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가 원했던 문화강국은 어떤 것이었을까? 걸그룹들의 섹시 경쟁이었을까?김구가 원했던 문화강국은 어떤 것이었을까? 걸그룹들의 섹시 경쟁이었을까?

Posted at 2014. 2. 12. 23:36 | Posted in BLOG/시사사회

 생전 조국이 문화강국이 되었으면 했던 독립운동가가 있다. 바로 <김구>이다. 임시정부청사의 문지기가 되고 싶었던 그는 왜 문화강국을 꿈꾸었을까? 유언에 보면 그 이유가 상세히 나와 있다. 현재 인류의 물질력 그러니까 생산하는 것은 전 인류가 풍족까진 아니어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엄연히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며, 착취와 핍박도 있다. 이런 일련의 불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융성한 문화력이 필수이며, 그 문화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선도하고 모법을 보이는 것이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했다. 그런 문화력을 가진 나라야말로 세계를 아우르는 리더쉽을 발휘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세기가 지나고 세월이 지나서 이렇게 평할 수 있지, 김구가 살던 시대는 민족과 나라가 완전 말살 당하던 시대였음을 고려하면 그가 얼마나 멀리 내다보고 정확한 비전을 제시했는지 알 수 있다. 



 다들 알만한 역사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그토록 원했던 문화강국의 형태를 파악하고자 함이다. 역사에 조예가 깊거나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김구의 문화강국을 이해하려 한다는 것이 송구스럽다. 현재 한국의 문화 작태는 이런 점을 들어서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아이돌 문화이다. 정확히는 아이돌들의 성 상품화이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스스로 하며 팬덤을 일으키고 센세이션을 불러오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마찬가지였다. 나 또한 또래에게 맞는 음악을 즐겼으며 그것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돌들은 음악이 아닌 성을 팔고 있었다.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걸그룹 '스텔라'이다. 솔직히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야하게 입고 성교 시에나 나오는 행동들을 은유하는 뮤직비디오를 찍어서일까? 아니면 엉덩이나 허벅지 가슴을 강조하며 마치 성교하는 자세를 취하는 안무 때문일까? 그런데 그런 것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내가 알기로도 이 걸그룹이 처음은 아니다. 농도가 좀 더 짙어서일까? 그렇게 야하다고 해서 싫다는 건 아니다. 성을 상품화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팔아먹는 것도 하나의 전략임을 인정한다. 거기에 대해 너무 야하네, 창녀 같네, 싸 보이네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선비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쓸데없는 오지랖이란 소리다. 사회적 물의가 일 정도로 야하면 심의를 하여 안 나오게 만드는 것이 한국이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만큼 이슈가 되는 것은 무언가 논란 마케팅이라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2014년 상반기 최고의 신인 걸그룹은 AOA 라고 생각한다. 이들만 봐도 성을 상품화하는 것이 아이돌 계에서는 얼마나 좋은 전략인지 느낄 수 있다. 원래 밴드식의 걸그룹이었는데 너무나 저조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단 한방에 일어섰다. 바로 엉덩이를 위주로 한 섹시한 댄스를 곁들이면서부터이다.



 AOA 이전에도 거의 모든 걸그룹들은 '섹시'라는 하나의 커다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거의 무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포인트도 있다. 안무 3가지 패턴 중 하나는 반드시 들어간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는 엉덩이 댄스이다. 엉덩이를 흔들거나 내미는 안무이다. 굳이 관련 영상이 없더라도 눈에 선하지 않나? 난 많이 본 거 같은데. 두 번째는 다리 벌리기 일명 쩍벌 안무이다. 매우 난잡하고 한없이 야한 포스를 풍기는 춤을 거의 모든 걸그룹이 추고 있다. 세 번째는 눕기이다. 주로 눕는다는 행위는 딱 2가지 때 주로 일어난다. 바로 휴식 차원이 수면이나 성교 때이다. 누워서 흐느적거리든 팔로 땅을 짚고 짐승처럼 엎드려 눕든 모두 성교의 자세일 뿐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 걸그룹들을 말하면서 보면 엄청나게 부정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그것이 한국의 못된 폐쇄성이다. 어떤 나라보다 많은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표면적으로 많은 사람은 남사스럽다느니 싸 보인다느니 하는 소리를 한다. 나는 이것을 '관음증' 증세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싫어하는 척 점잖을 떨지만 속으로는 매우 기대하거나 반기는 이미 중독된 상태이다. TV라는 단방향 미디어에 투영되는 어린 여자들의 성교를 상징하는 춤을 어둑한 방에서 보는 행위가 좋은 것이다. 그 증거는 매주 나오는 가요프로그램에서의 걸그룹 비중이며 순위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이돌로 하여금 공포 비슷한 느낌을 받은 것은 그들이 아닌 그들과 같이 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였다. 약 7~8세 정도 되는 귀염 돋는 여자 어린아이가 걸그룹들의 매우 노골적인 안무를 따라 했다.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었다. 어떤 자극도 없었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저 아이가 따라 한 춤은 매우 노골적이었고 야했지만 어설펐고 아직 유아기 때문에 걸그룹의 느낌은 당연히 나지 않았다. 서먹한 분위기에서 공포 타임이 다가왔다. 그 아이의 부모가 입을 땐 것이다. " 아유 우리 XX 춤 잘 추네 나중에 아이돌 돼야지? " 난 눈을 감고 말았다. 할 수 있다면 귀도 막고 싶었다. 성 상품화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도 하나의 전략이며,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돌이란 특성상 어린 층이 많이 접하는데 그 어린 층이 그런 성 상품화를 자신에게 적용한다는 것이 제1의 문제이다. 물론 현역 걸그룹들이 그런 것을 노리거나 바란 것은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앞서 말한 김구의 문화강국이란 세계의 자본주의에 대한 불균형을 잡는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를 영유하는 국가였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문화는 오직 '섹시' 라는 원초적인 욕망에만 매달리고 있다. 물론 섹시도 문화의 한 축이며 내 생각이 너무나 고리타분한 나머지 그것이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임을 배제하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올바른 성 지식이나 인식이 아닌 왜곡된 은은한 가사를 머리에 박고 노골적인 춤을 추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옛 문화로 되돌아가는 건 싫다. 너무나 낡아서가 아니다. 마치 너무나 오래전에 죽어 백골처럼 만지면 가루가 될 것 같은 시체의 느낌이기 때문이다. 발전이 없다. 그것은 문화라기보다는 유산이라는 느낌이 너무나 강하다. 한민족의 한을 담고 희로애락을 표현했던 많은 문화 컨텐츠가 사장되거나 성장이 멈춰진 건 무엇 때문일까? 굴곡이 많은 역사 때문임은 짐작할 수 있다. 판소리가 현재를 비판하거나 찬양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원래 판소리가 그런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원래 그런 것이라면 원래 문화라기보다는 유산이었을 것이다. 하는 사람만 하고 듣는 사람만 듣는 그런 것 말이다. 사람들이 즐기지 않는 것은 문화도 무엇도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흑인음악을 생각해보면 쉽다. 그들은 그들의 리듬을 현대적으로 승화시켰으며, 세계적으로 히트시켰다. 그 리듬 속에는 소울 즉 우리의 '한' 이 존재하며, 희로애락 많은 것을 표현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런 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즐기며, 즐거운 것. 물론 판소리를 힙합풍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확대해석이다. 그러지 말자.



 <김구>가 원했던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기는 나 같은 개인에게는 무리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문화는 일명 한류 문화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너무 쾌락적이다. 쾌락적인 게 나쁜 것은 아니다. 온 세상이 자기 절제가 훌륭한 사람들만 산다면 오히려 난 그런 쾌락적인 문화만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애들부터 나이만 어른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성적으로 폐쇄적인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화로 인해 범죄를 부추기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동 청소년의 성범죄는 일그러진 성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일으킨다. 그 일그러진 성 의식을 미디어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도덕이나 윤리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다. 시대에 따라 성에 관한 도덕이나 윤리는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범죄를 유발하는 문화는 언제나 지탄받아 왔다. 지금 당장 돈이 된다고 해서 그것이 옳다는 것이 아님을 견지해야 한다.


 김구가 말한 문화강국은 세계를 리드하고 평등과 화합으로 가는 주된 도구였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문화는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를 부추기며 아이들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왜곡된 성 의식을 심어주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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