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사건으로 본 검찰의 도덕성 - 현장21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사건으로 본 검찰의 도덕성 - 현장21

Posted at 2014. 3. 14. 10:18 | Posted in 리뷰/TV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사건으로 본 검찰의 도덕성 - 현장21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하긴 대한민국 헌법 제1조마저도 거짓 같은 세상에서 10조라고 별 효용이 있을까?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짐을 인정하고 행복을 추구한 것을 권리로 규정하는 것보다 당연한 걸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그 당연한 권리에 대해 23년간 권리이행을 못 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강기훈 씨다.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분신했다. 수많은 집회와 시위, 도시는 매운 최루탄 냄새로 가득 찼다. 우리나라 민주화의 역사는 그 간절함을 보여주듯 열렬했다. 그 와중에 전민련 사회부자 김기설 씨가 분신 사망한다. 2장의 유서를 남겼다. 그 유서를 강기훈 씨가 대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죄목은 자살방조죄일까? 아니면 김기설 씨와 인연이 있던 죄일까?



 죽음에 관해 배후가 있다는 검찰은 주변 인물을 조사하여 강기훈 씨가 유서를 대필했다는 의혹을 내민다. 이 사건이 유죄가 된다면 민주화운동 자체에 엄청난 영향을 초래할 것이다. 그간 분신이나 투신한 많은 민주화 인사는 어떤 세력이나 조직에 의해 배후 조정 당한 것이 된다. 그 배후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확진 편향적으로 "빨갱이"라는 단어가 입력되어 있을 것이다. 



  시대의 권력에 따라 국민은 저항하거나 신봉했다. 검찰도 마찬가지다. 삼권분립은 개나 주라는 식으로 시대와 권력에 따라 그 추임새를 다르게 했었다. 


  

검찰의 CI는 청색 계열로 이는 합리성과 이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리고 막대는 왼쪽부터 공정 진실 정의 인권 청렴을 상징한다고 한다. CI라는게 그 단체의 정의를 한 번에 보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통 검찰의 CI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머리가 나쁜가 보다.




 국과수의 문서분석실 분석에 따르면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강기훈 씨의 필체가 유서와 동일하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국과수의 분석이라고 보기보다는 국과수 소속 한 사람의 분석이라고 해야 옳다. 공동 분석이 아니라 개인 분석을 했기 때문이다. 개인의 전문성을 의심하는 하는 것은 아니다. 객관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강기훈 씨 유서대필 의혹 사건에서 무죄 추정의 원칙은 적용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죄 추정이 적용되었다. 온갖 정황 증거와 참고자료가 유죄의 이유가 되었다. 강기훈 씨만 유죄를 만들면 저 바깥의 시위를 하는 수많은 사람이 어떤 식으로 독하게 죽는지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서를 대필할 정도로 줄 서서 죽음을 기다린다는 식의 뉘앙스를 알릴 수 있다. 무엇보다 배후에 관한 아주 큰 뉘앙스를 풍길 수 있다. 


 강기훈을 유서 대필로 자살을 방조했다고 유죄를 선고한 사법부 인원들은 모두 승진을 하였다. 어디서 많이 본 루틴이다. 



수사나 재판에서 사람의 편향성이 객관성을 가끔 뛰어넘을 때가 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죽었다 깨어나도 보수적인 사람은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기 어렵다. 몰라서나 모자라서가 아니라 생각의 구조 자체가 틀리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한 계기가 된 이 사람의 인터뷰는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자신의 판정 즉 강기훈 유죄로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모는 배후에 일침을 가했으며,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며 자부하고 있었다. 한국말 아 다르고 어 다르지만, 논리성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시점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어떤 식으로도 빠른 이해가 안 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세상은 넓고 병.. 아니 사람은 많다.



 강기훈 씨는 재심을 받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첫 선고 시 강기훈 씨의 유죄를 말했던 국과수 필적감정이 재심에서는 유서와 필적이 다르다고 감정한 것이다. 무죄를 받은 강기훈씨는 어느새 장년이 되었고 간암 환자가 되어있었다. 강기훈 씨 의 망가진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망가진 몸은 어디서 치료받을 수 있는 걸까? 무엇보다 잃어버린 청춘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국과수는 첫 재판에서와 다른 판단을 한 것에 대해 위증의 죄는 받지 않을까? 어차피 거기도 국가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기관이니 상관없으려나? 한 개인에게는 23년이지만 국가에는 아무것도 아닌 그저 5천만 인구 중 1의 숫자이려나? 무슨 보상을 해줄까?


 보상은 무슨? 검찰은 상고를 선택했다. 아직도 강기훈 씨의 긴 싸움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유서대필 사건이 추억에서나 존재하는 게 되길 바랍니다. 법을 다루는 전문가들이 어떤 편견을 가지게 되면 얼마나 불행한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참고자료가 되길 바랍니다.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제가 겪어온 시절은 아무렇지도 않게 털 수 있겠다는 마음입니다. 잔혹한 시간도 끝도 없이 지속하였던 불면도 여러 사람들을 저주하며 보냈던 시간과도 이별하고 싶습니다.                             

 

-재심 법정 최후진술 中-


 시대에 따른 권력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공안세력이나 독재세력이나 민주화를 거부하는 세력들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적어도 무고한 사람이 국가의 이익에 의해 희생되는 일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리고 그 무고한 사람은 누구라도 될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옆자리 친구가 어느 날 죽는다. 그 친구의 유서는 슬펐다. 하지만 세상은 그 유서를 내가 쓴 것이라고 내몬다. 당신이라면 어떤 감정이 들까? 나라면 아마 많이 혼란스러울 것 같다. 그리고 억울할 것 같다. 울고불고 아니라고 소리치다가 결국엔 포기할 것 같다. 생각도 하기 싫은 끔찍한 상황이다. 어떤 일에 대해 자신이 하지 않았음에도 세상과 세상의 정의를 심판하는 사법기관이 내가 했다고 내가 나쁘다고 한다면 어떤 도리가 있을까? 어떤 미디어나 권선징악을 말한다. 잘 팔라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는 진짜 세상은 권선징악과 먼 세상이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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