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 천연벌꿀로 둔갑한 싸구려 꿀의 진실, 사양꿀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 천연벌꿀로 둔갑한 싸구려 꿀의 진실, 사양꿀

Posted at 2014. 5. 24. 05:20 | Posted in 리뷰/TV

 끝나지 않는 웰빙 바람을 타고 우리 식생활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소금과 설탕을 줄이고 대신에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천연재료 중 단맛을 내는 꿀은 단연 최고급 재료이다. 하지만 옛날부터 시작된 가짜 꿀 논란은 아직도 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가짜 꿀은 몸에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꿀 자체의 영양에 대해 진짜보다 확연히 떨어지는 성능을 보인다. 더불어 소비자들은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방법도 없다. 이에 대한 관리규제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떤 문제들을 야기하는지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 조명했다.





 양봉 경력 30년의 안세창 씨의 말을 들어보면 꿀 생산은 녹록한 일이 아니다. 1년을 기다렸다가 생산하는데 농도까지 신경 쓴다. 가짜 꿀이 판을 치더라도 그것은 일부에 대한 이야기이며, 안세창 씨처럼 양심적인 양봉 업자도 존재함에 모든 꿀은 가짜라는 일반화는 옳지 않다. 그런데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진짜, 가짜를 구별할 재간이 없으니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답답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구자룡 박사가 말하는 꿀의 효능은 폴리페놀 함유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노화 방지와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해준다고 한다. 더불어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항암기능과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효능만 놓고 보면 꿀을 안 먹을 이유가 없다. 아니 오히려 챙겨 먹어야 하는 식품이다.





 흔히 가짜 꿀이라고 부르는 꿀을 이르러 '사양꿀' 이라고 부른다. 사양꿀은 꿀벌이 설탕을 먹고 저장하여 생산하는 방식이다. 진짜 꿀은 설탕이 아닌 꽃에서 꿀을 얻는다. 당연히 성분에 차이가 생길 것이다. 








 설탕꿀을 판매하는 업자들은 법적으로 표기하라는 규정이 없다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정한 '사양벌꿀자율표시제'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꼭 표시할 필요는 없다. 정말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이다. 




 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정철의 교수는 더 손쉽게 더 많은 벌꿀을 생산할 방법이 있고, 그것이 양성화되어 있는데 업자들이 힘들게 꿀을 생산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논리로 보면 맞는 말이다. 법적으로 문제도 안 되며, 소비자들은 알 수도 없는 사항에 대해 굳이 힘들게 양봉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설탕물만 넣어주면 더 많은 생산량이 나올 테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 와중에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식품으로서의 꿀의 효능은 없어지겠지만, 알 바 아닐 것이다. 





 설탕꿀에 대한 직접적이고 제일 효과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에 대해 인터뷰를 거부했다. 



 양봉 경력 38년의 서홍석 씨는 양심적인 양봉업자이다. 하지만 매년 물가는 오르고, 투입되는 자금은 늘어나는데 비해 생산량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가짜 꿀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 당연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진다. 





 양봉 협회에서는 벌꿀 등급제를 실시하려고 한다. 천연 벌꿀의 수분 당비율 향과 맛 등을 종합적으로 검사해 3단계로 나눠 알리는 것이다. 괜찮은 방법이긴 하나, 아직 시범 단계라고 하며, 이 등급제가 소비자의 뇌리에 박히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아마 그동안 양심적인 양봉업자들은 자멸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한 가지 더 걱정되는 것은 이 등급제가 정부 측의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적 효력이 없는 등급제는 아마 개나 소나 가져다 쓸 수 있지도 않을까? 






 식품은 기본적으로 믿음이 가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꿀은 소비자에게 기본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불신이 있다. 설령 어려운 가운데, 양심적으로 꿀을 생산하는 업자가 있을지라도 소비자가 그것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언제까지나 양심적인 업자들이 그 양심을 지킬지는 미지수이다. 국민의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를 책임지는 기관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는 것을 보고 아마 그런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었다. 


 하루빨리 벌꿀 등급제를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협회 차원에서 정립시킬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 저작권이나 어떤 법적 효력을 부여하면 어느 정도 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회복될 것이다. 그리고 양심을 지키는 업자들도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 한국은 언제나 양심을 지키거나, 옳은 일을 하는 것보다 돈이 되는 일과 힘 즉 권력이 생기는 일이 승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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