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사나이 헨리로 보이는 한국 군대의 경직성진짜사나이 헨리로 보이는 한국 군대의 경직성

Posted at 2014. 3. 3. 15:08 | Posted in 리뷰/TV

  MBC 진짜 사나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캐나다인 헨리가 출연했다. 네이버 프로필을 보니 아이돌 가수 같았다. 헨리는 몇 회전부터 새로운 멤버로 출연하였다. 군대 예능에 너무나도 알맞은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과정이야 어쨌든 예능의 기능인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 뭘 그렇게 어렵게 살려고 노력하는가?" 예능에서 웃기면 웃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감정 배양 당하며 살아도 편한 한평생인데. 라는 자조가 스스로 내리는 진단 중 하나이다.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헨리가 출연한 진짜 사나이를 보는 내내 불편하면서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군대 문화와 군 존재 의의에 대해 생각했다. 



 진짜 사나이라는 예능은 진실과 거짓이 너무나 잘 배합된 예능이다. 이것 보고 '군대 쉽고 재밌는 곳이네.' 라는 의식이 뿌리내릴 만큼 너무나 자연스럽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많은 군필자는 진짜 사나이를 예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인식할 것이다. 그런 예능인데도 헨리의 행동과 말들은 작가의 대본이 아닌, 자신의 심정을 말하는 것 같았다. "이걸 왜 하는데?" 라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하는 헨리를 보면서 이미 군대라는 문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까라면 까는 거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헨리가 다시 물어본다. "까라면 왜 까야 하는데?" 우리는 문화에 익숙해졌을 뿐 그 문화가 성숙한 것인지 유용한 것인지 자유로운 것인지 생각하진 않은 것이다.


 헨리는 캐나다인이다. 고로 국방 의무가 없다. 돈은 한국에서 벌지만, 한국의 의무 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다. 외국인이다. 그런 외국인이 본 군대는 얼마나 객관적이었을까? 색다르다. 낯설다.의 당연한 감정 말고 이건 왜 이렇게 하는데? 말투는 왜 그래야 하는데? 왜 이런 훈련을 받는데? 라는 의문들을 던진다. 물론 그 의문에 관한 답을 찾지는 못한다. 그 답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의문을 가지고 그것을 질문한다는 자체가 우리 군대 문화에서는 낯선 풍경이다. 옛날부터 그랬으니까. 혹은 당연하니까 하고 생각한 어색하고 경직된 문화들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을 군대는 낯설어한다. 시청자들은 그 낯선 상황이 마냥 재밌을 것이다. 일면 돌아이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돌아이로 보이는 이면에는 우리가 이미 군대문화에 대해 인식하는 수준이 콘크리트 같은 확신이라서 그의 의문들이 웃길 정도로 낯선 것은 아닐까?


 진짜 사나이를 잘 지켜보면 헨리는 일명 열외의식이 없다. 다만 의문과 긍정만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진짜 사나이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 출발점은 헨리의 감정 즉 군대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외국인의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열외의식이 없다는 것은 귀찮거나 싫다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다만 도대체 왜! 한겨울 산속에서 탈의를 하고 개울에 몸을 담가야 하는지, 그게 추위를 이기는 방법이지만 왜 추위를 이겨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것이다. 우리는 말할 것이다. "원래 군인은 그래야해" 라고..


 군대에서는 의문을 스스로 무마시키고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 그게 상급자가 하급자들을 효율적으로 다루는데 아주 좋기 때문이다. 별 생각없이 시킨대로 하는 로봇이 필요한 것이다. 생각하고, 의문을 가지고 감정을 발산하는 인간은 필요가 없다. 하지만 헨리는 달랐다. 웃길 때는 웃고 궁금한 것은 물어본다. 그게 우리에게 웃긴 이유는 그 행동들이 우리들에게 웃길 만큼 새롭거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그것들은 당연한 행동이기에 그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보다 그것으로 웃는 사람들이 더 경직되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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