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을(乙) 면접자의 패기 넘치는 말과 오류사회의 을(乙) 면접자의 패기 넘치는 말과 오류

Posted at 2014. 5. 25. 22:25 | Posted in BLOG/끄적끄적

 취업준비생들에게 전설로 내려오는 이야기 - 어느 여학생이 인신공격과 모독에 가까웠던 압박면접장에서 문을 닫고 나오기 전에 한마디 했다. "분명히 알아두세요. 문을 나서는 순간 나는 당신들의 고객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을은 서비스나 제품을 파는 기업이라기보다는 그 기업에 일자리를 구하려는 취업준비생들 아닐까?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까지의 자신이 갈고닦은 것을 내보이며, 어떻게든 몸을 팔고 싶어하는 세일즈맨이자. 제품이다. 몸 판다는 게 꼭 성매매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몸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도 포함된다. 기업의 경우는 잘못된 제품일 경우 교환이나 반품, 환불이 가능하지만, 면접자의 경우는 어떤가? 잘되면 다행이지만, 하자가 발견되면 오직 패배감 가득한 불합격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한없이 불쌍하기만 한 취업준비생이 면접장에서 일침으로 날린 말은 일면 시원한 감이 있다. 게다가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에는 기업 관계자들이 듣고 비웃을만한 오류가 내재하여 있다. 나가는 순간 고객이지만, 그 사람을 꼭 고객으로 모셔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당신 아니라도 지금까지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수많은 고객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한 명이 고객에서 이탈해도 별 타격은 없다. 타격다운 타격을 주려면 유언비어나 흠집 내기 같은 영업방해죄에 해당되는 공작을 펼치거나 블랙컨슈머로 변신해서 애꿎은 a/s기사나 상담원만 괴롭히는 것이 다다. 


 호기로움은 좋으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고객은 왕'이라는 구시대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면접자를 보면서 아마 면접관들은 쓴웃음을 내보이지 않았을까? '육갑한다.'라며 약 10초 이내에 머릿속에서 잊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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