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스토리 눈 - 시아버지와 꼭두각시 며느리, 가족 보험사기리얼스토리 눈 - 시아버지와 꼭두각시 며느리, 가족 보험사기

Posted at 2014. 6. 3. 10:30 | Posted in 리뷰/TV

 생명이나 건강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으며, 사고, 팔 수도 있다고 말하면 보통의 감성과 사회 분위기에 물든 사람들은 '그래도 그건 아니지.' 라며 짐짓 따뜻한 사회의 일원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 생명이나 건강은 언제나 보험이라는 형태로 거래되고 있다. 본래 보험으로서 역할을 생각한다면, 보험이라는 뜻 그대로 위험에 대한 보장이 되겠지만, 보험으로 사기를 치면 돈과 생명, 건강을 맞바꾸는 행위가 된다. 


 보험의 대상이 협박이나 강제성을 띠며 보험에 가입 후 위해를 가하는 게 일반적 보험 사기의 패턴이다. 개인적으로 남이 어떻게 돈을 벌든, 노동하든, 투자하든, 금융 범죄를 저지르든 상관이 없으나 그 과정에서 애꿎은 사람을 겁박하여 이익을 편취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회자된 보험 사기의 많은 부분은 힘없는 자를 이용한 이익의 편취가 대부분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전과 노후를 담보로 돈을 버는 보험업이 나쁘다거나 원론적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본 블레기는 정부가 아니므로 수학여행 가서 배 사고가 났다 하여 수학여행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험이라는 매개가 힘없는 사람들, 주로 장애인과 어린아이(영,유아 포함), 노약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명과 건강을 돈으로 환전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보험 사기와 범죄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갈 데까지 가버린 천민자본주의와 금권주의의 나라에서는 사람이 숨을 쉬고 있다면, 그것은 돈이다. 그 사람은 당장 노동력도 없고, 미래 가치 또한 제로일지라도,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 걸리지만 않는다면, 작은 로또에 버금가는 이익을 편취할 수 있다. 그 환경이 결국 많은 보험 범죄를 낳는다.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이런 보험 사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풀었다. 사건 정황만 보면 협박과 회유 같은 건 있어 보였지만, 직접적인 보험금 수령을 위해 폭력이나 음모로 신체를 손상시키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보험 가입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험 가입을 시켰으며, 보험금 수령을 가입자의 의지 없이 다른 사람이 했다면, 분명 범죄다.












 25세 김영숙 씨는 이 사건의 피해자다. 처음엔 시아버지가 보험을 들어준다고 했다. 싫다고 했지만,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많은 보험에 가입되었다. 총 24건의 보험에 가입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그 어떤 보험 범죄의 내음이 물씬 난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사는 젊은 부부에게도 보험은 필요하다. 하지만 24개는 많은 감이 있다. 상식보다 많은 보험은 거의 90% 이상 범죄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때, 보험사 간의 연계와 경찰의 개입으로 이런 류의 보험 범죄는 미리 억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영숙 씨 남편 박정민 씨도 강제로 보험에 가입했다고 한다. 부부의 보험금 지급일람표를 보면 대부분 염좌나 통증에 의한 수령이었다. 한 번에 약 40만 원 정도의 수령액이다. 이렇게 두고두고 보험금을 수령하면, 농사보다 나은 돈벌이 수단일 것이다


 부부가 가입한 보험의 종류를 다 보여주지 않아서 조금 안도했다. 보험들 중에 생명보험이나 종신보험이 있었다면, 아직 한여름도 아닌데, 납량특집을 미리 본듯한 공포를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가 이어진 사연은 신파적이고 진부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기의 표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시골 특유의 인권 무지를 기초로 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에 희생양이 되기 알맞은 조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시골은 도시보다 살기도 좋고, 옛날처럼 도시와 큰 격차가 있는 것도 아니다. 통신의 발달로 시골이나 도시나 같은 속도로 정보를 다룰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골이니, 도시니 하며 차별을 두는 것은 좀 멍청한 짓이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연령대에 의한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연령대가 높은 사람은 가끔 자식들은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며, 마음껏 후드러패도 된다고 생각하며, 먹여 살린다는 이유로 소유하려고 든다. 도시와 시골의 생활 환경은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거주하는 사람에 의해 차이가 벌어진다. 아직도 독재자나 학살자를 전 대통령이라며 우러러 생각하며, 그 시절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수두룩한 걸 보면 살짝 공포스럽기도 하다. 


 가족을 소유하려는 가부장적인 마인드와는 별개일까? 저 아버지라는 사람은 애초에 범죄에 친 자식과 며느리를 이용했다. 가부장이라기보다는 범죄적 관점에서 접근해도 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요즘 시대에 첩을 들인 사람이 있다니, 게다가 집도 그렇게 재벌급은 아닌 거 같은데, 참 부러웠다. 남편의 여자친구라고 소개하는 아내의 오픈마인드는 이 시대 여성의 귀감이 아닐까? 한 가족처럼 언니, 동생 하며 지낸다는 쿨함에서 시원함보다는 엄혹함이 느껴지지만, 일부일처제라는 사회의 쓸데없는 틀을 깨버린 혁명적인 역할을 수행함은 그것이 불법이라 하여도 굉장하다.


 남편의 여자친구는 아들 부부의 보험을 관리했다. 그녀는 원래 보험설계사 일을 했다고 한다. 아귀가 들어맞는다. 보험설계사는 보험시스템에 그만큼 밝기에 브로커와 수령 기획에 앞장 섰을 것이다. 








 영숙 씨는 헤어지라는 협박을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즉 협박에 의해 움직인 것이다. 






 보험 사기를 쳐서 돈이 얼마 안 남는다는 대사는 '그쪽도 어렵구나.'라는 경기 침체에 대한 예측을 하게 한다. 몇 명이 연루되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200만 원도 못 가지고 간다는 그녀의 말은 측은하기 이를 때 없다. 사아버지의 여자친구는 엄밀히 남이다. 그럼에도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내밀며, 남의 건강을 담보로 돈을 버는 그녀를 보고 역시 우리나라는 노인 공경,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험사기의 적발통계는 매해 늘어나고 있다. 




 남을 이용해, 협박이나 공갈로 이익을 편취하는 보험 범죄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바로 본인이 든 보험은 본인만 수령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생명보험을 제외한 상해나 손해보험의 경우, 본인 수취만 가능하게 한다면, 아마 보험 범죄는 살인만 나지 않을까? 인간이 악하며, 돈이라면 살인도 불사한다. 하지만 살인이라는 게 그리 쉬운 것도 아니며 사기보다 죄책감이 더 크다. 그래서 보험을 이용한 사기율은 확 떨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살인이 늘어날 거란 생각도 든다. 여긴 한국이니까. 


 힘없는 사람을 쥐어짜 내 돈을 버는 범죄. 그 가해자가 가족일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물론 대부분의 가족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분명히 그런 후안무치한 가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시집이나 장가를 가거나 보낼 때는 항상 잘 살피고 심사숙고 끝에 하는 것이 맞다. 사랑에 미쳐, 사람이 너무 좋아, 주위는 돌아보지 않고 들어간 곳이 호랑이 굴이라면 그 사랑도 결국엔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이라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어떤 사건이라도, 사회적 시대적 문제인식으로 해결을 보기보다는 어떻게 조심해야하고, 개인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먼저 생각하는 게 빠른 결론을 내는 답이다. 세월호 참사를 보며, 대의적으로 책임자를 엄벌하며, 각종 안전 규제를 해야한다는 소리가 많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개인적 대처는 일단 배를 타지 않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며느리 영숙 씨가 보험사기의 굴레에 빠진 이유는 결혼과 가정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그 갈망에 의한 집착을 결국, 가족이 이용하여 보험에 가입시킨다. 스스로 집착에 의한 갈망은 자신을 먹잇감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미끼라는 것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