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진짜 사나이, 군인 대우의 실상위기의 진짜 사나이, 군인 대우의 실상

Posted at 2014. 3. 2. 13:10 | Posted in 리뷰/TV

'군대가서 죽거나 다치면 개죽음이다' 라는 말이 있다. 2014년 현재는 어떻게 개선이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몇년 전까지 저 말은 거의 사실이었다. 나라를 지킨다는 자긍심과 의무 하나로 자신의 제일 꽃다운 시간 2년을 바치는 충성스럽고 자랑스러운 국민을 국가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막노동판 버금가는 노동을 요구하면서 그에 관한 페이(PAY) 지급은 어떤가? 그냥 한국인이니까 한국에 대한 애국심으로 봉사하라고 하기에 석연치가 않다. 정당한 수당을 요구하는 것은 고사하고 인간다운 대우를 바라는 것도 힘들다. 군대는 계급사회이고, 융통성보다는 경직된 조직사회이기 때문일까?

추적 60분 - 위기의 진짜사나이.




추적 60분에서는 군 훈련병이 사망한 사건을 재조명하며, 이런 군대 내 문제들을 다시 전파에 실었다. 군대의 의문사와 각종 부당 대우들, 비리와 비인권적 사태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 중 1의 피해자인 사병들의 피해는 군대 생활 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까지한다.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에서 재밌다고 진짜 군대가 재밌는 건 아니다. 



 훈련병이 왠일인지 너무 물을 많이 먹고 소변을 자주 봤다. 단체 생활이니 소변을 참아야될 상황인데도 화장실에 가려고 했다. 그래서 참아! 라고 했는데 거기서 오줌을 지려버렸다. 딱 이 대목만 봐도 인권침해이다. 하지만 군대에선 당연한 논리일수도 있다. 그것이 군대이다. 




 훈련병은 당뇨병이 있었다. 불행하게도 자신이 그 것을 몰랐나보다. 하지만 그에 관한 증상들은 훈련을 받기에 적합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상증세들이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는 잦은 소변 때문에 비뇨기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높은 당 수치를 보면 어떤 의사라도 '응급' 진단을 내린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그리고 당뇨 관련과인 내과로 보내야한다. 하지만 당시 훈련병을 진단했던 군의관은 내과로 가라는 서류를 남기지 않았으며, 당뇨가 아닌 방광염으로 진단하고 방치했다. 그 결과 아까운 젊은이가 죽었다. 



 그 훈련병을 직접 진단했던 군의관의 말은 그런 응급적인 수치를 보인적 없다고 한다. 관련 서류에서 포도당이 +999 수치였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자신은 서류에 나와있지 않지만 내과로 가라고 했단다. 그 훈련병이 안갔다는 핑계를 대었다. 이미 죽은 사람이니 산 사람은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 것일까? 군대는 계급사회다. 사병 중 가장 계급이 낮은 훈련병은 차렷! 한마디에도 쪼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내과로 가라고 한 장교의 말을 안듣는다고? 석연치 않다. 



 이는 국군 의무사령부의 조사에도 반영된다. 결국 군의관은 제대로 진단을 했으나 훈련병이 지시 불이행하여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군의 감찰 서류를 보면 군의관의 실수는 절대 아니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황상 분명히 군의관의 실수이고, 군 당국의 책임이다. 


 국방의 의무는 신성하다. 하지만 그 의무를 지는 사람들을 통솔하고 보호하고, 관리하는 조직은 어떤가? 



 2번째 사례는 죽음이 아닌 부상이었다. 확실한 외상이 없지만 굉장한 통증을 수반한다고 한다. 그 경우 군에서의 반응은 하나다. "꾀병부리지마" 이다. 어떤 간부는 자기 눈을 보라며, 자기는 거짓말하는 눈을 안다고 할 것이다. 고통을 받는 군인은 자신이 감내하는 고통에 대한 원인에게 다시 고통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은 의무라는 신성한 포장지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국가는 이런 군대에서 부상당한 사람들을 분류한다. 훈련 중 다친사람과 그냥 생활하다가 다친 사람은 보훈의 결정이 다르다고 한다. 국가가 아니었으면 애초에 거기서 생활하지 않아도 될 사람인데도 말이다. 훈련하다가 다쳤다고 해도 무조건 보훈 결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훈련중에 다쳤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몸의 섬세한 신경조직이나 근육 뇌와 같은 외상은 안보이지만 충격에 손상이 갈 수 있는 부위를 다쳤을 때는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할 수 있다. 


 국가는 젊은이들에게 의무를 말하며 군대로 끌어들이지만 정작 젊은이들에 대한 의무에 대해 국가는 모른척한다. 군은 국가의 안위에 제일 중요하다. 그런 군을 형성하는 사병들을 업신 여기고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것들은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대국민적 군 신뢰도를 떨어뜨려 국가를 전복하려는 "빨갱이" 와 무엇이 다른가? 



 그들은 군인이 아니라 '군의 의무를 수행하는 국민'이다. 하지만 군대에 있는 사람들은 그저 값싼 노동력이다. 그 사람들은 꿈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2여년간 저당잡히고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위에 말한 '외상 없는 병' 에 뇌종양도 포함된다. 사병이 너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곧 간부들은 꾀병을 의심할 것이다. 국군병원에서 과연 꾀병을 의심할까 아니면 CT를 찍어줄까? 정수리에 빨간약이나 안발라주면 다행 아닐까? 요즘은 좀 다르려나? 



 하지만 뇌종양이란 병은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외상이 없다고 생각한 병 때문에 사람이 죽으면 그것을 꾀병으로 본 사람은 죄를 짓는 것이다. 이 죽음에 관련된 지휘관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을까? 2년에 한번 교체되는 살아있는 군수품이 괜히 망가지거나 죽어버리면 자신의 앞길에 피해를 주기 때문일까? 그래서 뇌종양으로 죽은 병사에 대해 진술할 때 묵살이나 왜곡을 한다. 이는 다른 부대라고 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군의 부조리한 인권행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군대 내 의문사나 부조리가 언론을 크게 탈때마다 군은 항상 관련자를 엄벌하고 제도를 개선한다고 한다. 이제 좀 식상할 정도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 까지 계속 터진다. 제도의 문제라기 보다는 인식의 문제가 아닐까? 인간을 인간이 아닌 군수품으로 보는 시각과 계급사회에서의 인간 중요성을 짝대기같은 계급으로 나눠보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불의의 사고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사고들이었다. 조금만 더 빨리 좋은 병원에 갔다면 살 수 있었고, 후유증이 작았을 수도 있다. 


 의무를 지키라고 말만 할 줄 알았지 자신의 의무는 다하지 않는 군 당국과 보훈처에 관해 그들의 존재가치에 대해 심한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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