBC 뉴스에 국가안보국 분석가가 나와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내용은 대국민적인 정부의 사이버감시에 대한 내부 고발이었다. 국가안보 때문에 국민들의 사생활을 정부가 억압한 것이다. 



무료의 함정


 구글은 무료이다. 하지만 정말 원천적인 무료일까? 구글은 실제로 세계의 정보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구글을 이용하면 한 달에 약 500달러 어치의 정보를 구글에 제공하는 것이 된다. 


 페이스북도 무료이다. 하지만 뉴욕 월스트리트 증권가의 유명 애널리스트는 이런 말을 한다. "페이스북의 가치는 가입자 9억 명의 개인정보 때문에 높은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정보 보호보다는 공짜 서비스들을 받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볼 수도 있다. 


국가기관의 약관을 이용한 폭력적 개인정보 이용


 네델란드에서는 기업이 약관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빼내고 그것을 국가기관에서 양도하여 불법에 대해 집행을 하기도 한다. 네델란드의 톰톰이라는 회사는 GPS를 이용하여 자동차의 속력을 계산한다. 속도위반 차량은 기관에 넘긴다. GP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떤 동의도 하지 않았다. 다만 GPS 탑재의 네비를 사용했을 뿐이다. 물론 회원 가입이라던지 펌웨어 업그레이드 당시 무언가 약관을 거치긴 했을 것이다. 불법은 근절되어야 하지만 불법의 근절을 위해 개인정보를 막 이용해도 되는 걸까?



SNS와 국가정보기관

 

 우리나라의 국정원이나 미국의 CIA는 시대가 발전함에 놀라고 있다. SNS가 등장하면서 많은 부분 정부 정보기관들이 이에 의지를 한다고 한다. 요컨대 미국의 CIA가 예전에는 발로 뛰고 첩보하고 사람 사서 정보 캐던 것을 그냥 클릭 몇번하면 정보가 다 떠있는 것이다. 대표적 SNS인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개인정보가 아주 세세하게 공개되어 있다고 한다. 그 사람의 친구 이메일 목록이나 정치적 견해와 사상 그리고 종교적 취향과 좋아하는 음식 애완견의 유무까지 알 수 있다고 한다. 특히나 정보기관들이 SNS를 선호하는 이유는 사용자 스스로가 공개한 정보라는 점이다. 흔히 우리말로 거저 먹는다는 것이다.


훌쩍 다가온 실제 마이너리티 리포트


 꽤 흥행했던 '마이너리티 리포트' 라는 영화가 있다. 톰 크루즈가 주연한 이 영화는 미래를 예측하여 예비 범죄자를 잡아들인다는 미래 SF 영화이다. 이제 이것이 현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통신회사 중 하나인 AOL은 이용자들의 네트워크 정보를 공개했다. 사람들이 무엇을 검색하는지 아는 것만으로 그 사람의 신원이 파악 가능했다. 즉 이름이나 개인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행동 또한 예측할 수 있었다. 행동 중에 범죄도 예측 가능했으며 이것을 잡아들인다면 영화가 똑같은 양상이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무심코 동의한 약관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컴퓨터의 프로그램은 한계가 있다. 인간의 문자를 수집하고 분석한다고 해도 주관적인 농담을 알아챌 수가 없다. 실제로 미국으로 여행 온 한 영국인은 트워터에 '미국을 쓸어버리자!' 라는 트윗을 날렸다가 경찰에게 붙잡혀 봉변을 당했다. 미국을 쓸어버리자는 건 그만큼 술에 취해 신 나게 놀자는 의미였는데 말이다. 다른 사람은 집에서 영화를 보다가 거기에 나온 대사를 SNS에 인용했다. 그 대사 속에 전문 무기 용어 때문에 직접 집으로 경찰들이 들이 닥치기도 한다. 초등학생이 대통령을 협박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고 비밀요원이 찾아온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 모두 프로그램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그렇게 정확하지 않았나 보다.


평화롭고 준법적인 ..


 일명 프리 크라임이라고 불리는 범죄는 집회나 시위 같은 평화를 깨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프리 크라임은 많은 사람이 참가할수록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한 여론 홍보가 많다. 그런 홍보를 캐치하여 프리 크라임을 정부는 막아선다. 영국의 어떤 사람은 플래시몹을 주관하였다가 그 내용이 평화를 깨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경찰들에게 이벤트 저지를 당하였다. 이는 실제로 시위나 집회같은 헌법이 보장하는 공공활동을 약관의 동의 하에 미리 정보를 입수하여 차단할 수 있다는 소리이다.


누군가 말했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고..


 사람이란 비밀이 존재하고 비밀은 절대적으로 아무도 알아서는 안되는 내용들이기에 비밀이다. 그 비밀을 사이버상에 간직하거나 흔적을 남길 경우 그것은 비밀이 아니게 되며, 분석의 재료가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이 만약 정부의 기관이나 기업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면 미리 차단 당할 것이다. 비밀에 대한 흔적은 간단한 대화나 농담도 분석의 재료에 포함된다. 


 사생활이 없다. 디지털화된 정보는 모두 공개된 것과 다름없다. 비공개? 암호? 그것도 정보다. 우리는 침해당한 사생활에 대해 적응하고 있는 세대이다. 


 많은 전문가는 이미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구글 에릭 슈미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남에게 숨기고 싶은 일은 아예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세계의 정보를 주무르는 거물이 왜 이런 말을 남겼을까?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넷 상에서 많은 서비스를 경험한다. 그 서비스들 대부분은 무료이다. 그 무료라는 반짝이는 미끼에 우리는 개인정보라는 살을 내줄 수 밖에 없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다. 기브 앤 테이크인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개인정보를 지키고 싶다면 그 들은 우리가 누리던 많은 무료 서비스를 해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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