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의 죽음과 아기 산업의 그늘현수의 죽음과 아기 산업의 그늘

Posted at 2014. 2. 21. 19:45 | Posted in BLOG/시사사회

현수의 죽음과 아기 산업의 그늘

 

 당장 먹을 게 없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이 상황에서 입 하나 덜자고 자식을 잠깐 맡겼다. 혹은 버렸다. 혹은 팔았다. 우리네 7~80년대 신파적인 스토리이다. 엄청나게 많은 아이가 해외로 입양되었다. 역시 우리나라는 수출대국이라서일까? 하지만 그들은 물건이 아니다. 그들은 국가가 볼 때 한 명의 경제 능력 없는 1의 인구이겠지만, 내가 볼 때 그들은 가능성이고, 희망이며, 미래이다.

 


마치 쓰레기처럼

 

 경제적으로 너무도 힘들면 아기를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와 아이 양쪽 모두 살아나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한 해 해외입양 사유를 보면 부모가 미혼모라서 입양 대상이 된 숫자가 압도적이다. 쉽게 말해 책임지지 못 할 걸 싸질러서 그렇다. 난 남녀 사이의 어떠한 사랑 표현이라도 서로의 동의로 하는 것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성관계도 그것에 포함되며, 임신, 출산도 포함된다. 하지만 쾌락은 추구했으나 생명에 대한 책임은 너무도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서 잉태된 생명은 죽임을 당하거나 버려진다. 옛날에는 목구멍에 풀칠 못해서 아기와 헤어졌지만, 지금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 혹은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 버려진다. 그 미래에 좋은 직장과 화목한 부부 그리고 또 다른 아이가 있을까는 미지수이다.

 

수출 대국의 또 다른 수출품 '아기'


OECD 회원국이며, 수출 10위권의 경제 대국이 되었음에도 아기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아이 수출을 도와주는 기관들이 있다. 입양기관들이다. 정확한 증거는 없으나 이들 아이 수출 기관은 해외 입양 건을 성사시키면 보수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를 받은 해외 수입자는 국가로부터 입양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지원을 받기도 한다. 이 거래에는 피해자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 피해자는 그 피해를 인지하지 못하며, 고발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일까? 아기 수출은 하나의 산업이 되버렸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인격체'이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하나의 인격체다. 물론 성장하여 독립할 때까지 부모에게 많은 영향을 받으며 일정 부분 교육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그런 아이라도 맘대로 학대하거나 팔아먹거나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범죄이다.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다. 아이가 설령 말을 못하거나 이성적인 판단을 못 하는 갓난아기라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갓난아이기 때문에 더 보호를 받아 야한다. 하지만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는 국가가 수출을 책임지고 기관에게 돈을 안겨줄 재활용품이 되어, 수입자에게 정부의 지원을 받게 해주는 선물이 된다. 그리고 성년이 되면 또 버려진다.

 

'현수'의 죽음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일까? 현수라는 이름의 2010년생 아이가 죽었다. 내가 그 자리 있지 않아서 모든 것은 언론에 의존한 추측과 의혹이다. 병원 응급실로 실려온 현수는 온몸에 멍 자국과 두개골 파열이 있었으며 머리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두개골에서 흘러나왔을 척수액이 코를 통해 나오고 있었다. 아이의 의붓아버지는 아이가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그렇다고 진술했다. 의붓아버지는 아동학대와 폭행죄 1급 살인죄 혐의를 받고 있다. 부검해보니, 무언가에 의해 여러 번 맞은 흔적이 확실하며 내출혈로 사망했다는 진단이다. 그 의붓아버지는 전쟁영웅이며, 장기기증으로 페이스 북에서는 슈퍼히어로라는 칭호가 있었다. 죽은 현수의 장기도 기증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수의 생각일까? 4살 짜리가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리라 생각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부모와 국가가 버린 원통한 죽음의 장본인은 죽어서까지 관심을 못 받고 있다. 때마침 소치동계올림픽과 국내 여러 사고들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빙상연맹의 비리와 파벌이나, 쇼트트랙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그리고 김연아 선수의 은퇴무대를 인지했다. 하긴, 이슈가 된다 한들 이런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입양의 필요성을 이용하는 '아기 산업'

 

내가 참견하지 못할 사정들이 이 세상에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른 바 속사정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입양이라는 극단의 대처를 아주 깊게 고민하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또한 분명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사람들에게 무조건 입양하지 말라고 말하지 못한다. 입양 보내야 할 아이는 입양 보내야 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재활용품으로 보거나, 돈으로 보는 아기 산업을 하는 사람이나 기관이나 국가는 이해할 수 없다. 아이의 입양 과정을 도와주는 대신 을 받는 기관은 옛날 중세시대의 노예상과 무엇이 다른가? 아이들이 가서 노예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아이를 산 수입업자에게 아이는 이득을 안겨주지 않는가? 그 아이들을 돈 받고 넘겼으니 노예상이 아닌가? 머리가 복잡해졌다.

 

입양아들의 인권

 

난 인권에 대해 잘 모른다. 내 인권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내가 남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손상하고 있는지 인지 조차 못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런 짧은 생각을 하는 나조차도 입양되고 있는 아이들의 인권은 그 첫 과정부터 철저하게 짓밟히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입양 전 과정 중에 아이들의 의견은 1%도 들어가지 않는다. 입양에 의한 이동에 아이의 의견은 1%도 없다. 부모가 허락했나? 이미 입양 결정한 시점에서 부모는 부모가 아니다. 그저 그 아이를 생산한 생산자이다. 생산자의 손을 떠난 제품. 그러니까 아이는 어떤 것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입양 관련 업자나 입양 기관 업자들은 유괴범이며, 납치범이라고 수식할 수도 있다.

 

 내 생각이 너무 나갔을 수도 있다. 모든 입양단체가 을 보고 아이들을 해외로 소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설마모든 입양 희망자가 아이들이 오면 나오는 지원금을 보고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일단 돈이 거래 용도로 쓰이며 그 일이 자동화 및 분업화가 되어있으면 그것은 하나의 산업이라는 것이다.

 

"생명산업"과 "아기산업"의 차이


사람 목숨을 가지고 하는 산업인 생명보험도 난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본다 “10억을 받았습니다.” 라며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젊은 남자보험설계사가 전하는 부분도 이해한다. 일단 그것은 당사자 간 합의가 있고 보험을 사는 사람의 확실한 의지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입양은 아이의 어떤 동의도 구하지 않는다. 오직 부모라는 생산자와 기관이라는 중간 유통업체 그리고 수입업자만 존재한다. 그 속에서 아이는 인간이 아닌 물건인 것이다. 마치 산지직송의 싱싱한 채소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아이로서는 그냥 자신의 거주지가 바뀌는 것일까? 더 나은 환경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현수는 아니었나 보다.

 

 이 사건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꾸준히 아이들을 수출할 것이다. 미혼모는 늘어날 것이다. TV에서는 언제나 자극적인 춤을 선보이는 미성년자들이 가득하다. 예능에서도 일명 섹드립이라며 성을 위시하는 유머들이 인기를 얻기도 한다. 성이 개방화되는데 반해 그에 대한 책임감은 점점 얕아진다. 사람들은 아빠 어디가?’ 를 보며 이 세상 모든 어린이가 저렇게 행복하고 천진난만 한 걸로 생각할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를 보며 아이와 아빠 간의 사랑으로 힐링감을 느끼겠지만 실제 한국의 아동 인권은 바닥이다.

 

아이는 미래다.


 아이는 미래다.’ 무언가 추상적인 말이 아닌, 말 그대로 아이는 미래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소중히 해야 한다. 아이는 가능성이다. 아이 중에서 암을 완치시키는 의사나, 월드컵을 거머쥘 축구선수, 금메달을 여러 개 따올 올림픽스타, 눈물을 자아내는 감성의 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가와 그것을 모르는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최악의 방법으로 버리고 있는 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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