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 15년 만의 임신, 홀로 된 아빠, 불임과 시험관아기, 의료사고일까?리얼스토리 눈 - 15년 만의 임신, 홀로 된 아빠, 불임과 시험관아기, 의료사고일까?

Posted at 2014. 6. 4. 09:12 | Posted in 리뷰/TV

 아이는 부모에게 하늘의 축복이라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건 부모와 자식 모두의 인생에 얼마나 큰 위험을 안고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기에 독신주의를 숭배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틀렸으며, 사실은 그런 불안과 위험을 떠안고라도 아이를 갖는다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기쁜 일인지 가늠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확실히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를 원한다.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15년 만에 시험관 시술에 성공하여 임신하게 된 아내가 세쌍둥이를 잉태하지만, 결국 세 아이와 함께 산모까지 사망에 이르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보는 내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한 번에 4명의 가족이 죽은 집안 사정이야 안 봐도 엉망일 것이다. 아이 한 명만 죽어도 난리가 나는 게 보통인데 아이 3명에 엄마까지 잘못되었다니, 남은 사람의 아픔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원래 세쌍둥이 출산은 고위험의 출산이라고 한다. 간혹 미디어에서 세쌍둥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 그럴 수도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고위험을 안고 출산하는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위험에 따른 선택적 유산을 제의했다. 세 아이 중 한 아이를 포기하라는 것인데, 세상 어떤 부모가 자기 자식 중 한 명을 선택하여, '이 아이를 죽이세요.'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 엄마도 세 명의 출산을 고집했다. 리스크에 따른 손해는 당연하다. 하지만 예측 리스크에 따른 손해는 피하고 싶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그 손해가 아이이기에 섣불리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원인불명의 불임으로 아이가 없었을 뿐, 부부는 꽤 오랜 시간 같이 산 듯 하다. 여느 부부와 같이 남편은 아내의 뒷바라지에 의지한 모양이다. 세탁기도 못 돌리는 거 보면 아내의 부재가 더욱 사무치게 다가올 듯하다. 의외로 남편은 덤덤해 보였다. 하지만 그 덤덤함이 절망에서 오는 것인지, 아니면 안정을 찾아서 그런 것인지는 장담하지 못한다.














 선택적 유산 (SFR-Selective Fetal Reduction) - 세쌍둥이 이상일 경우 산모와 태아의 합병증 유발 가능성이 높아 태아가 생존 능력을 갖기 이전 임신을 인공적으로 종결














 쌍태아수형증후군 (twin-to-twin transfusion syndrome) - 주로 일란성 쌍둥이에게 발병되는 임신 합병증으로 한쪽의 태아로부터 다른 쪽의 태아에게 혈액이 들어가는 상태 






 병원은 분명 세쌍둥이 출산에 대한 위험을 알렸고, 그에 대한 대비로 선택적 유산을 제의했다. 그럼에도 세쌍둥이 출산을 고집한 환자 측의 책임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책임이 세쌍둥이 모두와 산모의 목숨이라면 어떻게 생각해도 가혹한 측면이 있다. 












 병원에서 말하는 산모의 사인은 정확히는 아니지만, 양수색전증을 의심하고 있었다. 양수색전증이란 산모에게 나타나는 치명적인 병명으로 분만이나 제왕절개 후 양수가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어느 한 곳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심혈관, 뇌혈관같은 중요 혈관을 막으면 당연히 죽음에 이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며, 부검을 해봐야 안다고 한다. 그런데 위 자료화면을 보면 이미 화장을 한 듯 보인다. 


 의료사고를 판별하려면, 시신을 절대 화장해서는 안 된다. 절대적인 증거는 시신에 있다. 위 사건의 경우, 의료사고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유가족이 확실히 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의사도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밝혀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개인적으로 의료사고가 아니었으면 한다. 


 의료사고라고 하면 의사 탓을 할 수 있다. 죽음에 대해 원망할 곳이 생긴다. 약간의 보상과 원망할 곳이 생기는 것뿐이다. 그래서 이루어지는 부가적인 효과는 의사 한 명이 사라짐으로써 많은 환자가 보살핌을 못 받는 사회적인 손해 정도이다. 물론 유가족에게 그런 사회적인 손해 따위를 생각할 이유는 없다. 시각의 차이이다. 제삼자의 입장과 당사자의 입장은 이렇게 틀린 것이라 생각한다.




 산모의 담당의 또한 세쌍둥이 임신에 따른 위험에 선택적 유산을 해야 하는 게 맞았다고 한다. 원칙적으로 이미 제의를 했으나 거부해서 이 사달이 났다는 것에 대해 부부 또한 자유롭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원인 중 하나 일 뿐이다. 사람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죽지 않는다. 딱히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다만 산모 측의 선택만이 죽음의 이유인 마냥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남편은 산모가 사망하기까지 위험한 상황이 임에도 한마디 하지 않았다는 것, 그것이 의료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난임에 따른 시험관 시술은 그냥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보다. 생각보다 고통이 가미된 시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부부가 아이를 탐내는 것도 욕심일까? 당연한 것에 대한 갈망 아닐까? 하지만 당연한 것이 없었고, 여러 도움을 받아 그 당연한 행복을 찾았지만, 그마저도 비극으로 연결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감사해야 한다. 당연히 존재하여 당연히 먹여주고, 재워주고, 씻겨주는 당연한 부모의 존재에 감사해야 하며, 당연히 남녀가 합방하면 생기는 아기가 생긋 웃으며 재롱 피우는 것도 감사해야 한다. 세상의 빛도 못 보고 떠난 세쌍둥이와 아이를 지키려 했던 아내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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