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 고작 5%만 섞어놓고 국내산 쌀? 수입 혼합쌀의 진실똑똑한 소비자 리포트 - 고작 5%만 섞어놓고 국내산 쌀? 수입 혼합쌀의 진실

Posted at 2014. 6. 1. 13:57 | Posted in 리뷰/TV

 농촌이 매우 힘들다. 실제 농사를 지어보지 않아서 깊은 속사정까지는 모르겠지만, 쌀농사는 지으면 지을수록 빚을 지는 구조라고 언뜻 들은 기억이 난다. 쌀 가격은 몇십 년째 거의 오르지 않았다. 물가 인상률만 따져봐도 쌀 가격은 확실히 별로 오르지 못했다. 이유는 수입쌀 때문이다. 굳이 국내산이 아니더라도 싸게 충당할 곳이 있다. 당연히 가격을 올리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경쟁력이 떨어지면, 장사가 안되어 망한다. 고로 싼 수입쌀에 대적하는 농촌은 싸게 팔고 망하던가 가격올려서 안팔려 망하던가 망한다는 것이다. 쉬운 논리다.


 대의적으로 국가의 식량 주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미국이나 중국, 호주 등의 식량 수출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식량을 통제한다면 어떨까? 우리는 21세기에 보릿고개를 다시 경험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산 식량 공급체계를 확고히 해야 하며, 국내 농촌의 식량 생산체계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이다. 


 국가의 식량 주권이란 감도 안 잡히는 말보다, 소비자의 권리로써 이해하는 편이 쉽다. 소비자는 수입쌀과 국내쌀을 골라 먹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그 권리가 애매한 법안으로 인해 침탈당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농촌을 힘들게 하고 있다면 어떨까?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에서는 이런 수입 혼합쌀이 소비자의 권리를 어떻게 침해하고 있으며, 그로인해 농촌이 어떤 피해를 보고 있는지 취재했다. 







 여주농민회 남창현 정책국장은 혼합쌀의 포장을 보며, 지역명이 적혀있어 당연히 국내산으로 소비자들이 생각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조그맣게 쓰인 설명을 잃어보면 미국 칼로스 쌀 95%라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문구도 당연히 국내산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광고 문구를 쓴다. 


 모든 것은 합법이다. 저렇게 찾기 힘들더라도 혼합계 표시만 몇%라고 해주면 불법이 아니다. 또한, 포장도 국내산 같다는 느낌이 들 뿐, 어디도 국내산이란 말은 없다. '이천'이라는 지역의 이름이 크게 들어갔을 뿐, 이천에서 직접 생산했다는 말은 아니다. 쌀을 살 때는 정말 잘 보고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수입쌀을 사먹어야지.' 라고 생각하는 게 오히려 편해 보이기도 했다. 


 얼마 전에 한우는 다른 소보다 더 많은 효능이 있다는 방송을 봤다.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마 별 차이 없을 것이다. 쌀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저렇게 혼합시켜서 국내산처럼 써놓고 팔면 아마 그 국내산이라는 메리트 값을 다 받을 것이다. 애초에 칼로스라는 미국 쌀이나 중국 쌀을 선택한다면 싸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쉽게 분간이 안 가는 혼합쌀을 국내산이라고 속이거나 속게끔 만들고 있고, 그것이 합법이라면 애초에 국내산 쌀을 먹을 이유가 없어진다. 속느냐 속이느냐에서 제일 자유로운 사람은 굳이 속이지 않아도 그걸 원하는 사람일 테니. 





 수입쌀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농민들의 큰 반발 때문에 완전한 개방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찔끔찔끔 개방되고 있었다. 질적 측면에서는 모르겠지만, 양적 측면에서는 국내산 쌀은 경쟁력이 아예 없다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예상대로 양으로 밀고 들어오며, 싼 가격을 자랑하는 수입쌀은 국내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을 초토화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수입보다 국내산을 선호한다. 쌀 맛이 다르거나 영양에 큰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국내산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혼합쌀을 산다면 어떨까? 그나마 농촌의 소득원이었던 소비자도 속아서 다른 쌀을 사는 것이다. 국내산 5%에 수입산 95%를 섞어도 유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합법이다.








 그럴듯한 문구에 자세히 보면 미국과 중국 수입쌀을 혼합해 놓은 상품이다. 문구에 부모님을 언급했던데 외국인이 판매하는 가게인가 보다. 






 믿고 찾는 우리 쌀이라는 문구는 별생각 없이 보면 국내산으로 착각하게 만들기 아주 좋다. 우리쌀이라는 단어가 우리가족 쌀인지, 우리가 수입한 쌀인지, 우리가 생산한 쌀인지는 알 수 없다. 품질 표시에는 역시 대부분 중국산 백미가 섞인 혼합쌀이었다. 아마 중국회사에서 나온 쌀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기xx지역의 미곡처리장을 거쳤다. 쌀을 수입한 다음 국내에서 미곡처리를 했을 수 있다. 다만, 이렇게 앞뒤를 다 알고 보는 것과 그냥 소비자로 제품의 포장만을 보고 골라야 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일 것이다.










 대부분 소비자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별하지 못했다. 구별하는 척도는 거의 쌀의 포장을 보고 구별했다. 포장이 얼마나 한국적이냐라는 건데, 이건 소비자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수의 수입혼합 쌀도 좋고, 돈이 너무 많아서 좀 비싸게 사먹어도 상관없다는 사람은 제외하더라도, 자기가 먹을 음식에 대해 성분표나 품질표도 보지 않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수입쌀과 국내쌀의 가격은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국내쌀을 소량 혼합한 수입혼합쌀은 국내쌀과 별 차이가 없다. 이건 사기 라고 생각한다. 






 양곡도매시장 관리사업소 직원은 혼합비율 표시만 하면 법 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답변한다. 그러니까 이게 싫으면 법을 개정하라는 것이고,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하는데, 잠깐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을 생각하고나니 그냥 마음 편하게 수입쌀을 사서 먹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에서도 수입쌀을 많이 사용한다 알고있다. 그리 나쁘지 않다. 어차피 탄수화물을 섭취하는데, 한국에서 났건, 미국에서 났건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행히 이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법안을 발의한 의원이 있었다. 국회의원 이운룡 의원은 수입쌀을 국산으로 둔갑시키고, 혼합해서 유통하는것을 판매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통과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 그 쌀의 안전은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 하지만 고작 5%만 섞어도 국내산 쌀처럼 취급하는 법을 보자면, 과연 그런 최소한의 안전도 지켜지고 있을지 의심스럽다. 소비자의 권리는 없고, 나라에서 법으로 그 권리를 박탈한다면, 그 음식군에 대한 신뢰는 없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법안이 발의 중이지만, 통과될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므로 아예 수입쌀을 사먹지 않는 이상에는 쌀 포대를 꼼꼼히 살펴보고 사자. 어느 나라와 혼합됐는지는 알고 사먹어야 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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