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은 결국 잊혀진다. 슬픔 vs 개선세월호 침몰은 결국 잊혀진다. 슬픔 vs 개선

Posted at 2014. 4. 18. 03:02 | Posted in BLOG/끄적끄적

 세상에 꽃펴보지도 못한 어린 영혼들이 너무도 한꺼번에 가버렸다. 그들이 있던 교실의 과제란에는 '꼭 살아서 돌아오기'라는 어려운 과제만이 적혀있었고,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자신의 자식도 춥고, 굶고 있다며 오열하는 어머니와 그 옆에 링겔을 꼽고 탈진해버린 채 누워있는 어머니가 기억에 남는다. 화를 내보기도 하고 혼이 나간 것처럼 멍하게 있기도 하는 아버지들의 마음은 얼마나 많이 녹아내렸을까 짐작도 되지 않는다. 


 배가 인양될 때까지 이런 유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언론은 철저하게 상품화하여 우리에게 팔아먹을 것이며, 우리는 아직 희망은 있다며 구조자는 없고, 사망자만 늘어나는 그 뉴스라는 상품을 구매할 것이다. 배가 인양되고 DNA로 사망자의 신원 확인이 끝나면 어떨까? 한 두 번의 후속 취재는 당연히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관심은 없을 것이다. 


 "오~필승 코리아!"라는 구호와 빨간 티셔츠들이 즐비한 번화가에서는 유가족을 제외한 누구도 세월호의 어린 영혼들을 생각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몇 달 지나버린 사건으로 대중들에게 반복적인 슬픔을 강요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사람들이 비극적으로 죽었다 해서 월드컵을 응원하지 말란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그 사건의 잊힘이 그저 슬퍼 만하고 끝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것은 확실히 잘못된 것이다. 


 당국의 어이없는 구조 행태와 늑장 대응, 언론의 무책임한 초기 오보와 유가족들을 2번 죽인 허위 사실들에 대한 성찰과 반성과 개선의 시간을 갖지 않을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제2의 세월호 사건을 스스로 또 준비하는 것이다. 그저 슬프다는 감정을 소비만 하고 싶은 것일까? 


 항상 그랬다. 비극적인 인.재.에 관해 슬픔을 다소비하고 나면, 대책이나 개선은 두 번째 문제가 되었다. 지금의 지방선거 후보들이 부리나케 이용하게 있는 그들의 슬픔이 월드컵의 응원으로 바뀔 때쯤 우리도 다시 일상에 젖어들어 점점 비극을 잊게 되고 부디 하늘나라 좋은 곳에 가길 기도만 할 뿐, 앞으로 닥칠 비극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을 안 하거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알아서 잘하겠지'란 생각만 하고 말 것이다. 


 딱히 실망한다거나, '한국인은 역시 냄비근성이다.'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적어도 이런 비극에 있어 제 2차, 3차의 비극에 대해 말하는 뉴스나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고 사건 발생 3~4일 지난 시점이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아마 은연중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3~4일이든 3~4개월든 사람들의 슬퍼하는 감정의 차이만 있을 뿐 지금과 같이 대비책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으리라는 것은.. 그리고 또 막을 수 있는 인재는 일어날 것이다. 그때도 우리는 슬퍼만 하고, 대통령도 최선을 다한다고 하고, 정치인들은 사진을 찍으러오고, 기자들은 피해자들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철 없는 사람들은 허위사실을 만들어 관심을 받고 싶어하겠지.바뀌는 것은 오직 피해자들 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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