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쟁 - 절정이 아쉬웠던 괜찮은 느와르 (두기봉, 손흥뢰)마약 전쟁 - 절정이 아쉬웠던 괜찮은 느와르 (두기봉, 손흥뢰)

Posted at 2014. 2. 13. 16:16 | Posted in 리뷰/영화

  마약 전쟁이라는 영화를 보며 초반엔 굉장히 흥미진진하여 몰입할 수 있었다. 후반 갈수록 말도 안 되는 총격 씬 때문에 전반의 좋은 느낌을 모두 날려 먹었다. 그래서 너무나 아쉬웠다. 물론 결론만 놓고 보더라도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 액션 씬에서의 아쉬움은 지울 길이 없다.



 마약 전쟁에서 언급되는 동북아의 마약 시장과 유통은 아마 실제와 비슷하거나 더 클 것이다. 그만큼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누가 한국을 마약 청정국이라고 하는가?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닌 마약 무지국이다. 카더라로 들은 소식에 의하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유흥거리에서는 약간의 노력으로 여러 종류의 마약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그것뿐 아니라 심심찮게 터지는 의료계에서의 마약 남용 또한 우리나라의 마약 포텐셜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메시지들은 그냥 듣고 넘기기에는 무게감이 있었다.



 영화는 범인과 경찰과 경찰에게 협조하는 범인이 등장한다. 그 중 경찰에서는 반장이 꽤 비중 있게 보였다. 우리나라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저쪽 경찰 반장은 자신이 최일선 혹은 최전방에서 플레이하였다. 분장에 연기까지 하여 범죄 추적을 하는 것을 보고 마약 수사란 게 다 저런 건가? 라고 생각이 들었다. 반장의 연기는 제일 먼저 이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미 영화배우가 아닌 진짜 경찰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경찰이 마치 영화배우 퀄리티의 연기를 하는 것을 보고 빠져버린 것은 이 영화배우가 연기를 그 정도로 잘한다는 방증일 것이다. 



 일부로 삽입하려고 했던 메시지 중 하나인지 아니면 그냥 내 생각인지 분간할 수는 없지만, 경찰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범인은 마약을 상징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약은 우리에게 좋은 기분 혹은 환각을 제공한다. 결국엔 어떤 식으로든 파멸을 불러오는 마약처럼 협조하는 범인 또한 어떤 식으로든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결국엔 파멸을 불러오는 실마리가 되었다.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예상은 가능했지만, 충분히 임팩트 있는 반전을 노릴 수 있었다. 느와르라서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충분히 몰입도 있었다.



 이 영화의 최대 에러는 액션 씬 총격 씬이다.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됐는지 알 길은 없다. 어떻게 多대多 상황의 총격적에서 숫자가 많은 쪽이 그렇게 발릴 수 있을까? 물론 소수의 쪽이 총 실력이 월등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근거는 영화내 어느 곳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없었으며, 보는 중간 나도 모르게 실소를 펼쳤던 장면인 고개 까닥거려서 총알피하기는 도대체 액션감독의 머리에서 나온건지 애드립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무슨 매트릭스도 아니고 고개를 까딱 해서 피해질 총알이 세상이 어딧겠는가? 영화라는 허구 매체니까 넘어가자고 하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앤간해야지..


 결론은 마약이 모두를 죽인다. 그걸 만드는 사람, 운반하는 사람, 운영하는 사람, 막는 사람, 잡는 사람 모든 사람을 죽인다는 메세지는 확실히 받았다.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상투적이었다. 각기 다른 파멸의 방식으로 엔딩을 맞았다면 훨씬 더 세련될 뻔했다. 하지만 한 장소에 한 씬에 몰아서 한명 빼고 다 죽기 때문에 왠지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마저 들었다. 



 중국영화는 원래 액션에서의 짜임새가 좋은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원래부터 무술을 하는 나라이니 말이다. 대신 스토리에서의 짜임새가 조금 부족했었다. 하지만 이 마약전쟁이라는 영화는 정반대이다. 스토리에서의 짜임새와 배우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그런데 액션씬의 짜임새가 떨어졌던 것이다. 어쩌다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나처럼 신선한 사람도 있는 반면 적응도 안되고 원하던 깔끔한 액션씬을 못본 사람들은 짜증이 날만한 요소가 아닌가 싶다. 


 마약이라는 쾌락의 명약을 놓고 거기에 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죽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 같다. 마약은 곧 돈이며, 돈은 곧 힘이다. 힘을 위해 불법을 자행하는 사람들은 도박하는 심정으로 인생을 건다. 극에서도 보여주듯이 마약 사범들은 하나같은 올인성 행동들을 보여준다. 거기에는 경찰에 협조했던 범인도 포함이다. 그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약상다운 면모를 보였다. 


 절정의 그 어이없는 액션씬만 아니었으면 추천할만한 영화였다. 그래도 스토리 짜임새는 볼만하니 킬링타임용 느와르로는 봐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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