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선하지 않다.세상은 선하지 않다.

Posted at 2014. 3. 28. 02:12 | Posted in BLOG/끄적끄적

 세상은 선하지 않다. 라는 말은 성악설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은 대부분 상황에서 선하게 행동한다. 그것이 어떤 이익이 없음에도 선하게 행동한다. 그럼에도 세상은 선하지 않다. 온갖 악과 악으로 둘러싸여있다. 많은 사람이 말하길 지옥이 있다면 이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것이다. 


 세상은 선하지 않다. 사회의 쓴맛, 사람 무서운지 알라는 말, 모두 맞는 것이다. 인생의 선배들은 하나같이 사회는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한다. 세상이 선하다면 저런 말을 할 필요도 없다. 온전한 악의에 의해 상처받고 상처 주는 세상이기에 그걸 몸소 느꼈기에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세상은 선하지 않다. 선하려고 노력하면 바보가 되고, 호구가 된다. 어렸을 적 티비에서 보던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한없이 정의와 선함을 추구하고 원하면서도 세상은 그렇지 않다. 자신을 위한 선함은 일반적이고 원론적이고 다수가 원하는 선함이 아닐 수도 있기에 세상에 완벽한 선함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은 선하지 않다. 많은 사람이 선함을 위해 투쟁하지만, 결코 그 투쟁은 선하지 않다. 그 투쟁을 저지하는 사람도 선하지 않고 투쟁을 하는 사람도 선하지 않다. 하지만 제일 선하지 않은 것은 그 투쟁에서 어느 입장도 없는 선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야말로 메피스토의 재림이라고 봐도 좋은 악한 사람들이다. 


 세상은 선하지 않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은 선하다. 선함을 추구하고, 선함을 교육한다. 하지만 이 세상이 결코 선하여지지 않는 것은 그 선한 사람들이 결국 그 선함을 표출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나만 선하면 돼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 아닐까? 


 세상은 선하지 않다. 예전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선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선함을 찾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을 것이다. 그 밀알이 썩어 바람에 날릴 때 세상의 선함이 사라지는 것이 아닌 선함이 퍼지는 것임을 확인하면 애달프다거나 아쉬울 겨를이 없다. 세상은 선하지 않기에, 선하게 만들라는 과제로 받아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선한 것이 꼭 좋은 것인가? 악한 것 보다는 낫지 않는가? 난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내 후배가 살아갈 세상이, 선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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