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1 - 프로야구 오심 그리고 비디오 판독, 과학 발전 VS 심판의 자존심현장 21 - 프로야구 오심 그리고 비디오 판독, 과학 발전 VS 심판의 자존심

Posted at 2014. 6. 4. 15:14 | Posted in 리뷰/TV

 어렸을 적 아버지와 함께 구경하러 갔던 야구장은 매우 더러웠고, 한산했다. 띄엄띄엄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대부분 아저씨였으며 소주 한 병을 꼭 나발 불고 있었다. 그 아저씨들은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꼭 2가지 반응을 했다. 욕을 하거나, 일어서서 손가락하며, 욕을 했다. 온갖 쓰레기는 바람에 날리며, 관람 의자 상태도 좀 깔끔 떠는 사람이 앉기에 지저분해 보였다. 경기도 잘 보이지 않았다. 물론 어려서 야구 자체를 잘 몰라 이해가 되지 않는 점도 재미가 없음에 한몫했겠다. 그 기분이 전승되어 지금까지 야구를 보지 않는 사람이 됐다. 


 지금도 야구장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언뜻 들은 지금의 야구 응원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고 알고 있다. 청춘들 특히 여자들이 많이 찾고 그래서 자연히 젊은 남자들이 따라와 굉장한 관객 유입이 있었다. 또한, 특유의 응원으로 재밌는 놀이터가 된다고 알고 있다. 먹을 것도 늘어났고, 가볍게 맥주를 마시긴 하지만 예전처럼 소주 나발 부는 미개인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야구를 봤다. 그런데 아직도 야구는 재미없었다. 바로 오심과 그로 인한 경기지연 때문이다. 벤치클리어링 같은 패싸움 보자고 입장료 낸 것이 아니기에 빨리 던지고 치고 달렸으면 했지만 결국, 소비자의 바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경기는 계속 지연되었다. 


 '현장 21' 이런 지루한 오심과 구단의 반발이 점점 심각해져 가는 추세에 대해 취재했다. 





 한화의 김응룡 감독이 심판의 페어 판정에 맞서 경기 중에 선수단을 철수시킨다. 중계 카메라로 판독한 결과, 페어가 아니었다고 하는 관객들이 야유를 보낸다. 















 선수가 최선을 다해 플레이한 것을 공정하고 평등하게 심판하는 것이 주 임무인데, 인간의 한계라는 변명을 하며, 어쩔 수 없이 오심은 당연하지만, 비디오 판독은 심판 고유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리가 많았었다. 팬 중에도 '오심은 경기의 일부'라는 개소리가 돌았었다. 딱히 야구를 좋아하지 않음에 그렇게 감사한 적이 없었다. 만약 야구 폐인이었다면, 어쩔 수 없이 봤을 촌극을 안 봐도 되기 때문이다.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서 저 소식들을 봤을 때는 '왜 저런 스포츠를 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 미개한 블레기가 모르는 어떤 재미가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SBS 야구 해설위원 이순철 씨가 말하는 그간 오심에 대한 행동은 번복이 불가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고 한다. 





 두산 오재원 선수가 출루하는 장면을 초고속 카메라로 돌려보니 분명 공보다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하지만 심판은 아웃 판정을 내렸다. 선수는 억울하고, 상대편은 '아싸!'를 외칠 것이다. 야구장을 찾은 많은 팬은 어떨까? 실질 경기와 스마트폰으로 중계까지 보는 사람이 대다수여서 이런 초고속 카메라의 리플레이 또한 같이 볼 것이다. 당연히 현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온다. 





 두산 베어스 감독 송일수 씨는 심판도 사람이니까 실수가 나온다는 당연한 말을 했다.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는 실수는 당연하다. 그러므로 그 실수를 인정하고 만회하고 바로잡을 노력도 필요한 것이다. 


 심판은 사람이다. 그래서 실수한다. 하지만 바로잡지 않는다. 번복하지 않는다. 잘못된 심판을 했음에도 번복이나 사과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스포츠를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정하지 못한 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다. 꼭 야구만이 아닌, 축구, 배구, 농구도 마찬가지다. 공정하지 못하면 그건 스포츠도 뭣도 아니다. 그냥 땀 흘리기 대회다.








 뻔히 보이는 심판의 오심에 대해 야구팬들은 심판을 가서 때리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야구 산업에 심판은 확실히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심닷컴이라는 프로야구 오심 기록만을 모아 만든 블로그가 생겼고, 네이버에도 경기 후 오심을 저지른 심판이 있다면 어김없이 실시간 검색어에 뜬다. 참 심판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의 관심을 담보로 하는 전문직이라는 증거이다. 






 술에 만취하여 경기장에 난입한 관객은 심판의 목을 조르며 판정에 항의했다. 이게 2014년 프로야구 팬 의식이라고 일반화할 순 없지만 참 씁쓸하다.

















 심판의 오심이 많은 야유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스포츠 토토 때문이라고 한다. 토토를 위시한 경기 조작을 의심하는 것이다. 오비이락.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지는 형상으로 어쩌다 실수를 했지만, 그 실수는 어떤 식으로든 경기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무고한 심판들이 받는 정신적인 타격은 당연하다. 어떤 면에서는 불쌍하기까지 하다. 


 비디오 판독은 심판의 권위와 자리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대 흐름에 맞는 요구로써 심판들부터 포용해야 할 시스템이 아닐까?

























 메이저리그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그 결과 많은 판정이 번복되었으며, 그만큼 공정성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의 경우도 슬슬 판독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즉, 언제나 돈이 문제다. 메이저리그식의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방송 중계시설을 이용한 판독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어쨌든 야구 또한 소비자의 바람에 맞게 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결함을 기계적으로 보충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시대적 착오이다. 전문직이라는 자부심 이전에 부족함을 인정하는 배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하긴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 모든 스포츠는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 






 심판이 죽으면 그 스포츠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을까? 심판이 죽는다는 것은 심판이 경기에서 행하는 권한이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그 권한은 공정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파생된다. 만약 공정성이 없다면 당연히 권한이 약해지는 것이다. 야구가 지금처럼 꾸준히 사랑받으려면 심판과 판독의 적절한 배합이 중요할 것이다. 


 비디오 판독만이 들어오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도 있다. 경기의 맥이 뚝뚝 끊어져 결국 야구 경기 자체가 재미없게 돼버릴 가능성이다. 빠르고 흥미진진한 경기를 이끌어가는데 빠른 심판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쪼록 사람과 시스템을 잘 배합해서 앞으로 더 재밌고, 뒤탈 없는 프로야구가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