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 마동석 주연, 오해와 악의로 가득찬 세상 (2013)살인자 - 마동석 주연, 오해와 악의로 가득찬 세상 (2013)

Posted at 2014. 2. 9. 21:48 | Posted in 리뷰/영화

 예고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본편을보니 실망했다는 평을 듣는 영화는 부지기수이다. 이 살인자라는 영화도 마찬가지다. 이해가 안가는 것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재미없다고 하는 것이다. 왜 재미가 없을까? 물론 이런 범죄스릴러물에 유머코드를 바라는 것은 아닐것이다. 말 그대로 영화 자체의 맛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일텐데 그 부분을 나는 감지하지 못했다. '아주 재밌다' 라는 평은 못하겠으나 킬링타임용 스릴러로는 어느정도 점수를 주고싶다. 



 살인자라는 영화의 세상은 거의 모든 설정이 악의적이다. 주인공을 비롯한 아들과 친구들 모두 악의적이다. 악의적인 세상이다. 하지만 그 세상의 발단은 오해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혹은 은폐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악의를 몰고다닌다는것일까 한 없이 슬프고 억울한 영혼들의 영화다.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마치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밍밍한 느낌이 있다. 부성애가 메인이 되는 스릴러라면 그 표현못하는 짠함을 더욱 표출했어야했고, 가족단위 싸이코패스의 잔혹한 살인을 다룰려면 더 잔인하고 임팩트 있게 했으면 어땟을까싶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배우 마동석의 연기는 좋았다. 아니 무난했다. 연기는 아역들이 잘했다. 특히 아들을 괴롭히는 왕따주범자 아이의 연기가 좋았다. 진심으로 열받았다. 살인자와 양아치중에 양아치의 연기를 보고 열을 받고 살인자를 보고 무난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은 배우로써 다시 생각해봐야할 점일수도있고, 나의 근시안적인 시각차일수도 있다.



 분노는 아주 좋은 삶의 원동력이다. 지금 세대의 사람들은 늙으나 젊으나 다들 착하다. 너무 착하다. 왜 그렇게들 눈물이 많고 쓸데없는 동정심이 많은지 이해가 안갈정도이다. 사람은 좋은 것에 기뻐하고 싫거나 부당한 것에 분노할 수 있다. 그것이 안돼는 사람은 마음이 병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으면 자신은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감정고문' 적어도 영화 속 아버지는 그 고문으로부터 자유로웠다. 그런데 그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 틀렸다. 그 틀린 방법이 결국 아들까지 뒤틀리게 만들었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런데 이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일부러 만든 것이 느껴지는 스토리는 할머니표 어설픈 옛날이야기보다 못하다. 영화는 대부분이 픽션이다. 하지만 너무나 억지스러운 픽션은 그저 쓰레기일 뿐이다. 물론 이 살인자라는 영화에서 나는 그런 작위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냥 흘려가는대로 정리된 느낌정도였다. 사람마다 느낌의 강도가 틀린것이리라


 작위성의 정점을 찍는 부분은 아버지와 아들이 사는 촌으로 아버지가 예전 위협을 가했던 여자아이가 이사를 온다는 것이다. 세상이 생각보다 좁다. 픽션은 논픽션의 허구를 이기지 못한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그냥 타협하며 보면 볼만하다.



 철저하게 부셔져버린 사람은 누군가의 타격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육체적인 타격은 멍이들거나 딱지가 지고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된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 포기해버린 사람은 그 절망 이란 동굴에서 허우적대다가 빛 한줄기 세어나오는 곳이 보이면 그쪽으로 온 힘을 다해 전진한다. 그 길이 가시밭길이거나, 가시밭길 같은 범죄의 길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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